책을 친구삼아

유머니즘

비아(非我) 2021. 6. 4. 14:12

- 웃음과 공감의 마음사회학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출판

2019년판

 

 

-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고, 혼자인게 편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점점 웃음을 잃어간다.

팍팍하고 막막한 힘든 일상과 관계 속에서 유머는 우리 삶의 하나의 윤활유가 되어줄 것이다.

되찾고 싶은 웃음과 유머, 해학을 위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유머니즘을 나 나름으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참된 유머니즘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권위주의를 버리고 상대방에게 기꺼이 다가가려는 열린마음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유머가 가능하다.”는.

따스한 유머는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만 냉소적인 유머는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도 하면서.

 

 


<책속으로>

 

-유머니즘은 유머휴머니즘을 조합한 것으로,(중략) 유머를 위한 유머가 아니라 인간애로 연결되는 유머라는 의미라 그 안에 담겨 있다.(p.8)

 

-유머는 스킬이 아니다. 일정한 세계를 공유하면서 의미의 변주를 즐기는 정신이다. 그것은 자기를 상대화하는 용기, 주어진 상황을 낯설게 바라보는 관점을 요구한다. 타인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그 움직임을 순간 포착하는 직관도 필요하다.(p.19)

 

- 유머감각은 웃음거리를 감지하고 구사할 줄 아는 능력으로, 이선적인 추론이나 사유를 뛰어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이 요구된다. 한편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의와 배려를 지니고 있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사물과 현실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냉철한 직관을 구사해야 한다.(p.64)

- 유머 감각의 핵심을 맥락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오가는 대화를 둘러싼 의미의 자장과 흐름, 함께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기억, 그 시간에 빚어지는 감정의 미세한 결 등에 충분히 녹아들어야 한다. 그런 정서적인 토대 위에서 전체의 판을 객관화하며 놀리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가는 직관이 유머 감각이다.(p.79)

 

3부 유머 감각의 여섯 기둥

1. 포착-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

(상자 바깥에서 생각하기, 마음을 비우고, 관심 갖고 관찰, 낯설게 보기)

2. 표현- 의미를 반주하는 언어의 연금술

언어는 삶을 빚어낸다. 유머 감각을 키우려면 우선 언어의 창고를 풍성하게 꾸려야 한다. 그리고 단어들에 담겨 있는 의미 코드를 다층적으로 꿰고 있으면서, 맥락에 따라 입체적으로 조함할 수 있어야 한다.(p.124)

3. 연기- 가상의 시공간을 빚어내는 상상력

- 즉흥극의 묘미는 무엇일까, 에고에서 비롯되는 예민함을 타자 및 공동체에 대한 섬세함으로 전환시키는 것. 권력관계가 유발하는 긴장감을 미지의 것을 탐색하는 기대감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중략) 예술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존재를 탐색하는 퍼포먼스가 유머다.(p.131)

4. 동심-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의 감각

(누구나 장난꾸러기의 동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린시절에 모두 천부적인 유머리스트였음을 잊지 말자, (중략) 그러니까 유머 감각은 키우는 것이 아니다. 회복하는 것이다.(p.138)

5. 넉살- 엉뚱한 것을 감행하는 배짱

- 사회적 중압감을 덜어내는 것, 그리고 두려움을 해소하는 것은 유머의 중요한 미덕이다. ‘일탈 또는 금기의 위반을 바탕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p.145)

- 놀이의 정신은 어른들에게도 요구된다. 현실이 부여하는 과제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정해진 규칙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과제와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p.145)

- 누구나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실수를 범하고 뜻하지 않은 낭패에빠지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에서 허둥대지 않고 다음 스텝을 내디딜 수 있으려면 무질서에 너그러워야 한다. 카오스를 적극적으로 변주할 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다. 유머는 그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놀이다. (p.146)

6. 공감 사소한 농담에도 화답하는 이유

- 유머감각은 남을 웃기는 능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농담에 흔쾌히 반응하고 크게 웃는 것도 유머 감각의 중요한 속성이다.(p.150)

 

 

지배하고자하는 욕망이 아니라 연결하고자 하는 소망이 유머 감각의 원천이다.(p.175)

함께 웃는 것은 온몸으로 행하는 소통이다.(p.180)

유머 감각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호감과 매력을 주는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유머는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품성이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형성돠는 사회적 지혜이기 때문이다.(p.190)

 

- 웃음의 교육학을 위하여 :

언제나 교사가 웃음을 유발하는 주역이 될 필요는 없다, 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오가도록 관계를 북돋으면 된다.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으로 서로를 만날 수 잇는 장을 조성해주어야 한다.”(p.193)

교실 안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행복하도록 보호받아야 한다. 이런 행동을 시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교실 안의 주인공이 되어 직접 느끼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양은엽.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교실 만들기. 경향신문. 2017.11.9. (p.194.재인용)

인성교육을 영어로 하면 ‘character education’이다.(중략) 말 그대로 캐릭터, 즉 아이들 저마다의 개성이 존중되고 표출되는 한편 그런 상대방을 기꺼이 승인하는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p.195)

 

 *풍자 :

- 풍자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저항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존재 선언이다. 상대를 대상화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짓눌리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거기에 깔려 있다.(p.212-213)

- 풍자는 모욕감을 불러일으킨다. (중략) 따라서 풍자의 방향과 대상이 정확해야 한다. 약자가 강자를 향해 구사되어야 한다. 만일 강자가 약자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다면(중략) 폭력이 되고 만다. (p.215)

- 풍자는 지배 세력의 민낯을 드러내는 화법이다. 그런데 자칫 단순한 깐족거림이나 냉소 또는 억눌린 감정의 해소에 그칠 수 있다. 그 경우 변혁의 에너지는 배설로 변질되어 기존 체제는 오히려 공고해지기 쉽다.(중략) 핵심은 조롱이나 공격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에 대한 열망이다.( p.216-217)

 

-진정한 유머는 경솔함이 아닌 진솔함에서 우러나온다. 자기에게 솔직할 때 그리고 심각한 허세를 내려놓고 진지한 눈빛으로 타인을 바라볼 때, 가슴에서 가슴으로 진동하는 익살이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