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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영화, 또 다른 세상

눈물이 주룩주룩(2006)

by 비아(非我) 2024. 2. 10.

涙そうそう
 
- 일본 
- 멜로, 로멘스, 드라마
- 12세이상 관람가
- 117분
- 개봉 : 2007.5.17
- 감독 : 도이 노부히로
- 주연: 츠마부키 사토시(요타로) , 나가사와 마사미(카오루)
 

 
(내용)
그 남자 이야기 | 매일 주어진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21살의 요타로.
그에게 있어 가장 큰 꿈은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 그리고 그녀를 이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싶은 것. 스무 해 남짓한 그의 생애 전부였던 그녀는, 아주 오래 전 그가 8살 난 꼬마였던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새로운 가족. 세상은 그녀를 그의 여동생이라 했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너무나 어려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를 친오빠로 알고 있다. 맑은 눈물을 닮은 그녀를 여동생이란 이름으로 가슴에 품은 채, 그는 오빠라는 이름의 가족이 되었다.

“그런데 그녀가… 오늘부터 나와 함께 살겠다고 찾아왔다!”

그 여자 이야기 |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17살 여고생 카오루.
그녀에게는 새로 입학할 고등학교생활도 대학진학도 상상하면 너무나 행복하고 들뜨는 일이다. 하지만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 밖에 모르는, 그녀의 오빠로 살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은 한 남자. 늘 그녀를 어린 여동생만으로 바라보는 그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그는 그녀가 기억 못할 거라 믿고 있지만, 그녀는 알고 있다. 그가 친오빠가 아니라는 것을…

“그와 함께 살게 된 오늘부터… 난 비밀을 지킬 자신이 없어졌다!“

그들의 이야기 | 한 지붕아래 같이 살게 된 요타로와 카오루.
오키나와의 눈부신 태양과 투명한 바다, 색색깔의 꽃들, 향기로운 바람.. 평소 그냥 지나치던 모든 것들이 둘이 함께 하면서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으로만 삼키면서도 행복했던 그들의 시간을 방해하는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가슴에 품은 두 사람의 동거는 아름답지만… 슬프다.”
 
---------------------------(출처:씨네 21)-----------------------------------------------------
 
(후기-스포있음)

관객들의 평점이 형편없다.
그렇다. 이 영화는 '별2개'짜리 영화가 맞다.
'러브레터'처럼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남자들이 절대 좋아하지 않을 스타일의 로맨스물이다. 어찌보면 지질한 남자이야기 이니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우린 가끔 달달한 로맨스 한편을 보면서, 그동안 매말랐던 감성을 적셔보고 싶어하지 않은가?
그래서 별 것 없는 이 가슴아픈 이야기를 끝가지 보게 된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이건간에 목적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인해 짧은 인생이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면, 그 존재자체가 의미가 있어질 테니까.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과 한 사람을 위해 산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차이는?
이기적인 인간은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닐까?
요타로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갖는 것이 자신을 위한 꿈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빛나게 해주는 것 또한
부모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그가 삶을 즐겁게, 유쾌하게 (그는 배달을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즐겁다, 그래서 시장사람들이나 식당사람들에게도 그 따뜻한 에너지를 나누어줄 만큼)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카오루라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범하기 쉬운 오류중의 하나가, '너를 위해'라는 명목이다. 그리고 '내가 이루지 못한 목표를 너를 통해 이루어는 욕망으로 자신의 삶을 희생시킨 다는 것'이다. 이는 그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에게 커다란 부담이며, 삶의 트라우마가 된다.
부모건, 부모를 대신한 오빠이건.
 
이 세상을 혼자서 버터야 하는 요타로의 삶은 너무도 위태위태하다.
마치 속아서 산 레스토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태풍에 속절없이 무서지는 창문처럼
그 어떤 것도 방패막이 되어주지 못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고달펐을까?....전혀 티를 내지 않고, 울지도 못하면서, 슬픔과 아픔을 속으로만 참고 견딘 요타로의 삶이. 그래서 난 눈물이 났다.
 
마치 카오루 한사람의 생을  보호해주고, 빛내주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은 요타로는
우엉각시처럼 그녀를 위해 살다가, 그녀가 독립할 수 있는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남아 있는 사람은 살아가게 되는 법이며,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들을 세상에 남기게 된다'는 할며니의 대사처럼
남아 있는 사람은 그리움으로 가끔 '눈물의 주룩주룩'흘리더라도
그가 빛내고자 했던 생을 죽어서 어딘선가 보고 있을 그 사람을 위해 '빛나게'살아가야 한다.
 
요타로의 죽음에 슬퍼하는 카오루를 보고 마음 아파하다가
마지막 장면에 웃음짓게 된다.
 
(엔딩크리릿이 다 올라가고 나서 나온다.- 이 영화의 마지막이 백미다.^^)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바닷가를 걸으며,
'나 커서 오빠와 결혼할까?'
"안돼"
"왜 안돼?'
"남매는 결혼할 수 없어":
"왜 남매는 결혼할 수 없어"
'음......몰라!"
 
그래서 결국 우린 다시 사랑을 하고, 가끔 아픔에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는 <눈물이 주룩주룩>이라는 유명한 가수 모리야마 요시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에 착안하여 만든 영화라고 한다. 요시코는 젊은 나이에 오키나와에서 함께 자란 오빠의 죽음을 겪고, 이 노랫말을 만들어 불렀는데, 이 영화에 삽입곡(엔딩곡이었나?) 으로 나온다. (물론 요시코의 오빠가 친오빠가 아니었던 것은 아니고)
 
낡은 앨범을 넘기며 고맙다고 되뇌어요
언제나, 언제나 마음 속에서 격려해 준 사람...

활짝 개인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떠오르는 그대 웃는 얼굴
추억은 아련히 빛 바래도...
옛 모습 그리며 회상하는 날엔 눈물이 주룩주룩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떠오르는 그대 웃는 얼굴
추억은 아련히 빛 바래도...
언젠가 분명, 만날거라 믿으며 살아가요

쓸쓸해서 쓸쓸해서 그대 향한 그리움에 눈물이 주룩주룩...
보고파서 보고파서 그대 향한 그리움에 눈물이 주룩주룩...
 
노랫말을 어찌 이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참 작가들은 대단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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