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갤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출팜
- 2020년 특별판
- 누구에게나 널리 알려져 그 내용을 모르는 이가 없는 책 중의 하나가 <돈키호테>일거다.
그러나 <돈키호테> 완역본을 읽은 사람은 몇 안되지 싶다.
그 이유는 돈키호테 1편<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 가 781쪽에 달하고,
1605년 1권이 초판된 이후,
10년만인 1615년에 발간된 <기발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의 번역본인 돈키호테 2편 또한 번역후기를 빼도 917쪽에 달하는 두껍고 방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돈키호테 1,2> 특별판이 발간되었을 때
그동안 읽고 싶었던 명작을 이제 읽어볼까하고 이책을 구입해 놓고는
그 두께에 놀라서 감히 선뜻 읽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하긴 <토지> 전작을 합치면 이것보다 더한 분량인데...'싶어 읽기 시작했다.
(하긴 저녁마다 중국드라마에 빠져있다가, 요즘엔 볼만한 것이 없어서 저녁시간에 책을 읽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
아무튼
이 책은 선뜻 읽게 되지 않는 분량을 가졌지만
읽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극히 일부분이었을 뿐이고,
돈키호테가 벌이는 기발한 모범이야기는 물론이고,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처럼 이야기 속에 갖가지 사람들의 갖가지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들어 있다.
이 이야기는 구술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마치 옛이야기를 듣듯이 술술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세르반테스의 구석구석의 풍자와 기사 이야기에 대한 비꼼, 그리고 세상 인간 습성에 대한 비판의 숨은 의도들을 찾아 웃음짓게 되는 재미 또한 있다.
다만,
끝도 없이 전개되는 긴 말들의 잔치가 숨이 벅차서 몇페이지에 계속되는 문장에 질려 읽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열린책들 출판인 이 책에는
'귀스타브 도레(1832~1883)'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 세밀한 삽화를 보는 즐거움도 준다.
돈키호테의 여정을 따라 번역을 위해 실제 스페인을 여행하였다는 번역자의 노고에도 감탄하면서.
-----------------------------------------
<책속으로>
1편 :
- "운이라는 것은 부행 속에서도 빠져나갈 문을 항상 열어 놓지, 불행을 해결하가고 말일세" (p.224. 돈키호테가 산초에게 한 말)
- 악한자는 배은망덕하고, 궁핍이란 마음먹은 일에 손을 대게 하는 계기이며, 현재의 책략이란 미래의 것을 이기는 법이라서, 애초부터 은혜도 모르거니와 착한 마음도 없는 히네스는 산초 판사의 당나귀를 훔치기고 했다. (p.323. 주석/돈키호테 2판에 쓰여졌다는 이야기 중에서.)
- 결국 광맥은 나약한 본능의 아슬아슬한 발판으로 지택되고 있으니, 불가능한 것을 구하는 자는 가능한 것으로부터 거부당하는 것이 이치이다. (p.525 / '안셀모와 로타리오'의 이야기 중에서)
- "만일 드린 것이 좋은 것이면 급하게 줬다고 해서 그 가치가 줄어들거나 중요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죠 그 자체로 귀한 건데요. 그리고 빨리 주는 자는 두 배로 주는 것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p.537. '안셀모와 로타리오'의 이야기 중에서.-하녀 레오넬라가 카밀라에게 하는 말)
- "나는 인문학을 말하고자 하니, 이것은 분배에 있어 정의가 실현되게 하고 각자에게 제 몫을 주고 훌륭한 법이 이해되고 지켜지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소. 이러한 목적은 분명 관대하고 고상하며 지극히 찬양받을 만한 것이오"(p.591. 돈키호테의 연설 중에서)
2편:
- 비겁함과 무모함 양 끝 사이 중간쯤에 용기가 있다(p.100)
-나는 방금 덕과 부의 관대함이라고 말했는데, 그건 위대한 사람이 악인이라면 그 악이 커지고, 관대하지 않은 부자는 욕심 많은 거지이기 때문이지, 부를 소유한 자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되는 게 아니라, 그 부를 쓸 때 행복해지는 거란다. 그렇다고 하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잘 쓸 줄을 알아야 하는 거야. 가난한 기사가 기사라는 것을 나타내는 방법이란, 덕밖에 다른 길이 없단다. 온화하고 교양있고 정중하며 신중하고 근면해야 하는 게지, 오만하지 않아야 하고, 우쭐하지 말아야 하며, 험담가가 되어서는 안 되고, 특히 동정심이 있어야 한단다.(p.119)
-진실은 가늘어지기는 해도 깨지지 않으며 물 위에 기름이 뜨듯 늘 거짓말 위에 드러나기 때문이다.(p.150)
-펜은 영혼의 혀입니다. 영혼에서 싹튼 생각이 정결하면 작품 또한 그렇게 될 테지요.(p.221)
-진정한 용기를 이길 마법이 있겠는가? 마법사들이 내게서 행운을 앗아 갈 수는 있을지 몰라도 노력과 용기를 빼앗지는 못할 것이야. (p.233)
-가난한 자들도 덕스럽고 사려가 깊으면 그를 따르고 받들고 보호해 주는 사람이 생기니, 부자가 자기를 따르며 아부하는 사람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p.284)
-신중함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용기는 무모함으로 보며, 무모한 자가 이룬 무훈은 그의 용기라기보다 오히려 요행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지.(p.360/ 도망간 것에 대한 돈키호테의 변명 중에서)
-통치자가 되는 데는 그렇게 대단한 능력도 학문도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 증거로 글도 제대로 못 읽지만 매처럼 예리하게 통치하는 사람들이 주위로 수백은 되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좋은 뜻으로 모든 것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 달려 있으니까요, 그들에게 조언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끌어 주는 사람은 늘 있을 겁니다. 마치 기사 출신의 통치자들이 배운 건 없지만 보좌관의 도움을 얻어 판결을 내리듯이 말입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뇌물을 받지 말 것과, 권리를 잃지 말 것을 조언할 겁니다.(pp.418~419)
-혹시 정의의 회초리를 꺾어야 할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뇌물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자비의 무게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네, 자네의 원수와 관련한 소송을 재판할 일이 생길 때는, 자네가 받은 모욕은 머리에서 떨쳐 버리고 사건의 진실에만 생각을 집중해야 하네, 자네와 관계없는 사건에서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눈이 멀어서는 안 되는 법이니 말일세. 그런 일에서 만일 실수를 저지른다면, 대부분의 경우 그것을 만회할 방법을 없을 것일세, 설혹 있다 하더라도 자네 신용을 희생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재산도 잃을 것을 감수해야 한다네.(p.515)
-자네 통치 관하에서 사적인 포고는 많이 하지 말게, 만일 하게 된다면 좋은 것이 되도록 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지키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되도록 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지키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되도록 하게, 지켜지지 않는 포고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말일세. 오히려 그 전에 사람들은 그런 포고를 제정할 만한 분별력과 권위를 가진 군주가 그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할 만한 용기는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될 걸세. 그리고 두려움을 주지만 지켜지지 않는 법은 마치 개구리들의 왕이었던 막대와 같은 것이 되고 말 걸세. 개구리들은 처음에는 그 막대를 무서워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을 무시하고 그 위에 올라타지 않았나.(pp.637~638)
' 책을 친구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시대, 교사는 살아남을 것인가 (0) | 2023.03.24 |
---|---|
가벼운 마음 (0) | 2023.03.20 |
유럽적 보편주의 : 권력의 레토릭 (0) | 2023.03.17 |
가장쉬운 AI 입문서 (0) | 2023.03.15 |
메타버스 사피엔스 (1) | 2023.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