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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영화, 또 다른 세상

조이랜드(2023)

by 비아(非我) 2024. 3. 18.

JOYLAND

 

- 파키스탄, 미국

- 멜로, 로맨스,  드라마

- 127분

- 15세 관람가

- 개봉: 2023.12.13

- 감독: 사임사디크

- 주연 : 알리 준조, 라스티 파루푸

- 수상내역 : 2023. 34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국제비평가협회(FIPRESCI) 남자배우상)

                   2022. 44회 카이로 국제 영화제(국제 비평가 경쟁-심사위원특별상)/ 15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영시네마 어워드)/ 12회 서울 국제 프라이드 영화제(뉴프라이드 신인감독 작품상)/ 20회 자그레브 영화제(최우수 장편상)/ 75회 칸영화제(심사위원상(주목할만한 시선)

 

 

<영화 소개>

“기막힌 각본과 연기” - THE TELEGRAPH 감각적인 놀라움, 가슴 아픈 러브레터

- 소박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는 부부 ‘뭄타즈’와 ‘하이더르’는 아버지, 그리고 형님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집안일을 도맡는 남편 ‘하이더르’는 어느 날, 카리스마 넘치는 트랜스젠더 뮤지션 ‘비바’의 백댄서로 취직한다. ‘하이더르’는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비바’에게 매혹적으로 이끌리고, 점차 춤에 몰두하면서 가족들은 묘한 기류에 휩싸인다. 선명하게 떠오르지만 만질 순 없는 설레지만 슬픈 사랑, 전 세계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가장 사랑한 올해의 엔딩을 만난다!

 

---------------(네이버 영화소개)---------------------------------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일어나지 못한다.

영화가 주는 여운과 슬픈 엔딩탓이다.

혹은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터트리지 못한 울음 때문일 수도.

 

사회의 굴레는 그녀들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대가족이라는 굴레,

가부장제라는 굴레,

성에 관한 편견과 그로부터 오는 굴레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 등등... 모든 것들이 그녀를 옥좨어 오고

그것을 만들고 지키려는 남자들의 삶 또한 행복하지 않다.

 

철저하게 고발되어지고 , 낱낱히 파헤쳐지는 

남성우월적 성의식과 가부장제에의 민낯에

영화를 보는 남자들은 내내 못마땅했을까?

 

남자는 나가서 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 살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깨어졌다고는 하나

이는 자식을 교육시키고 한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적 현실이

여자도 맞벌이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현실 때문이지

여자들도 일을 하고 , 직업을 통해 자신을 성취할 수 있다는 관념에서는 아니다.

남자들이 집안일을 하고 있지만, 이는 돕고 있다고 생각하지, 전업주부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아들을 낳을 때까지 넷이고 다섯이고 계속 낳아야 하고,

아들이 가장이며, 아버지가 집안의 모든것을 좌우한다.

집안의 '명예'가 제일 큰 문제이며, 남의 시선이, 남들의 평이 더 중요하다.

무슨 조선시대 이야기이냐고 할테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파키스탄'의 이러한 현실이 우리 사회에 사라졌다고만는 볼 수 없다.

남자는 이러해야 하고, 여자는 이러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과 관습,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기에, 키가 작고, 여린 성격의 하이더르는 늘 설자리가 없고

'트렌스젠더'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성농락의 대상물로 여길 때만 여자로, 직업 속에서는 놀림감으로,

여자들 속에 속하려 할 때는 '남자'로 배척한다.

 

여자의 적은 오히려 더욱 여자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참고 살아가는데, 여자들의 삶이 이런 것인데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자들을 이상히 여기고 배척한다. 형수는 인테리어를 전공했는데도 가정에서 아이들 키우는데 만족하고, 떠나고 싶어하는 동서를 이해하지 못한다. 남녀석이 구별되어 있는 자리에 앉은 비바를 더욱 곱지 않은 시선으로 쫒아내려하는 것도 여자이다.

고정화된 사회적 관습은 늘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집안일은 늘 쉽고, 아이들을 돌보고, 빨래를 하면 된다고 남자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감독은 계단을 끙끙거리며 무거운 것을 들고 내려오는 두 사람을 보여준다. 춤을 추는 남자 또한 성역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긴 마찬가지다.하룻밤 자고 가라고 하고, 옆에 있어주길 원하면서도, 자신의 명예가 그녀 앞에 실추되었기에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자신이 어머니를 밤에 데리러오지 않았던 사실은 아무렇지 않고, 명예를 실추시킨 어머니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한장면, 한 장면의 계산된 일화를 통해 감독은 너무도 낱낱히 이슬람세계의 모순을 고발한다.

 

어디에서 속하지 못한, 사회의 관습에서 소외된 이들이 서로를 부퉁켜 안으며 위로를 하면서도

여전히 사회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로가 가진 상처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서로를 찌른다.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이 설 자리는 없다.

 

우린 늘 가장 가까운 사람의 아픔은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아픔만을 부퉁켜 안고 울부짖는다.

그래서 모든 이들은 다 각자의 슬픔을 끌어안고 아프고,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막상 떠나보지만,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하이더러는 자신의 슬픔에 갇혀, 아내가 집을 나갔다 돌아왔다는 사실도, 욕실에서도 들고 있는 약병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린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안다.

'늘 처음처럼' 초심을 , 처음 만났을 때의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도 버겨운 일아다. 

 

관습과 편견에 가득찬 세상에는  조이랜드가 없음을  '파키스탄' 영화가 고발한다.

가족이 조이랜드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아니, 조이랜드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그러나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 가족이,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 성정체성이

우리를 옥좨어 올 때 우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자유롭고 싶은 슬픔이 지나쳐

넓은 바다를 향해 끝없이 나가야 하는 것이 현실임을.

 

"우리 모두가 죽인 거예요!"

그래,  우리모두가 우리모두를 옥좨여 죽여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관습이라는 이유로, 명예라는 이유로, 남들의 시선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우리와 다르다는 어떤 이유로.

숨이 막히도록.

너무도 슬픈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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