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영화, 또 다른 세상

사람과 고기(2025)

by 비아(非我) 2025. 10. 26.

- 한국
- 드라마
- 106분
- 개봉: 2025.10.7
- 감독 : 양종현
- 주연 : 박근형, 장용, 예수정
- 나의 별점 : ★ ★ ★ ★ ☆
 

 
돈 있어야 먹을 수 있고 혼자 먹기엔 서러운 음식, 고기. 폐지를 주우며 외롭게 살고 있는 형준(박근형)은 우연히 만난 비슷한 처지의 우식(장용), 화진(예수정)과 ‘공짜’로 고기를 먹으러 다니게 된다. 혼자가 아닌 셋이 고기를 먹기 위해 뭉치는 순간, 노인 3인방은 마침내 살아있음을 느끼고 세상과 연결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덜미를 잡히고 마는데..
 
-------------------------------------------------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허약한 노인복지와 사회보장제도,
그리고 봉사단체나 관에서 하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제도와 봉사의 허구성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영화는
재미있다.
그리고 아련하다
영화를 보고나면 마음 한 편이 아파온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더욱  슬퍼진다.
 
이 영화는
장치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교묘하게 잘 짜여졌다.
한 장면 하나하나를 연기하는 노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도 훌륭하여
그들의 삶의 현실성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고기는 인간의 생존본능을 상징한다.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인들은  그들의 존엄성을 지킬 힘이 없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그 만큼의 지성과 인자함과 도덕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은 사회의 요구일뿐.
 
버려지는 폐지는 그들의 생존이고,홀로 버려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삶의 활력이란 헛된 소망일 뿐이다.
고기를 먹고 싶을 때 사서 먹을 수 있는 힘은 곧 기본 생활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슈퍼에서 들었다 놓았다 하는 장우식은 결국 고기를 사지 못하고,  우유 하나를 사서 고양이와 나누어 먹는다.
아슬아슬 하게 자동차를 피해 리어커를 끌고가는 박형준의 모습은 그들의 삶의 위태성을 드러낸다.
 
자식들에게서,사회에서조차 버림받은 노인들은
고기를 먹고 튀는 일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그들은 고기를 먹고 싶었다기 보다는 삶의 긴장성, 오랜만의 두근거림 그런 것을 느껴보고 싶었을 거다.
 
곳곳에서 간혹 보여지는 내미는 손길들.
밥한끼, 고기 한점, 그리고 따뜻한 포옹.
물론, 아직 사회에 인정이 남아 있겠지만,극히 작은 개인적 도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화가 영화로 끝나지 않고,제도적 도움과 보장이 필요한 때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외면되고, 상영관도 적고, 상영시간도 아주 짧다.누구도 사회의 아픈 모습은 들여다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도 살기 힘든데!"
 
간암으로 피를 토하는 장우식은
래도 따뜻한 밥이라도 주고, 잠자리라도 있는감옥에서 죽고 싶었을 것이다.
밥한끼 사먹을 돈이 없어, 먹튀를 한 노인을
형집행 정지로 내보내면 어디로 가라는 소리일까?
제도적 모순이다. 생존이 보장해주지 않은  앞날은 고문일 뿐이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세사람의 현 상황은 제도의 구멍을 보여준다.
'기본생활소득 보장이라는 것이 있는데? 왜 그것을 받지 못하지? 집이 있는데 왜 돈이 없어?'
그러나 법적 장치는 그 사이로 빠져나가 보장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세 사람의 사연을 잘 들어보면 그들이 왜 기본소득 보장이나 사회보장제도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지 제도의 헛점이 보인다.
 
병원, 식당, 심지어 자식들에게까지
돈 없는 노인들은 무시당하고, 외면당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무국을 만들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힘.
그 작은 행복이다.
한번 따뜻하게 안아줄 사랑.
그리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이다.
 
'사람과 고기'
우리 모두는 존중 받으며 죽어갈 권리가 있다.
누구나 죽음을 향해 나가고 있으니. 
 
(추신) 노인들에게 살아갈 공동주택과 따뜻한 밥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노인마을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시골에 빈집들 많지 않나? 농촌기본소득보장도 필요해 보인다.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 민주국가의 기본권리 인데....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는 공동주택을 마련하여, 따로 주거하고, 낮이면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보내는 그런 마을을 만들었던데, 그곳에 보건소도 짓고, 사회복지사도 파견하여 일자리도 창출하고, 노인들이 생산한 물건으로 수입도 마련하고 등등.
민간에 요양원 만들어 갇혀사는 것이 아니라. 정원도 가꾸고, 목공도 하고, 밭일도 하고, 동물도 키우고, 등등의 일도 노인들은 잘 할 텐데....행복하게 늙어갈 수 있는 권리 보장이 그리도 어려운 일일까? 농촌에 15만원씩 나누어주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니라, 무료 임대주택으로 예산을 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아이를 낳으라고만 할 일이 아니라, 늙어서의 삶도 보장된다면 자연스럽게 아이도 낳고 싶어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소외는 인간의 삶의 희망과 의지를 앗아간다.  세상과의 연결고리,  힘든이에게 내밀어 지는 손.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도 가슴 속에 할 말이 너무도 많아진다.

 

'영화, 또 다른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즐링 주식회사(2007)  (0) 2025.12.03
크루엘라(2021)  (0) 2025.11.29
가여운 것들(2024)  (1) 2025.09.22
나이트메어 앨리(2021)  (0) 2025.09.07
고백의 역사(2025)  (0)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