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의 축제
- 밀란 쿤데라 저
- 민음사 출
난 밀란 쿤데라의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과 <향수>를 읽었는데
그이 책은 깊이가 있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명저들임에 틀림 없으나
그렇게 쉽게 읽어버리게 되지는 않는다.
소설치고는 읽는데 숨이 긴 책들이다.
두번을 읽고서야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했으니
나도 그리 언어적 능력이 있는 편은 아닌것같다.
신용복선생님께서는 모든 책은 3번 읽어야 한다고 말씀 하셨는데
그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신것은 다른 관점에서 책을 3번 읽어야 완전하게 이해한다는 말씀 이셨지만,
난 소설을 그냥 소설로 쉽게 읽고,
소설이 어렵네....하며 다시 읽고나서 이해를 하니 네번은 읽어야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보다.
아무튼 2번재 읽을 때는 '왜 처음에 읽을 때 그리 힘들었을까?'하며
그냥, 아주 쉽게 재미있게 단숨에 읽을 수 있었으니,
앞으로는 소설도 두번 봐야 되나?..하는 난감함이 든다.
밀란 쿤데라는 자신의 조국을 너무도 사랑했고,
항상 조국의 상황을 배경으로 그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무의미의 축제'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제주의에 대한 강압과 수탈을 비웃고 ,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의미하게 느끼는 것들, 그래서 무심하고 하찮게 느끼는 것들에 있음을 말한다.
전제국가를 건설하고 체코의 역사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던 스탈린을 조롱하고
칼라닌그라드의 인간적인 냄새를 사랑한다.
나르키소스적인 다르델로가 '상대를 과대평가하는데, 왜냐하면 다른 사람 눈에 비친 자기 모습을 관찰하고 더 멋있게 만들고 싶어 하고, 그러니까 자기의 모든 것을에 친절하게 신경쓰는' 오만하고 가식적인 다르델로를 나르키소스적인 인간이라고 평하고,
보잘것 없고, 존재감없는 카클리크의 중요성에 눈을 돌린다.
우린 축제를 좋아하고, 잘생김, 아름다움에 현혹되며,
다른 이성의 관심을 끌려 노력한다.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벗어냐
'존재의 즐거움'으로 농담과 유머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저 위의 경지로 다을 수 있는 것은
무의미를 시랑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겉으로 드러난 표상이 모든 것의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커다란 의지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고, 아무거나 믿게되는 법이라는 경고를 한다.
나이든 소설가의 삶에서 우러난 자기고백이다.
'삶의 본질을 바라보는 더욱 원숙해진 시선'이라는 뒷표지의 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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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사람들은 살면서 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고, 다투고 그러지, 서로 다른 시간의 지점에 놓인 전망대에서 저 멀리ㅣ 서로에게 말을 건제고 있다는 건 알리못한 채 말이야"
(p.33)
"헤겔은 진정한 유머란 무한히 좋은 기분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해, 잘들어, 그가 한 말 그대로 하는 거야,
'무한히 좋은 기분',unenkliche Wohlgemutheit 말이지, 조롱, 풍자, 빈정거림이 아니야, 오로지 무한히 좋은 기분이라는 저 높은 곳에서만 너는 사람들의 영원한 어리석을 내려다보고 웃을 수 있는 거라고"
(p..99)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예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 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것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것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
(p. 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