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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조선 변호사

by 비아(非我) 2023. 6. 19.

- 가상역사, 복수, 법정극, 로맨스

- mbc 금, 토 드라마

- 2023.3.31~5.20 방영

- 주연 : 우도환, 김지연, 차학연, 천호진

“엎드려 간청컨대.... 저의 억울한 원寃을 살펴주십시오!”

앞으로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와, 조선시대에도 민사소송이 있었어?!
그 시대에도 소송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기 권리를 되찾는 게 가능했구나!
와~저렇게 똑똑하고 멋진 변호사가 있다니! 지금도 있었음 좋겠다!>
라고 떠들었으면 좋겠다.

<여성과 천민들을 억압했던 보수적인 유교의 나라로 인식된 조선이
사실은 당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성과 노비의 소송이 가능했던 나라란 걸,
힘없는 백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송하는 일이 당연했단 걸,
안 될 것 같은데...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항의하고 싸웠던 조선 백성들과
불의한 일을 바로잡고 법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애썼던 법조인들이 있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저 시대 사람들도 저렇게 맞서 싸웠는데 우리라고 못할쏘냐!!
우리도 좀 더 용기내서, 우리가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위해 노력해보자!
저렇게 정의로운 법조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고 외치게 되면 좋겠다.

꿈꾸기보다 포기하기가 더 쉬워진 ‘헬조선’을 사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행복한 조선’을 보여주는 희망의 드라마가 되길...!!

 

<드라마 내용>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재판으로 복수하는 조선시대 변호사 '외지부'의 이야기. 진정한 복수는 의로운 일을 할 때 가치 있는 것임을 보여주며 백성을 위하는 진짜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유쾌, 통쾌한 조선시대 법정 리벤지 활극 드라마

 

-------------------(조선 변호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

 

난 사극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중국드라마의 풍의 닮아가는 것 같아 재미없어 보지 않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몰아보았다.

드라마들은 1.2편을 보면 끝까지 보게 되고, 1,2편에서 아니다 싶으면 안보게 되곤한다.

어째튼 1,2편을 보고 '아니 조선시대에도 변호사가 있었어?'하는 호기심에

그리고 1,2편에서 보여준 남주의 연기가 썩 괜찮아서..끝까지 보게 된 드라마다.

 

물론 후반으로 갈 수록 같은 구도의 반복이라 좀, 싫증이나서

몰아보기를 좀 쉬고, 나누어보기를 하긴 했지만 말이다^^

 

변호사 제도가 잘 되어 있는 현대에도

 대기업이나, 권력을 쥔 사람들을 상대로 억울한 민초들이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로펌으로 거대화된 변호사들은 '돈'과 권력을 무시할 수 없는 까닭이기에.

여기 '조선변호사'인 강한수(이름이 참 재미있다. 강한 한수를 둘 수 있는 변호사라니 ㅋ ㅋ)도 '돈'을 위해 소송을 맡고, 조작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복수를 위해 벌인 일들이 점점 민생들의 편에서 함께 웃고 울게 되면서 결국 사람을 얻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정작 누이를 구하는 일에서는 '권력'앞에 무릎을 꿇는 수 밖에 없었음을 통감한다.

 

드라마는

현대의 풍자이다.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그 옛날에도 권력을 이길 수 있는 구조가 민심이라면

억울한 민생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구조는 어떻게해서 만들어질 수 있을까?

(결국, 조선변호사도 최고 권력자인 왕권과 공주의 힘. 그리고 우상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 않았나?...)

 

검찰공화국의 세상에서

변호사들조차 억울한 소리를 대변할 수 없다면

어떻게 민생들은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을까?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떠한 모습으로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 또한 이 드라마는 보여준다.

천호진이 맡은 우상(유제세)은  현대 의학용어로 하면 소시오패스에 해당한다.

권력을 절대 놓지 못하는 집착과 광기의 뒤에는 '두려움'이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그리고 어찌보면 진정한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 우상의 아들 유지선인데

이렇게 강직하게 옳음을 주장하고 그 편에 설 수 있는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아닌가!

"아버지에게 물려 받고 싶었던 것은 권력이 아니라 자긍심 이었습니다."

 

강한수가 우상을 마지막에 치면서도 강하게 기댔던 것은 

"당신의 아들의 훌륭함, 그 훌륭한 아들을 키워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사랑 이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짓밟고, 죽이는 것에도 매몰찼던 소시오패스였지만, 아들 만큼은 사랑으로 키웠다는 증거다.

요즘 금수저들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을텐데...왜 이런 훌륭한 관리를 키워내지 못하는지...?...

아마도 부모가 가진 가치관(소시오패스적 성향)을 그대로 아들에게 물려주기 때문일 거다.

'뭣이 중한디?!!!"...

 

드라마의 성공적 재미를 떠나서,

현 시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노렸던

'꿈을 위한, 행복한 삶을 위한 , 우리 힘없는 사람들의 노력'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현실의 조선은 너무도 나약하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