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르한 파묵 장편 소설
- 민은사 출
- 2007년 판

<책소개>
20세기적 글쓰기로 16세기를 마술처럼 생생하게 복원해 내는 비범한 능력,
오르한 파묵에게 ‘진정한 이야기의 대가’라는 칭호를 붙여 준 작품
『내 이름은 빨강』은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어 가는 구성으로,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기법을 취하고 있다. 살해당한 시체, 여자 주인공 셰큐레, 남자 주인공 카라, 술탄의 밀서 제작을 지휘하며 서양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두 번째 희생자 에니시테, ‘나비’, ‘올리브’, ‘황새’라는 예명을 가진 세 명의 세밀화가는 물론, 금화, 나무, 죽음, 빨강(색), 악마, 그림 속 개까지 말을 한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범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뿐더러,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작중 인물들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들이 차곡차곡 겹쳐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러한 서사기법은 마치 블록을 쌓아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이 작품이 대단히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각각의 이야기들은 넓은 화폭 위에 대단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오브제들을 연상시키는데, 이것은 작품 속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세밀화를 이야기의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 이처럼 파묵은 역사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대단히 모던한 서사 방식에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고, 거기에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 문명의 흥망성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감싸 안는 심오한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대단히 지적이고도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획득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교보문고 책소개)---------------
아주 오래전에 나온 이 소설을 이제 다시 찾아 읽은 이유는 어떤 책을 보다가 이 책에서 이 소설을 언급했는데, 이 소설에 대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오스만쿠르크제국의 세밀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시대의 세밀화가들에게 그림이란 본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대로 그려야 하는 것이다. 규칙을 어기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이들에게 궁극의 경지란 밤낮으로 연습하다가 눈이 멀어서 보지 않고도 그릴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가들이 규칙을 깨트리고 원근법 등이 도입되면서 본대로 그림을 그리는 화풍이 등장하였다. 『내 이름은 빨강』은 서양의 르네상스 미술이 이룩한 이런 혁명적 발견의 도입을 놓고, 이슬람 세밀화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살인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2권을 디 읽을 때 까지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 읽을 때 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든다.
터키의 역사도, 특히 터키의 미술에 관해 문외한인 나는 세밀화 화가들의 긴 수다를 읽고 있으려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읽기가 힘이 듦에도, 하나하나 대화를 정독할 수 밖에 없음은 혹시 이 말 속에 범인이라는 단서가 들어있나?...하는 추리의 끈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머리가 아프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살인사건과, 카라와 한산, 세큐레의 사랑이야기 처럼 전개하고 있지만 동서양의 문화적 경계선에서 정체성을 찾아가야 하는 세밀화가 들의 고뇌와 갈등, 번민에 관한 이야기 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터키문학이라는 점에서 읽어보면 좋을 소설이다.
우리도 서양의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왔을 때, 동양화와 서양화 사이에서의 화가의 갈등, 문화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 등을 겪었을텐데...오르한 파묵 처럼 이렇게 생동감 있게 소설을 통해 알려줄 작가가 없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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