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피에르 보 지음
- 김현경 역/ 이준형 감수
- 이음 출판
- 2019년판
<책소개>
『도둑맞은 손』은 프랑스에서 생명윤리법이 제정된 1994년 직전에,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려는 목적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산업화와 생명공학의 폭발적 발전, 공공 보건 개념과 사회보장 제도의 도입, 몸을 대상화하는 대중문화와 자본주의의 강력한 작동하에 몸과 관련된 쟁점들이 점점 더 첨예해지고 있는 현대의 지형을 촘촘히 그려나가며 결국 생명의 현현(顯現)이자 주체인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을 이렇게 정의하고 해석하는 이 ‘사회’는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출판사 책소개에서)---------------------------------------------
『사람, 장소, 환대』의 저자 김현경이 '너무도 재이있어 혼자보기 아까워' 번역했다는 이 책은
나에게는 '너무도 어려워서' 도대체 뭐가 '너무도 재이있다는 거야?...'하면서
재미있어 질 때까지 참고 읽은 책이다. ㅋ ㅋ
앞부분은 '그래서 어떻다고?...'하면서 너무도 복잡하고 난해한, 그러면서도 같은 내용이 자꾸 반복되는
로마법과 현 프랑스법의 인체에 대한 법규정을 꾹꾹 참으면서....
이 책이 너무도 재미있었던 사람이 '나의서재'에서 처럼 차분히 , 재미있게 설명해주면
아주 재이있을 책인 것 만은 분명하다.
'다양한 인권의 영역에서 유효하게 확장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의 역사와 이론, 사회적 인간의 구성, 사회와 사람의 관계를 고민하는 독자들과 두루 깊이 만날 법하다.' 라는 출판사의 소개처럼.
같은 주제를 좀 쉽게 쓰면 안되나?...하는 아쉬움이....
혹은 , 이 책 자체가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 민법의 '생명윤리법'을 겨냥하고 쓴 논문이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비평과 논조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탓일거다.
그래서 문장을 읽고 '이게 뭐지?'하며 다시 읽게 된다. 깝갑한 노릇이다.
"로마의 시빌리테"라는 자주 반복되는 단어와 '탈육체화'라는 단어가 자꾸만 문장이해를 방해한다.
'민법이 몸을 밖으로 밀어냈다'무슨소리지?...등등
중간에 기독교 법으로 들어가면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현대로 넘어오면 조금 더 이해하기가 쉬어진다.
그럼, 중간에는 재미있어 졌나고?..
중간쯤가면 재미있어진다기보다는
'그래, 이사람이 이런 주제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거군...'하면서
계속 읽게 된다.
프랑스 사람들은 우리보다 철학적 사고에 대해 굉장히 익숙한 모양이다.
아....딸리는 사고능력이여!...
하긴. 이 책을 덮어버리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는 이유는 사실 저자가 서두에 던지 "도둑맞은 손' 때문이다.
서두에 제기한 문제가 도대체 어떻게 풀리는지 너무도 궁금하여
같은 곳을 반복해서 읽으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이다.
"살아있지만 인격의 일부라고 말할 수 없는 인간적인 어떤 것에 대한 법적 탐구"라는 부제처럼
'살아있는'의 의미는?
'인격의 일부라고 왜 말할 수 없는거지?'
그리고 '인간적인'이라는 것은 어디까지가 '인간적인'인가?....
하는 궁금증이 책을 읽은 내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와 '의문'을 던진다.
장기매매, 피를 사고 파는 세상, 인공장기, 장기이식...등 몸을 사고 파는 세상에 살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생각하게 만든다.
'몸은 왜 성스러운 거지?' 그것에 동조해야 하나?...
'우리가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 일까? 몸?, 아니면 영혼? 혹은 인격?..'
'내가 장기기증을 하면 그 장기가 내 것이라 말할 수 있나?'
'인간의 몸은 왜 소중하게 대해져야 하는 걸까?'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졌던 성체의식이 갖는 의미는 어쩌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몸의 성스러움을 찾나?...'
'몸이 물건이고, 물건이기 때문에 성스럽다'는 말이 왜 공감이되지 않지?...그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우리 몸의 귀중함의 근거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왜 누구의 몸은 귀중하고, 누구의 몸은 하찮게 대접받는 상황을 우린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기타 등등의.....
저자는 현 상황의 문제들은 과거의 근본적인 잘못의 원인부터 파헤쳐 보아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민법이 가진 문제점을 로마법에서부터 기독교법, 그리고 근대, 현대의 법 체계까지 거슬러 올라가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저자의 말처럼 문제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그 근본원인을 찾아나가는 사고 훈련이 우리에게 부족했음을 통감하게 한다.
정말 골치아픈 책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교양서로 읽기에는 다소 무겁다.
☞ 우리는 로마법을 민주주의의 법적 기초로 여겨왔다. 그 법이 ‘시민권을 가진 로마시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뒤로 감춘 채, 이 책은 로마법 자체가 가진 문제점, 그리고 로마법에 기반을 둔 현 법들의 모순성을 ‘몸을 배제한’이라는 한 관점만으로도 철저히 파헤친다.(로마의 시빌리테가 법의 탈육체화를 강제했다는 것)
☞ 그는 민법이 몸을 배제함으로써 법이 얼마나 가진 자의 편에 서 있으며, ‘노동하는 육체’를 철저히 소외시키고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사회학, 사회문제,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의 용어룰 사용하지 않고, 단지 민법의 용어만 가지고도,
로마법, 교회법, 근대적 민법 등 법의 기원과 그 속성을 따라가다 보면 “몸에서 물건의 속성을 인정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달린 문제다.(P.307)” 라는 그의 주장에 절로 동의하게 된다.
<책속으로>-
"진부한 지적이지만, 19세기의 시민적 평등은 경제적 불평등 게임에 의한 억압에 자유로운 공간을 남겨두었다.(뻔뻔하고 멍청한 신자유주의 담론만이 이를 부인한다.) 동업조합적인 틀은 프랑스에서 정치적 혁명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고, 산업화의 파괴적 힘에 의해 침식되어, 물리적인 대결을 함축하는 계급 대립에 자리를 내주었다.(p.254. / '인간은 법안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힘과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불평등하다') "
몸과 인격의 동일시는 완전히 위험한 생각이다. 인격에 의한 몸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으려 함으로써, 우리는 몸에서 분리된 신체 요소들에 무주물res nullius, 즉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물건, 더 정확히 말하면 법의 바깥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전유가 가능한 물건의 지위를 부여한다. 그러므로 18세기에 교회법이 개인이 자신의 몸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논변을 노예제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 앞에서 놀라서는 안된다.(P.325)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몸의 실체에 대한 엄숙한 거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권리가 있다’(p.326) )
“도둑맞은 손‘의 공상판사례 : 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이 고유한 존엄성의 이름으로 조롱당하는지를 보여주는 판례(p.327)
인격과의 동일시는 몸의 검열을 표현하는 현대적 방법이다.(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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