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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주절주절 이야기

책을 읽다 문득 든 생각

by 비아(非我) 2024. 3. 18.

아침에 일어나 오랜만에 짬을 내어 책을 읽는다.

전에는 늘 아침 시간이면 짬을 내어 책을 읽곤 했는데

요즘은 다른 일에 바빠 책을 읽기가 어렵다.

 

물론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고,

늘 아침에 책을 짬짬이 읽고, 저녁이면 TV나, OTT를 보곤해서

저녁에 시간이 나더라도 책을 잡기 보다는 습관적으로 TV앞에 앉아 쉬곤한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는 시간을 내어 일부러 책을 펼쳐들었는데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읽다가 숨이 멎을 뻔했다"

"한 문장 한문장이 너무도 아까워 책이 끝나 가는 것이 아쉬워 다시 되돌아 읽곤 했다'와 같은

책의 서평과 서문 들을 보면서,

'나에겐 그런 경험이 왜 없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는 '숨이 멎을 뻔한 책'을 만나지 못해서도 아니고, '한문장 한문장이 아쉬운'책을 만나지 못해서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이 없이 그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책을 읽고 있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

'나는 책을 왜 읽는 걸까?' 일고 나서도 아무런 느낌도 생각도 갖지 못하고 나의 고정관념하에 책을 받아들이고, 다르다고 생각하고 하면서 책을 읽어왔으니 여전히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거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예를 들면 '그래비티'나 '호텔부다페스트'같은 영화는 

영화관에서 영화가 끝나고도 나오고 싶지 않았다. ' 아, 이 자리에 앉아 한번 더 보았으면'하는 아쉬움에.

하다 못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OTT에 연재가 되는데 그 길이가 너무도 짧아 끝나는 시간이 아쉬워 

'이것이 끝나면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데'하는 아쉬움으로 짧은 끝남이 안타까워, 다시 돌려보기를 몇번을 한적도 있다.

그렇다면 난 취미가 '책읽기'가 아니고, '영화보기'나 '만화보기'인지도 모르겠다.

이런....ㅜ ㅜ

 

많이 읽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저 책읽는 것이 좋아서 읽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인문학 책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뜻에서

소설은 다른 사람의 인생이나 이야기를 통해 간접경험을 해보고, 삶의 통찰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어왔나보다.

책읽기가 취미라고 지금까지 평생을 살아왔는데......

이는 내가 수필을 읽지 않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그건 너의 생각이고,'라던가, '뻔한 일상을 단지 아름다운 문체로 꾸며 놓았을 뿐인 글'이라는 생각에 수필을 읽는 재미를 알지 못한다.

이런 저럼 오만함이 책을 읽고 나서도 별 감흥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난 지금까지 책을 읽으며 '왜 가슴이 뛰지 않는 걸까?'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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