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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사내 맞선

by 비아(非我) 2022. 4. 12.

 

<사내 맞선>드라마(12부작)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다.

만화가 원작인 탓에 만화가 지닌 코믹적 요소를 다양하게 잘 살려 뻔한 내용을 유쾌하게 그렸다.

 

사람들이 신델렐라나 캔디 구조를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저 드라마나 만화에나 있는 혹은 동화속의 환상과 꿈이기도 하고.

 

이 드라마에서 내가 가장 좋았던 장면은 신하리가 옷매장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었다.

보통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오는 것으로 처리되던 장면이, 바로바로 동작을 바꾸며 옷이 마술처럼 바뀌는 장면처리는

만화적 요소를 더욱 살린 것 같은 재미를 주었다.

 

아무튼,

여기서는 사내맞선 드라마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늘 있는 재벌남의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재벌남이 평범한 사람을 만나려면 그 나름의 트라우마나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설정은

모든 드라마에서 늘 있는 구조라,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식상하고.

단지 여기서 내가 주목하여 본 장면은'비가오는 날 부모님의 자동차 사고'를 목격한(목격하게된 설정 자체도 말이 안되지만...어찌튼) 강태무가'비가오는 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데이를 알게된 신하리의 태도와 대처를 보고 만화적 설정이긴하지만 참 현명하고 따뜻한 사람이구나..하고 느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이다.

 

트라우마는 '압도적인 위협 자극이 신경회로 기능의 분열을 일으켜  자기 방어기제를 상실함에 따라, 극도의 불안, 공포, 무력감을 일으키게 되는 정서반응을 말하는데, 이 드라마의 강태무는 부모님 사고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었다.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는 타인의 반응과 도움으로 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극단적인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섣불리 고통의 현실을 직면하라고 요구하는 원칙론적인 접근보다 먼저 그들이 한숨을 돌리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의 안정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트라우마에 직면하는 것은 피해자 대부분을 고통스럽게 하는 불필요한 자극이 되기 쉽습니다. 트라우마의 희생자들은 자신들의 정서적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자신들의 부적응적인 행동까지도 포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 때 비로소 안정감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안정감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트라우마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해야말로 치유의 진정한 시작인 겁니다."(P.28. 김준기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시그마북스.2000)

 

하리는 섣부른 충고나 '네 잘못이 아니라고 , 잊어버리라고 ' 말하는 대신

정서적 고통을 이해받고 나눌 수 있는 사랑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고 ,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태무에게 그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행동으로 치유가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이 만화나 드라마의 작가가 이런 이론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스스로 상처에 대해 입을 열게 하고 치유되도록 하는(극적 전개가 없진 않지만)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하리의 태도가 젊은 사람으로 가지기 힘든 슬기로움이 아닌가 싶다.

 

<추신> 이 글을 쓰다가 드라마를 보면서 한가지 더 들었던 생각이 떠 올랐다.

- 재벌회장인 이덕화가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생각과 말이 , 현실 생활에서 나에게 닥쳤을 때는 너무도 다르게 반응하고, 그 런 자신의 태도를 의식하지 못한다는 거다. 인간의 나약한 이중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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