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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다른 세상

항거게임-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by 비아(非我) 2024. 2. 12.

The Hunger Games: The Ballad of Songbirds and Snakes

 

- 미국

-  SF, 액션

 

- 헝거게임 '더 파이널'을 끝으로 8년만에 개봉하는 실사 SF영화

- 원작 : 수잔 콜린스의 소설 헝거게임 프리컬 외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 감독: 프랜시스 로런스

- 주연: 톰 블라이스(스노우 역), 레이첼 제글러(루시 베어드 역)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인공인 캣니스 에버딘이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이야기로, 캣니스가 출전한 헝거게임이 74회이고,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헝거게임은 10회이다.

헝거게임은 일 년에 한번 씩,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된 남, 여 2명이 참여 (12개 구역이므로 총 24명)하는 생존 게임으로, 서로를 죽이고, 끝가지 살아남는 한명의 우승자를 가려내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생중개 되는데 이는 반역을 응징하고, 경고하기 위한 독재정치의 산물의 일환으로 나온다.

 

헝거게임이 그 게임안에 참여하고,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과 달리

이 외전의 주인공은 항거게임 밖에 있는 '캐피틀'사람, 그러니까 권력자 편에 서 있는 17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항거게임이 끝나고, 군대로 끌려간 주인공이 돌아와 하는 말.

'이 세상 전체가 헝거게임임을 깨달았다'는 말이 어쩌면 이 영화의 주제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라 구성력이 탄탄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다.

 

엔딩에 흐르는 대사

'가장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파멸로 이끈다' 는 대사가

긴 여운을 준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라는 영화의 제목이 어쩌면 이 영화와 그리도 잘 어울리는지...

뱀과 새는 결코 함께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선하다고 믿는가?

인간은 선한 본성을 타고 났는데 환경에 의해 살아남기 위해 악한 인성을 갖게 되었다고 믿는가?

아니면, 인간 내부에 누구나 악한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 극한 상황에서는 그 본성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말에 공감하는가?...

 

우린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고발도 서슴치 않지만,

한편으로는 친구를 그렇게 만든 자신을 자책하며 오열하기도 한다.

지키고자 하는 사랑하는 사람조차 믿을 수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살아남는 것.

 

악한 사람인 줄만 알았던 총장은 결국 나약한 한 인간에 불과 했음이 드러나고,

정말 선할 것 같은 주인공은 살아남으려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죽이는 사람이 된다.

무엇을 선이라 할 것인가?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인간의 본성이 아니더라도

생존을 위한 갈망은 잔인함을 불러오고

권력자들은 그런 본성을 늘 이용한다.

말도 안되는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려는 선한 사람들은 속절없이 당하고 죽어가는 세상에서

힘과 권력이 없는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는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는 자유로움 정도라면

북쪽에 있는 자유로운 세상은 한낮 꿈에 불과한 곳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며,

우린 항거게임에 참여자들을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하는 잔인함까지는 안갔지만

텔레비젼을 통해 그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광경을 지켜보며 즐기는 인간 군에 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섬뜩함이 밀려왔다.

'항거게임'시리즈를 보고 즐겁게 감상하는 나도.

끝까지 살아남는 자를 주인공으로 여기고, 그를 응원하며, 속절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걸 영화로 즐기는 사람들 중의 나도 한사람이었다는 생각에.

 

' 이 세상 전체가 항거게임이라면' 살아남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사회에서 질서와 평화를 중시하는 캐피틀 사람인가? 아니면 밖의 사람들인가?

철저히 계급화되어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난 지금 어느쪽 사회에 속한 사람일까?

 

그저 SF액션 물로만 보기에는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른 항거게임 시리즈 보다 많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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