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Ex(2018)
谁先爱上他的(먼저 사랑한건 중요한게 아냐)
- 대만
- 드라마, 코미디
- 100분
- 감독:맥쉬, 쉬쯔얀
- 출연: 쵸저, 씨에엥쏸, 천루싼,황셩쵸
- 수상: 제 55회 금마장상 (여우주연상, 주제가상, 편집상)
<내용>
별거 중이던 남편이 죽은 후, 여배우 산리안은 자신과 아들이 남편 보험금의 수혜자가 아님을 알게 된다. 수혜자인 제이라는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면서 죽은 남편의 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진실을 추구하는 산리안의 어린 아들은 이들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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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괜찮으니 봐야지. 하면서 찜해놓은 영화는 한켠에 쌓여만 가는데
이상하게도 쉽게 클릭하게 되지는 않는다.
찜해놓은 영화들은 좋은 평을 받았거나,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이긴 하지만
존재감 자체가 무겁고, 내용 또한 가볍지 않아 늘 보고나면 머리가 무겁기 때문이리라.
늘 쉽고, 가볍게, 그리고 보면서 기분이 즐거워지는 가벼운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곤 하는 것을 보면
하루의 일상이 쉽지 않은 탓이다.
이 영화도 찜목록에 몇년을 들어있다가
이번에 정리하면서 '그래도 봐야지 '하며 클릭하여 본 영화이다.
'퀴어 영화'로 알려져 있어 소재 자체가 쉽지 않을거라 무거운 영화로 생각했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가볍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그럼에도 장면들은 신선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리곤 결국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 쑹정위안과 그의 아내 류샨렌, 그의 애인 가오위제, 그리고 그의 아들 쑹청시 (중국어는 번역을 한자어 그대로 한 것과 중국식 발음으로 번역하여 그대로 쓴 이름 등으로 통일되지 않아 소개마다 저마다 이름이 다르다. 그리고 어렵다 ㅜ ㅜ)
영화의 중국 영화제목 그대로 '누가 먼저 사랑했는지' '누가 먼저 사랑을 받았는지'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누가 더 사랑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일까? 그렇지도 않다.
누구나 저마다의 무게로 사랑을 하고, 저마다의 크기로 삶을 짊어지고 산다.
그래서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아프고, 상처받고, 사랑에 허덕인다.
성장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는 거짓투성이고, 사랑마저도 분쟁이지만
그런 어른들의 모습이 각자의 삶의 무게 속에서 나타나는 슬픔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성장하게 된다.
대만은 영화나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참 못만드는 편이다. (늘 볼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퀴어 영화'는 참 잘만든다.
무겁지도, 곤란하지도, 애써 감추지도 않은 형태로.
삶의 그 자체로, 가장 인간적인 담담함으로 잘 그려낸다.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던 어떤 것들은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보듬어주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