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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도로시아 태닝 <생일>

by 비아(非我) 2022. 11. 4.

 

도로시아 태닝(1910~)은 시카고 예술학교에서 짧은 공부를 마친뒤 1936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곳의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환상의 미술:다다와 초현실주의’ 전시를 본 뒤, 그녀는 화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위 그림은 태닝이 30세에 그린 자화상이다. 그녀의 회고록에 따르면, 태닝은 중고 의류를 자주 구입했다고 한다. 위 그림에서 태닝은 자주색 주름 장식 자켓을 걸치고 있다. 셰익스피어 풍의 의상에서 비롯된 이 자켓은 잔가지 달린 갈색 스커트와 어우러지면서 태닝을 이상한 모습으로 만들고 있다. 

 

한편, 그림 속에는 강한 에로티시즘이 숨어 있는데, 그것은 그녀의 드러난 가슴보다는 뒤틀린 잔 가지들, 우리를 불길하게 유인하는 열린 문들로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 살펴보면 잔가지 속에는 형상들이 숨겨져 있다. 발치에 놓인 범상치 않은 혼성물 역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가중시킨다. 

 

-----<출처> 761 도로시아 태닝<생일> 작성자 새오늘 <다산을 찾아서> 네이버 블로그-------------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를 읽다가

다음과 같은 글귀를 보고, 이 그림이 궁금해져서 찾아 보았다.

 

" 집요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다. 큰 창문이 열려 있고 나의 분신인 듯한 어떤 여자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창밖은 햇빛이 찬연하게 내리쬐는 사월의 푸경, 즉 내 어린 시절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 그 여자는 어린 시절을 향해 열린 창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상이 떠오를 때마다 도로시아 태닝의 <생일>이라는 그림이 생각난다. 이 그림 속에는 젖가슴을 드러내놓은 어떤 여자가 서 있고, 그 여자 뒤로 영원을 향해 열린 문들이 보인다.(pp.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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