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텔형 숙소는 각자 난방와 온수를 LPG 가스로 가열하고, 가스요금을 사용한 양에 따라 각자 내도록 되어 있다.
처음에 입소를 할 때 가스계량기의 눈금을 관리사무소와 함께 확인하고 사인을 한다.
- 아파트에 살 때 처음에는 도시가스였으나, 나중에 살면서 인덕션으로 바꾸고 가스계량기를 사용 안사용한지 20년 가까이 되었더니 계량기 보는 법을 잊어버렸다.
처음 입소 당시 주무관님이 계량기의 빨간 네모안의 숫자를 가리키면서 '702'맞지요? 한다.
빨간 네모안의 숫자가 '702'인지라 맞다고 했다. 월말에 네모안의 숫자를 밖의 용지에 적으면 된다고 알려주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 한달이 지나서 요금을 기록하려고 보니, 빨간 네모안의 숫자가 여전히 '702'에서 '703'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순간인지라,
'이상하네...가끔 난방과 온수를 사용했는데 왜 여전히 눈금이 같지?, 이 곳은 가스가 얼마 안돌아 가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다.
' 살짝 넘어가려하는 숫자는 다음 달에 내면 되지' 싶어서 바같 용지에 '702'라고 적었다.
- 5월에는 날씨가 더워져서 온수만 샤워를 할 때 15분 정도 틀어 사용하고, 난방은 하지 않았다.
몇 일이 지난 어느날 온수를 사용하고 끄지 않고 자서, 아침에 깜짝 놀라 계량기를 보니, 빨간 네모 안의 숫자가 '715'를 가리키고 있어서, '우와, 13이나! 쓰지도 않았는데 돌아갔네?'하고는 다음 부터 주의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날 저녁부터는 샤워를 하고는 바로 온수보일러를 끄고, 계량기 확인했는데,
놀랍게도 온수를 잠깐 틀기만 했는데, 빨간 네모안의 숫자가 미친듯이 돌아가는 거다. '으악~~~~'
안되겠다 싶어 관리실로 뛰어가 말했다.
"제 계량기가 갑자기 미친듯이 돌아가요~~"
관리실에서 와서 보더니, "아무 이상이 없는데? 이상하다?" 하면서 사진을 찍어 가고, 좀 두고 보자고 한다.
그래도 온수를 안 쓸 수가 없어서 온수용 보일러를 틀고 잠깐씩 샤워만 하고 계량기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 몇 일이 지나도 관리사무소에서는 오지 않고, 계량기 숫자는 사용한 것에 비해 '미친듯이' 돌아가서
다시 관리사무소로 뛰어가서 말하고 나오니, 같은 숙소에 사시는 분들이 앞에 모여 있다.
내가 관리사무소에 간 이유를 말했더니, 사람들이 막 웃는다.
"네모안의 숫자는 원래 '미친듯이' 돌아가는 거고, 앞의 검은 숫자를 읽는 거예요" 한다.
'어? 검은 숫자라고?. 내가 들어올 때 가르쳐 준 것은 빨간 네모안의 숫자이고, 검은 숫자는 얼마인지 모르는데?'
'밖의 용지에 적힌, 전에 살던 사람이 마지막으로 적어 둔 숫자도 '702'였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계량기의 숫자가 그럼, 까만 글자도 '702' 였고, 빨간 네모안의 숫자도 '702' 였다는 말인가?
내가 4월 한달 동안 사용하고 본 숫자도 '702' 였는데,
어떻게 3개의 숫자가 일치할 수 있지?
복권에 당첨되기보다 더 어려운 3개의 숫자의 일치 확률 아닌가?
내가 입소 할 때 까만 숫자는 그럼 무엇이었을까?
702에서 그대로 712까지 썼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난 난방도 몇일 쓰지도 않았고, 온수도 최대한 아껴 썼는데
앞의 숫자가 어떻게 '12'나 썼나?....이런 억울한 일이.... 한 없이, 생각할 수록 억울했다.
- 5월 말에 한달 쓴 숫자를 보니, '712'에서 '714'으로 두 숫자 올라갔다.
'앞의 까만 숫자는 이렇게 한달이나 써도 잘 넘어가지 않는 수인데? 왜 한달에 12나 썼을까?'
생각할 수록 억울했다.
사람들은 '난방'이 가스가 많이 돌아가고, 온수만 틀면 가스가 많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위로한다.
그래도 억울하다.
어떻게 3개의 숫자가 한달이 지나도록 '702'로 일치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어려운 숫자가 카지노의 '777'처럼 일치할 수 있다면, 왜 복권은 당첨되지 않는단 말인가?
'아, 702의 억울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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