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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공정하다는 착각

by 비아(非我) 2020. 12. 18.

-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 마이클 센델 지음

-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출판

- 2020년판

 

 

-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마이클 센델의 최신작이다.

- 정의를 논하던 그가 이번에는 공정이라는 논제를 가지고 ' 능력주의'에 반기를 들고 있다.

 

- 능력주의는 미국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더 강력하게 이념화되고 사회화 , 제도화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옛부터 능력있고 재능있는 사람들이 벼슬길에 오르며,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을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여 왔다.

지금도 대학입시에 모든 학부모들이 목을 걸고 있으며, 자식이 일류대학을 못간 것이 마치 부모노릇을 잘못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대학입시가 있는 날이면 전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일류대학, 학벌, 학연이 만연하여 신분상승 사다리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 또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으며, 학력을 통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이제는 차별과 오만이 극에 달한 양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들을 우린 '능력주의''의 테두리안에서 바라보고, 노력에 대한 댓가라고 당연시하며, 배우지 못한 사람에 대한 멸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되돌아 보아야 한다.

 

- 우린 많은 부분을 미국에서 답습해 왔고, 제도화 해 온 까닭에 오늘날 미국이 앓고 있는 사회문제, 교육문제 등 등을 그대로 심각하게 앓고 있다. 그러기에 셀던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문제들이 '코리안 드림'으로 너무도 생생하게 우리에게 다가오며, 이제는 우리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공론화 해야 한다.

특히 그가 주장하고 있는 ' 능력주의'의 가장 큰 폐단인 '학력주의'를 들면서, 능력주의의 가장 커다란 양태가 '인재설별 기구로서의 대학' 이 '신분상승의 엘리베이터 역할'을 해왔으며, 이또한 불평등하게, 또 하나의 세습귀족화 되었다고 주장한다.

셀델의 다음과 같은 말.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들의 특권을 영구화하고, 전문직업인 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낸다. 그리하여 능력주의를 세습 귀족제로 탈바꿈시킨다. 대학들은 능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한다고 하면서 부자와 인맥 좋은 사람들의 자녀를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불편등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신화이며 아직 실현되지 못한 공허한 약속이다."(p.196/5. 성공의 윤리)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들러나고 있지 않는가.

 

- 그의 '능력주의'에 대한 대안이 시행하기 어려운 이유는 늘 우리가 '능력주의'안에서 사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당장 해결되지 않더라도, 해결점이 묘연하더라도 이제부터 더욱 공론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할 필요성이 있다.

너무도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벗어나기 힘든 문제이기도 하다.

 

 

<책속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사람 또는 자기충족적인 사람으로 볼수록 감사와 겸손을 배우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런 감성이 없다면 공동선에 대한 배려도 힘들어지게 된다. (p.37/ 서론)

엘리트층에 대한 분노가 민주주의를 위험 수준까지 밀어내게 될 때, 능력에 대한 의문은 특별히 중대해진다. 우리는 우리의 갈등 지향적 정체에 필요한 해답이, 과연 능력의 원칙을 더 믿고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계층을 나누고 경쟁시키는 일을 넘어 공동선을 찾는 것인가에 대해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p.38/ 서론)

 

3. 게리맨더링 : 1812년 미국의 엘브리지 게리가 자기 정당에 유리하도록 메사추세츠주의 선거구를 개편한 데서 유래한 말로, 선거구를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일.

 

4. 시장 주도적 세계화는 40년 동안 계속되며 정치 담론의 장을 공동화했고, 보통 시민들을 무력하게 만들었으며, 포퓰리즘의 반격을 촉발했다. 그 반격이란 텅 비어버린 공론장에 무자비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민족주의를 채워 넣으려는 움직임이다.

민주정치가 다시 힘을 내도록 하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보다 건실한 정치 담론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우리 공통의 일상을 구성하는 사회적 연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능력주의를 진지하게 재검토함으로써 가능하다.(p.61/1. 승자와 패자)

 

5. 능력주의가 나아갈 이상에 대한 야심을 나타내면, 패배자는 시스템을 비난하게 된다. 그러나 능력주의가 주어진 현실을 묘사하는 것이라면 패배자는 스스로를 비난하도록 요구받게 된다.(p.135/3. 사회적 상승을 어떻게 말로 포장하는가)

 

6. 우리의 의견은 우리의 인식을 사로잡는다. 의견이란 것은 사실이 명확히 규명되고 정립된 뒤에 비로소 생겨나는 게 아니다.(p.179/4. 최후의 면책적 편견, 학력주의)

 

7. 미국의 고등교육은 대부분의 사람이 최상층에서 올라타는 엘리베이터와 같다.(p.266/6. ‘인재 선별기로서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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