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
- 2022.4.9~5.29 (JTBC 방영 드라마)
- 16부작
- 김석윤(연출), 박해영(극본)
- 주연 :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열
- (드라마소개)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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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좋은 드라마 한편을 보았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여
골치아픈 드라마(삶의 어려움과 팍팍함을 다룬 드라마나. 정치 드라마, 사회문제 다룬 드라마 등등...)나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아
이 드라마도 처음엔 보지 않으려 했는데
보다보니 다음이 기다려지고,
볼 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였다.
아주 극히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그래서 삼남매의 앞날이 아주 밝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게 되는 드라마.
한편의 TV문학관을 보고 있는 듯한,
아니면 한편의 문학작품같은 그런 드라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연출력도 뛰어나
나의 삶도 사랑으로 가득찰 것 같은 그런 희망이 생기도록 한다.
얼마나 사랑스런 3남매인지!!! ^^
나도 해방일지를 쓰고 싶다. ㅎ ㅎ
다시보기로 한편에 몰아서 다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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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보기로 다시보며 떠오른 생각들>
1. 처음 볼 때보다 많은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 창희의 통속적인 욕망과 옆자리 대리에 대한 끊임없는 불평. 그러면서 본인도 끝없이 더들어 대는 투정들에.(웃음)
- 롤스로이스 범퍼 수리비가 2천만원정도 나온다는 말에 수리를 포기하고 구씨에게 고백후 도망치는 장면 (그러면서 어디서 멈추면 덜 맞을까..생각하는 창희)
- 고백을 하고, 부끄러움을 감추려 자전거 사고를 동생과 짜고 치는 장면
등등...매 회의 장면들이 참으로 위트있고 코믹하게 처리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맘껏 웃음.
그러나 웃고 나면 남은 쓸쓸함. 블랙코메디.
2. 우리는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얼마나 많은 조건을 재고, 따지고, 스스로를 비관하고, 그러는가.?
사회가 만들어논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논 잣대로 상대를 재고, 그래서 결국 사랑과 결혼도 하지 못하는 요즘의 세태를 아프도록 꼬집고 있다.나는 그런 사회적 틀에 자유로운가?..하는 생각을 하며.
(창의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유: 나를 좋아하는 여자는 나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남자를 만날만한 여자인데, 난 그 조건들을 충조기켜주지 못하니 , 먼저 싫은 이유를 만들고 그래서 헤어지는 거야'...이건 또 무슨 논리인가?..그런데 우리의 심리를 너무도 정확히 표현한 말이 아닐까?)
남자와 여자는 왜 만나서 연애를 하고,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인지?....슬픈 세대다.
3. 본능이 살아있는(구씨가 염미정을 평하는 말) 미정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스러움을 스스로에게 덧씌우지 않는다.그래서 복장은 늘 바지 차림이고, 액세서리도 하지 않고 나온다. 낮은 구두에.무뚝뚝한 표정.그리고 직장생활이 요구하는 친밀한 표현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날 것 그대로 투명하게 바라본다.그래서 미정은 늘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는 것 같은 허전함과 공허를 느낀다.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었던 모든 남자들의 배신들로 인해 상처 받으면서도, 문제가 많아 자살할 것만 같은 혹은 알코올 중독으로 죽을 것만 같은 구씨에게 '추앙하라'는 과제를 줌으로 그를 일으켜 세운다.
우리는 늘 가면을 쓰고 산다. 그 페르소나가 없으면 훨씬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있을 테지만, 그럼메도 그 가면과 허식위에 세상은 질서를 유지하는지도 모른다.
4. 해방클럽 : 행복한 척하지 않는다. 불행한 척하지 않는다.
거짓없이 바라본다.(거젓없이...그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 해방클럽에 들어가기도 전에 탈퇴할 뻔 했어요! 하는 말에 빵 터진다. 그래, 정말 무서운 말이지..)
.(부칙) 위로하지 않는다. 조언하지 않는다.(있는 그대로 속마음을 거짓없이 드러낼 때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러사ㅏ나 그런 경청이 우리를 치유한다.)
.5. "애를 태운다는 것이 왜 좋은 건가요? 애를 태운다는 것은 나쁜 거잖아요. 사랑하는 데 왜 애를 태워요, 아낌없이 주기만 해도 바쁜데, 사랑은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재고, 따지고,..."(뭐 정확히 이런 대사는 아니었지만.아무튼)자신보다 못한 조건을 가진 남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총으로 솨죽이고 싶다뎐 기정이 사랑을 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은 참 예쁘다.
그래, 너의 말이 다 맞다. 얼마나 예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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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드라마 한편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너무도 통속적이고, 가식적인 우리들의 모습이지만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라고 합리화 한다면 변명에 불과한가?...
손석구과 염미정을 연기한 배우가
절말 주옥같은 대사를 좀 더 분명하게 발음하여 알아듣기 편안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긴 호흡의 말없는 표정연기, 아름다운 전원풍경이 숨막히는 도시와 대비되는 장면들.
그러면서도 또 하나의 속박과 틀이 그 속에 존재함을 느껴
벗어던지고 (해방되고) 싶어지게 하는 드라마.
난 해방되려면 어떤 틀을 벗어던져야 할까?
우리가 진정 해방되어야 할 것들은
사회가 만들어낸 틀, 맘에 들지 않는 옆사람, 동조를 강조하는 회사분위기..등의 외적인 조건들이 아니라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구와 욕망. 내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틀이런 것이 아닐까?...
정말 싫고 미웠던 사람도나의 관점이 바뀌니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듯이어쩜, 우리의 해방은 그런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모든 사람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전철 밖으로 보이는 " 오늘은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거예요"라는 문구는고개를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만 보인다.우린 스스로가 외부로부터 차단하고, 단절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