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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다른 세상

애스터로이드 시티(2023)

by 비아(非我) 2024. 3. 16.

- 미국

- 코미디, 드라마, SF

- 개봉: 2023.6.28

- 105분

- 12세이상관람가

- 감독 : 웨스 앤더슨

- 주연: 제이슨 슈왈츠만, 스카렛 요한슨, 톰 행크스, 제이크 라이언 등.

 

<내용>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 이제 세상이 달라졌어요 1955년 가상의 사막 도시이자 운석이 떨어진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 매년 운석이 떨어진 것을 기념하는 ‘소행성의 날’ 행사에 모인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그 곳에 옴짝달싹도 못한 채 갇히게 되고 계속해서 생각지도 못한 예측불허 상황들이 펼쳐지는데… 어쩌면 삶에는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요

 

----------------(다음영화소개)----------------------------

 

"잠들지 않으면 깨어날 수 없다"

라는 대사가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

 

<호텔부다페스트>를 보고난 독자라면 누구나 웨스 앤더슨 감독에 빠져들게 된다.

<호텔 부다페스트>는 영상미와 함께 대중성에도 큰 호평을 받은 영화인 반면,

나머지 웨스 감독의 영화들은 아름답지만 해석이 난해하고 어려워서 늘 호불호가 갈리곤 한다.

이 영화 또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영화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단순한 메시지를 늘 어렵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웨스 감독의 영화를 단순하게 보기에는 

그 저번에 깔린 구도와 메시지가 늘 풍자적이고, 숨겨져 있어

보는이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애스터로이드 시티>라는 연극이 만들어 지기까지

극작가에 의해 극본이 쓰여지고, 배우들을 선정하고, 극본읽기 부터 시작하여 연극이 무대에 올려지기 까지의 숨은 이야기들을  사각구도와 흑백영상으로 다루고

연극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긴 확장 프레임에 동화같은 아름다운 칼라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어둡고 좁고, 답답한 현실에 비해

연극이 오히려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단순한 세계임을 보여주는 구도이다.

 

하지만 화려하고 아름답게만 꾸며진 연극은 '상실'과 아픔, '정치와 기만' 등을 품은 현실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연극 무대위의 배우들이 저마다의 아픔을 현실세상에서 간직한채, 역할에 따라 웃고, 울면서 보여지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함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두개의 프레임으로 두개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을 비꼬고 있다.

 

우리의 삶은 이 연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캐릭터의 연기를 충실히 해나가야 하는 것 처럼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잠시 '이 연극의 의미를 모르겠어요'하고 의문을 품으면 자신이 서야할 자리에 구멍이 생기고 마니까.

중국 사람들은 '인생을 한바탕의 꿈'이라고 했다.

잘 만들어진 무대위에서 아름다움 꿈을, 혹은 힘든 꿈을 한바탕 꾸고 나면

그 꿈에서 깨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꿈에서 깨어나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미래가 주어지니까.

 

엄마나 아내를  잃어버린 가족이 엄마를 땅에 묻고서야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 처럼,

외계인으로 인해 봉쇄된 세상에서 한바탕 우주에 관한 꿈을 꾸고나서야 그곳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우린  현재 우리의 삶을 비관하고, 상실의 아픔에만 젖어 있을 필요가 없다.

'잠들지 않으면 깨어날 수 없으니' 현재의 한바탕 꿈을 아름답게 꾸고

잠에서 깨어나면 또 다른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어 보는 거다.

 

깔린 메시지의 풍자성은 둘째 치고,

이 영화가 보여주는 외계인의 모습은 정말 귀엽다.

아주 아주 소심하게 운석을 집어가는 장면에서 난 한참 웃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대로 나타나지 않겠지만

인간의 모습 이상을 넘어서기에는 지적 동물에 대한 상상의 한계가 있지 싶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아직도 동화속 마법의 세계에 살고,

청소년들은 천재건, 평범한 아이건 사랑을 하고, 미래에 관한 꿈을 펼친다.

세상의 아픔을 가진 중년세대들은 서로를 미워한다.

그래도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니 깨어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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