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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이야기

옥수수 씨를 심다

by 비아(非我) 2024. 5. 24.

- 5월 셋째 주

 

- 이제 날씨가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감자밭이 물이 없어 쩍쩍 갈라진다. 가지와 토마토를 밭에 심었는데, 시들시들하다.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는 것도 힘겨워, 저녁에만 주었더니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아직도 도시형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눈을 떠 보면 벌써 해가 한낮이다.

오늘 아침에는 알람을 틀어 놓은 탓에 조금 일찍 일어나, 아침부터 감자밭을 맸다.

벌써 등이 뜨겁다.

"동창이 밝았느냐 꾀꼬리 우지진다.

소먹이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산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중학교 때 외운 시조를 외우며 나의 게으름을 탓한다. 나에게 딱 맞는 시조네 싶다.ㅜ ㅜ

늘 물도 잘 주지 않고, 땅도 척박한 탓에 내 감자가 가장 늦게 나고, 가장 안자란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 옥수수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 수분을 유지한 후, 구멍을 뚫어 그 속으로 다시 물을 흠뻑  집어넣었다.

옥수수씨를 물에 3~4시간 불린 후, 구멍에 2알씩 집어넣고, 흙을 덮었다.

다행히 이랑을 길고 , 넓게 만들고 한 이랑에 두 줄 씩 심으라고 하여, 옆집 사람과 한조를 짰다.

그 분이 이랑을 만드는 삽작업을 해주셔서, 옥수수 멀칭을 쉽게 할 수 있었다.

혼자서 못하는 것이 농사다. 늘 옆 사람들의 도움을 받곤한다.

옥수수라도 잘 자라야 할텐데.

농사일이 엄청 힘겹다. 사먹을 때 고마운 마음으로 먹어야 겠다. 

 

- 비닐 하우스에 호박을 심었는데, 호박에 진딧물이 잔뜩 끼었다. 날이 너무도 뜨거운 탓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진딧물 농약을 사고, 펌프를 사서 열심히 약을 뿌렸다. 그래도 없어지지 않는다.

초기에 약을 쳤어야 하는데, 이미 번진 후라 잡기 어렵다고 한다.

호박잎 아래에 달라붙어 있어 물만 주면서 보지를 못했는데, 따서 쪄 먹으려고 땄더니, 뒷면이 하얗다.

그래서 발견한 거라, 너무 늦었나보다,

다음 날 호스를 사용하여 다시 물로 열심히 씻었다. 

농약도 안치고, 친환경으로 키워 먹으려 했는데, 다른 곳으로 번질까봐 할 수 없이 약을 치게 되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것이 정말 생각 처럼 어렵고 ,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든 먹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겠다.

 

- 온실의 야채는 일주일마다 뜯어서, 매일 실컷 먹고도 남아서, 여기저기 우체국 택배로 보낸지 한달이 넘었다.

청경채는 웃자라서 이제 꽃을 피웠다. 

야채 이외의 토마토, 고추 등은 모종에서 자라지도 않고 그대로 인데, 비료를 주어야 한다고 한다.

요소 비료를 주어야 하는데, 매일 매일 한 군데씩 밭에 나가 일을 해도, 퇴비를 줄 시간이 나지 않으니

우와...정말 하루가 벅차게 빨리 간다. ㅜ ㅜ

 

 

- 제일 왼쪽 : 감자밭과 감자꽃.( 사진의 감자밭을 보면 얼마나 땅이 척박한지 보인다. 내가 물을 잘 주지 않은 탓이다)

                    다른 집 감자밭은 두번째 사진처럼 크게 자라 꽃들이 피었다. 내 감자는 제일 첫번째 사진 처럼, 제일 늦게 나서 아직도 비실비실하다.

 

- 가운데 : 첫번째는 밭에 심은 가지/ 둘째, 셋째는 고추밭과 고추를 심고 줄로 고정시킨 모습

 (고추밭은 모두 함께 심고 함께 가꾸어서, 내가 신경을 안써도 된다는 점이 정말 좋다 ㅎ ㅎ)

 

- 셋째 줄 : 고구마밭(멀칭을 하지 않는 고구마 밭과 멀칭하고 심은 고구마밭(나는 멀칭하지 않고, 고구마을 심고, 1주일 후에 고랑에 부직포를 씌웠는데, 멀칭을 하고 고구마를 심은 후, 잡초제거를 위해 고랑에 부직포를 씌우는 것이 좋겠다.

 /  그리고 마지막은 호박(엄청 잘 자라서 좋아했더니, 진딧물 때문에 괜히 심었다고 엄청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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