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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책을 친구삼아

보이지 않는 잉크

by 비아(非我) 2022. 1. 24.

- 토니 모리슨 저

-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판

 

 

<책소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 국내 첫 산문집
흑인, 여성, 소설가로서 세상에 기울인 지적인 온정
“저는 남과 다른 목소리가 지워질까, 쓰이지 않은 소설이 지워질까 두렵습니다. 그릇된 사람들의 귀에 들어갈까 봐 속삭이거나 삼켜야 하는 시들, 지하에서 번성하는 금지된 언어, 권력에 도전하는 수필가들의 묻지 못한 물음, 무대에 올리지 못한 연극, 제작이 취소된 영화 등이 지워지는 데 대한 불안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것은 악몽입니다. 마치 온 우주가 보이지 않는 잉크로 그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위험〉, 15-16쪽

미국 흑인 문학의 상징적 인물이자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토니 모리슨. 그는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출판편집자로 영문학 강사로 일하는 와중에 마흔에 소설가로 데뷔했고, 그 후 열한 편의 소설을 썼다. 그리고 2019년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만큼 그는 소설 집필 외에도 인종차별과 젠더 갈등,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위험, 문학과 교육이 처한 불행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날카로운 견해를 펼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보이지 않는 잉크》는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토니 모리슨의 산문집이다. 그가 작가의 삶을 살며 남긴 에세이, 연설, 강연 등이 한 권에 담겼다. 이 책에서 우리는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영문학자이자 비평가로서 40년 넘게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생각을 펼쳐온 토니 모리슨을 만난다. 특히 소설 창작자이자 흑인, 여성으로서 ‘자기 존중의 근원’에 가닿기까지 치열하게 쏟아냈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기울인 지적인 노력은 이 글들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배움일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잉크》는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가 소설가라는 틀로만 소개하기에 생각의 몸집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독자의 손에 남긴 온기 가득하면서도 날카롭고 서늘한 사유로부터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깨달음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 책소개)--------------------------------------------------------------------------------
 
 

이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구구절절히 옳은 말을 너무도 잘 , 명쾌하게 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 내가 너무 나의 관심사와 생각이 같은 부분만을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저자가 주장하듯이 글 행간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잉크'를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하는...

 

하지만

그녀의 열린 사고는

이 책을 한꺼번에 다 읽어 버리기 보다는

한 챱트씩, 혹은 마음에 드는 곳을 펴서 연설문 하나를...

가끔식, 혹은 매일, 그렇게 다시 읽기를 권한다.

읽으면서 계속 어쩜 이렇게 말을 잘할 수가 있지?...하며  감탄하게 된다.

책보다 더 그녀의 산문이 더욱 힘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가 '약한자(?)'들 편에 서있기 때문일 거다.

그녀의 생각이 직설적으로 들려주기 때문일거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책 <빌러버드> 와<술라>, <솔로몬의노래>,  <재즈> 중 한권은 읽고 이 책을 보는 것이 좋다.

그이 문학관과 작가로서의 관점을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으므로,

난 저자의 <빌러버드>를 참 좋아하는데, 그것 한권으로도 저자가 가진 문학에 대한 태도, 가치관등을 알 수 있다.

또한 저자의 예술, 사회 , 문화에 대한 주장들도.

혹은 그녀의 연설문 들은 책을 읽지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타인을 상상하라'는 그녀의 주장대로,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꾸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아래 <책속으로>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살짝 엿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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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 결함 없는 글은 소설을 읽고 또 읽을 수 있게 해주고, 주의를 기울이면 언제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소설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p.19)
 
- 보이지 않는 잉크는 일를 알아보는 독자가 발견하기 전까지 행간에 그리고 행의 안팎에 숨어 있는 것이다. (중략) 어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책을 취선의 방식으로 혹은 알맞은 방식으로 사랑하지 못할 수 있다. 그 책에  '딱 들어맞는 ' 사람은 보이지 않는 잉크에 민감한 사람이다.(p.20)
 
- 글쓰기는 단지 회상이나 추억, 심지어 직관적 통찰이 아니다. 글쓰기는 실천이다. 타당하고 정통성 있는 문화적 특징을 불어넣은 서사를 창작하는 일이다. (p.47)
 
- 나는 단단하고 진실되고 영원한 것을 드러내기 위해 압박받는 사람들을 그리는 편을 선호한다. 편안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궁지에 몰린 사람들,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을 그린다. 네가 내 친구라고? 어디 한번 보자, 네가 혁명가라고? 벼랑 끝에서도 그렇게 주장할지 어디  좀 보자, 날 사랑한다고? 어디 보자, 네가 끝까지 너의 행로를 따라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무엇을 포기하게 될까? 압박을 가하면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무엇으로 이루어진 사람인지, 어떤 본성이 마지막까지 남는지, 어떤 본성을 영영 놓지 않는지 알게 된다. 그래서 나의 작품에는 우울이 어려있다.(p.48)
 
- '공공'이라는 용어가 사회의 일부분만을 위해 통제된 공간으로 전용된다면, '빈곤층'이 제 이익을 대변할 어떤 정당도 가지지 못한다면, 공공을 위한 봉사라는 개념도, 즉 여러분의 일인 '자유로운' 언론의 의미도 달라진다는 사실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똑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가지 그래왔습니다. 소수자, 농업종사자, 노동자, 여성 등의 공공 이익은 종종 일상적인 정치언어에서 '특별 이익' 되곤 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저들 국민'이 되곤 했습니다.(p.316)
 
- 우리의 과거는 황량하다. 미래는 암울하다. 하지만 나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합리적인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적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 나는 나의 환경에 적응하지 않는 편을 선호한다. 나는 '나'라는 감옥을 거부하고, '우리'라는 열린 공간을 선택한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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