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책을 친구삼아

걷기를 생각하며 걷기

by 비아(非我) 2022. 2. 27.

- 함부르크에서 로마까지, 산책하듯 내 몸과 여행하다.

- 울리 하우저 지음

- 박지희 옮김

- 2021년판

 

 

<책소개>

 

함부르크에서 로마까지,
‘그냥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떠난
100일간의 특별한 걷기 여행

걷는 것을 얼마큼 좋아하는가? 걸어서 가면 신발 말고 다른 것을 챙기느라 머리 아플 일이 없고, 누가 새치기를 한다며 얼굴 찡그릴 일도 없다.
어느 여름, 독일 유명지 〈슈테른〉의 30년 경력 기자 울리 하우저는 태양이 빛나는 남쪽으로 가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집을 나선다. 등에는 아들이 쓰던 작은 배낭 하나를 멘 채, 아무런 계획 없이, 산책하듯 어슬렁어슬렁. 그냥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 시작한 여행이다. 또 걷는 일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계속 오래 걸으면 우리의 머리와 다리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무척 궁금했다. 이 가벼운 생각은 꽤나 긴 여정이 되었다. 함부르크에서 로마까지.
저자는 우리 모두가 평소에 ‘이곳’에서 ‘저곳’까지 정해놓고 서둘러 걷는다거나, 차를 너무 오래 타거나,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우리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역시 이런 틀에서 벗어나고자 빡빡하게 정해진 일정 없이 오직 자신의 발소리만을 들으며 숲과 들판을 걸어간다.
이 책은 우리에게 어서 나가 걸어볼 것을 권한다. 그저 자신을 믿으면서, 당연하듯 교통수단을 이용하지는 말고, 머리로 생각하는 대신 몸을 움직여보라고. 굳었던 근육을 풀어주고 최대한 활용하라고. 자신을 발견하라고. 늘어나는 대로 쭉쭉 뻗고 발길이 이끄는 대로 가라고. 하루 종일 신나게 움직이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던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처럼!

 

---------(교보문고 책소개)----------------------------------------------------------------------

 

<책속으로>

 

예전에는 숲이 있으면 걷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요즘은 산책로, 주차장 있음표지판이 없거나 유럽 관광청이 홍보하는 길이 아니면 찾지 않는다. 표지판과 광고마다 후원기업 로고가 줄줄이 쓰여 있는 건 당연하고, 최근에 생긴 산책길들은 옛 순례길처럼 교회나 성당으로 이어지는 대신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조성되있고 번호가 달려있다. 사람들은 번호 순서대로 산책로를 하나씩 클리어하는 것을 좋아한다. (p.101)

 

신이 사람을 넓은 세상으로 보내는 이유는 기적을 경험하게 하려는 거라고 생각한다.(p.110)

 

나는 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가능하면 빨리 실천에 옮기겠다고. 빌렐름 부슈는 행복은 모든 길로 도망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불행이 언제든지 닥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불행이 오든 말든 나는 이 길 위에서 충분한 행복을 차곡차곡 모으기로 했다. 불행한 시간이 오더라도 견뎌낼 수 있는 기쁨의 창고를 만들 생각이었다.(p.146)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생명의 흐름에 동화되는 게 아닐까? 몸의 이끈는 대로 움직이면서 거대한 흐름의 일부가 되는 거지(p.152)

 

불행한 사람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 하지만 우리의 뇌는 최대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게끔 설계되었거든, 그래서 어려움을 회피하고 억누르려고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신 해결책을 생각해내지.(P.153)

 

1922년에 출간된 어느 자기 계발서에는 도보 여행자를 위한 올바른 여행 방법이 실려 있었다. 해가 뜰 때, 혹은 뜨기 전에 출발해서 30분쯤 걸은 후 휴실을 취하는데 절대 앉아서 쉬면 안 된다. 그 후 두시간 정도 빠르게 전진한 뒤 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아침 식사를 한다. 이때도 오래 앉아 있게 되면 몸의 긴장이 풀리니까 잠시만 앉아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세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걷는다. 느긋한 점심 휴식은 조금 미루는 것이 좋다. 점심 휴식 장소는 신중하게 고른다.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가시야가 탁 트인 산꼭대기에서 두세 시간 휴식을 한다. 짧게 낮잠을 잔 후에 다시 오후에 세 시간 동안 열심히 걸어서 다섯 시나 여섯 시 무렵에는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P.159)

 

사람은 일반적으로 1분에 7.5리터의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7배나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도 잇다. 열네 살에서 열여덟 살 사이 청소년의 폐활량은 성인의 두 배나 되므로, 이 시기에 공기(바깥)에 대한 갈증도 자연히 늘어난다.(p.160)

 

부유한 것은 부끄럽지 않지만, 부유하게 죽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네.(p.242)

 

내가 그 때와 다른 시대에 다른 시대에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시대를 골라서 태어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가 사는 시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겁먹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242)

 

여행은 묵을 곳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머물기 잘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에서, 그곳이 바로 길 위의 고향이며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장소다.(p.246)

 

200년전 물리학자 게오르그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 : “첫 번째 방법은 각 시점인 탄생죽음사이를 크게 벌린다. 즉 탄생에서 죽음까지 가는 길을 놓는 것이다. 이 길을 늘이기 위해 사람들은 너무 많은 기계와 물건을 발명했다. 그래서 하나씩 놓고 보면 과연 이것이 보통 길이라도 늘일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다. 그래도 이분야에서 몇몇 의사들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또 다른 방법은 탄생죽음시점을 신이 예정한 대로 두고 더 천천히 걷는 것이다. 철학자들이 이 방법을 고안해냈다.(p.281)

 

eremos(에레모스) : 그리스어로 사막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

그들이 외로움을 선택한 목적은 온전한 인생을 살기 위함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에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으며 계속 똑같은 물음을 자신에게 던졌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살면서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p.301)

 
 

' 책을 친구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즈니스 인문학  (0) 2022.03.07
경제학자의 인문학서재  (0) 2022.03.02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0) 2022.02.15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0) 2022.02.07
작별하지 않는다  (0)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