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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코스모스

by 비아(非我) 2024. 2. 19.

-- 칼세이건

- 사이어스북스 출판

- 2023년 양장판 (초판 : 1980)

- 총 711p.

 

 

 

<코스모스> 거대한 우주의 푸가 속에 우리는 누구인가?

 

1979년 여름, 바이킹 착륙선의 비행과 화상 촬영 연구팀의 일원으로 활약한 칼 세이건이 텔레비전 시리즈 코스모스라는 이름의 3년 프로젝트와 함께 쓰여진 책이다.

 

우리는 왜 하늘을 바라보고,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며, 또 그곳에 가고 싶어하는가? 그 이유를 칼세이건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과 만나게 될 것이다. (p.22)”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코스모스라는 대단히 방대하고, 깊이있는 저서를 통해 그는 우리에게 심오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고 외계 생물이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개의 방편이다. 그 질문은 바로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이다.(p.65)”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인간은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인간의 운명을 점쳐왔고, 기후의 변화는 인간생활-특히 농사-에 극히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날씨, 달의 움직임, 계절의 변화 등에 관해 이해하고, 예측하고자 노력해 왔다. 극히 신앙에 가까웠던 우주와 천체에 대한 이해가 과학이 된 것은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과 학자들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점성술, 연금술, 중세 신앙 등 천동설과 신앙으로 여기지면서 사장되었다가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다윈등의 연구로 이어지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지금은 달에 인간이 다녀오고, 금성과 화성에도 여러차례 탐사선을 보냈다. 그러나 그 수준을 칼세이건은 거대한 바다의 바닷가에서 이제 겨우 발목을 적신 수준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코스모스에 대해 과학적으로 알아야 하고, 탐구해야 한다. 코스모스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헬리 혜성.사건이나 지구의 종말론같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로 진실을 왜곡하게 되고, 잘못된 선동이나 위기의식, 자유로운 과학적 탐구나 탐구정신을 억압하는 일등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 것이다. 또한 지구의 온난화, 기후변화에 대한 미대처등 환경파괴에 대한 무감각은 금성과 같이 사람이 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지옥을 만드는 일이라는 칼 세이건의 80년대의 경고는 거의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아직 유효하다.

 

과학적 연구로 밝혀진 금성의 환경은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 금성의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구성되고, 표면 온도가 대략 480°C, 대기압은 90기압, 풍속은 시속 360km, 그리고 완전히 농축된 황산 용액인 구름으로 뒤덮여 있다. 금성에 생물체가 살수 없다는 실망은 우주에 대한 관심을 화성으로 향하게 했다. 화성은 화성은 지구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극관이나, 하늘을 떠다니는 흰 구름, 맹렬한 흙먼지의 광풍,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붉은 지표면의 패턴, 심지어 하루가 24시간인 것까지 지구를 닮았다.(p.219)“ 화성에 대한 관심은 <우주전쟁>같은 소설, 영화로도 표현되었고,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추진력과 과학기술을 발명한 인간은 달착륙선, 인공위성, 화성탐사선을 쏘아올리게 되었다. 이 책은 1980년대에 쓰여진 것이어서, 화성 탐사선인 바이킹 1,2(1976)에 깊이 관여했던 화성탐사에 머물러 있다. 현재는 소련, 일본, 미국 등을 포함 여러나라에서 이미 화성을 향해 탐사선을 발사시켰고, 현재 날아가고 있는 것도 있으며, 이미 화성에서 탐사를 하고 있는 로봇도 있다. 여러 탐사선에 의해 계곡일 것으로 추측되는 형태가 발견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화성이지만. 바이킹 탐사선에 의해 밝혀진 화성의 모습은 낮은 기온, 대기(주로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질소 분자와 아르곤이 조금 있고, 아주 소량의 수증기와 산소 그리고 오존), 대기압이 너무 낮아서 찬물조차 급속히 증발., 낮은 오존층 (자외선이 화성 표면까지 거침없이 도달) (p.235)“이었다.

화성에 관한 연구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이며, 우주를 연구함으로써 지구의 본질,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커다란 목적뿐 아니라, 그에 따른 생물학, 지구학, 토양학, 화학 등 여러 학문의 연구와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화성에서 일어나는 화학 작용들은 지구 생명의 기원과 지구 생명의 초기 역사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p.259)”고 칼 세이건은 기대하고 있는 반면, ‘탄소 지상주의자’ ‘물 지상주의자의 오류와 역오류(화성의 미생물에 의한 지구의 오염)를 우려한다. 칼세이건이 이미 40여년전에 제기한 우려가, - 지금도 거액을 들여 연구를 하고 있는 우주에대한 연구와 상상들이 화성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거나, 또 다른 지구를 만들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음(‘지구화’ p.271)-가 인간의 또 다른 욕망에 근거하고 있지나 않은지에 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지나 않은지 우려된다. ‘인간의 연구가 혹시 화성에 역오염을 일으킬 우려는 없는가?..또 다시 새로운 생명체의 공간을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욕망으로 파괴하여 대우주의 질서를 깨뜨리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는 미명하에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말이다. 우주 공간에 수없이 떠다니는 인공위성의 파편들, 화성과 금성에 보낸 탐사선의 조각들, 그들이 일으키는 또 다른 코스모스 질서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드는 것은 칼세이건의 고민을 현재의 우리도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현대는 인류가 우주의 바다를 항해하기 시작한 시대이다.(p276)‘ 197979일 고도의 지능형 로봇 이 탑승한 보이저2호는 핵을 에너지원으로 하여 우주를 항해하고 있다. 인류가 우주 항해를 할 수 있도록 한 근거는 17세기 혁명적인 네델란드 공화국의 조선술과 항해술, 그리고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는 분위기속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인 갈릴레오는 네델란드 교수로 재직하면서 망원경을 만들어 태양의 흑점, 금성의 위상 변화, 달의 운석공 그리고 목성 주위의 네 위성 (갈릴레오 위성)등을 관측할 수 있었다. 스넬의 굴절현상 연구, 레벤후크의 현미경, 하위헌스의 빛의 파동설 등도 이 시기에 나왔다. 특히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지구 외의 다른 행성의 크기를 측정한 첫 번째 인물이며, 토성이 여러 겹의 고리로 둘러싸여 있고 특히 그 고리가 토성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도 하위헌스였다. 타이탄도 그가 발견했다.(p.292) ’ 오늘날의 보이저 우주선은 17세기 탐험선의 직계 후손으로서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의 과학적 전통과 상상력에 그 기원이 있다.(p.297)고 저자는 말한다.

보이저 1,2호가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목성은 내부압력이 지구 표면 대기압의 300만 배나 된다.(p.315),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며, 복사벨트, 수많은 위성들을 거느리고 있다. 위성 중 갈릴레오의 4대 위성, ‘이오(Io)와 유로파(Europa)’는 주로 암석 성분의 위성이며, 바깥쪽의 가니메데(Ganymede)와 칼리스토(Callisto)’는 이보다 훨씬 낮은-얼음과 바위의 중간 정도의-밀도의 물질로 이루어진 위성(p299)이다. 복사 벨트 중심부에 있는 붉은 색깔의 작고 길쭉한 위성 아말테아, 색색이 찬연한 이오, 선형 망상 구조의 유로파,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얽힌 가니메데, 여러 겹의 동심원 파문이 선명한 칼리스토의 표면 구조들(p.307)에 관한 자료들을 보내온 보이저 우주선은 목성을 벗어나 토성으로 향한다.

 

토성목성보다 약간 작다는 점만 제외하면 물질 조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목성과 매우 비슷하다. 대략 10시간에 한 번씩 자전하는 토성을 다양한 색깔의 고리로 자신의 적도 부분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 토성의 자기장과 복사벨트는 목성에 비하여 아주 미약한 수준이다.(...)_ 그리고 토성도 열두어 개 이상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p.317)’ 토성의 위성 중 타이탄은 태양계 안에 있는 위성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존재, 상당수준의 대기를 보유한 유일한 위성(메탄)이라 여겨진다. 타이탄은 망원경으로 관찰했을 때 작은 붉은색의 원반 모습을 하고 있다. ‘토성의 고리를 구성하는 입자들은 물로 된 얼음(크기가 1미터에 불과한 눈덩이나 얼음 조각으로 조그마한 축소판 빙산이 공중에 떠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p.320)’

 

보이저 2호는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아마 21세기 중반에는 태양에서 명왕성까지의 거리의 2~3배 더 멀리 떨어진 태양권계(heliopause)’를 넘어설 것이다.(...) ‘인류의 대항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p.325)’

 

밤하늘의 등뼈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p.384) !Kung 족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 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pp.339~340)’ 그리스인들은 하늘, 바다, 땅 등 모든 곳에 신의 이름을 붙이고, 모든 자연현상은 신의 장난이며, 은하수를 헤라의 젖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들은 우주에서 우리의 현주소가,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주의 후미진 구석을 차지하고 겨우 십여 개의 구성원을 거느린, 작은 은하군의 그저 그렇고 그런 식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이와같이 우주적 관점을 갖게 되기까지 인류는 모형을 구축하고, 관측현상들을 예측하고, 예측들을 하나하나 검증하고, 모형을 다듬어 왔다.(p.384). 칼 세이건은 이런 과학적 사고가 약 2,500년전 고대 이오니아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2,500년 전 고대 이오니아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p.343)”

이오니아의 첫 번째 과학자 탈레스는 신들이 세상을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물리적 힘의 결과로 만물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으로 당시 사고의 근본을 뒤흔드는 발상의 대전환(p.349)‘을 가져왔다. 이오니아의 과학자 탈레스를 비롯한 아낙시만드로스, 데모크리토스, 아낙시고라스의 물질주의적, 우주관은 태양과 달이 신이라고 믿던 시대에는 획기적인 발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이오니아의 전통은 그리스 사회의 전반적 분위기 변화로 이오니아의 전통 쇠퇴하고,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델레스로 이어지는 철학의 시대로 과학과 천문학의 지체기를 맞이하여 200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과학의 발달, 인류 사고의 진화는, 고대 사모스섬처럼 여러 문명이 교차하고 다양한 언어, 각종 편견, 각기 다른 문화 환경을 둔 사상, 그리고 수많은 신들의 각축장에서 출발한다. 4대 문명의 발상지인 중국, 인도 등과 같은 나라에서 천문학 등 과학기술이 사장되어 버린 이유는 노예제, 계급제도가 그 사회의 기반을 이루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사상의 억압하고, 신비주의를 형성하여 실용주의적 학문을 경시하였기 때문이다. 타고라스 학파는 수학적 논증의 객관성 및 획일성에 매료되어 상충하는 관점들의 자유로운 대결을 허락하지 않았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오류들은, 후에 피타고라스 학파의 등속 원운동주장으로 인해 케플러의 연구를 10년이상 지체시켰고, 실용적 학파를 얕잡아 보는 당시의 풍속과 실험을 천시하는 오점을 남겼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학자들에 의해 과학적 탐구들의 재발견’, ‘개방적 탐구정신이 다시 한번 존경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잊혀졌던 고대의 저술과 단편적 지식의 재발견이 이루어졌다. 지구가 하나의 행성이며 지구인은 우주 시민이라는 생각은 피타고라스 이후 3세기가 지난 뒤 사모스섬에서 태어난 이오니아의 마지막 과학자, 아리스타르코스에서 시작한다.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행성의 중심이고 모든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주장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그 후 태양 중심 우주관을 복귀시킨 사람이며 입중한 사람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을 별들의 반열에 가져다 놓은 장본인이다.’ 우주에 관한 과학적 전통은,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구멍을 통한 태양의 밝기, 태양의 지름에 비례하여 거리 측정), 윌리엄 허셜(18세기 말, 별들의 분포를 지도로 작성/태양계가 우주의 중심임을 입증)등으로 이어진다.

1915, 미국의 미주리 주 출신 할로 새플리는 태양계는 은하의 중심이 아니라 은하의 외진 변방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에드윈 허블1924년에 드디어 M 31에서 변광성을 찾아냄. 200만광년은 조금 넘는 매우 먼 거리에 있다고 규명하였다.

이제 우리는 태양계가 은하의 중심핵으로부터 약 3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고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은하수 은하 내부에서 우리가 살고있는 태양계의 현주소는 나선 팔의 가장자리이다.(p.382)“

그 시대를 지배하는 관념과 신념, 그리고 이상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진실을 추구하고,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진정한 용기에서 비롯된다. 인류의 역사는 이런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실험과 증명하려는 학자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

모형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또 파기하는 과정을 뒤돌아보면서, 우리는 인류의 진정한 용기가 과연 어떠했는가를 실감하게 된다“(p.386)

지금까지 증명된 사실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실험하는 과학자들의 정신과 새롭게 발견되고 증명된 사실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사고를 수정해 나가는 정신이 우주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에게도 필요한 정신은 아닐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사상, 그리고 신념이 후 시대의 과학자들에 의해 깨어지고, 새로운 사상으로 수정되어야 할 사실이라면 우린 고착된 신념을 깨버리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있을까?’ 칼 세이건이 이 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학정신, 탐구정신, 그리고 실험정신이야 말로 어두운 시대를 지탱하는 등뼈라고.

 

별자리의 모양은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 또한 별자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양도 달라진다. 75광년 떨어진 베타 안드로메다에서 출발한 빛은 우리 눈에 75년 후에 보여진다.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 은하인 안드로메다자리의 M31까지는 200만 광년이나 된다. ”공간과 시간은 서로 얽혀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보지 않으면 공간적으로 멀리 볼 수 없다. (p.397)“

 

만약 빛의 파동을 타고 여행할 수있다면, 다시 말해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 것인지에 대해 어린 아인슈타인은 깊게 고민했다. 현재 보이저 우주선광속의 약1 만분의 1의 속도(P.398)’로 움직이고 있고. 우주탐사선 오리온과 다이달로스는 광속의 10만분의 1의 속력으로 움직인다. 어떠한 물체도 광속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는 전제 하의 특수상대성이론이나 뉴튼의 절대적 시간과 절대적 공간개념을 무너뜨린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해 우린 시간 여행을 꿈꾼다. 고도의 수학과 물리학을 결합하여 물어내는 상대성이론을 우리가 이해하기는 너무도 어렵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을 통한 우주의 신비’. ‘블랙홀’, ‘시간의 지연등에 관해서는 많은 소설과 영화로도 표현될 만큼-물론, 극히 단편적이고, 상상에 의존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활용한다. 이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 영화 <인터스텔라>이다. ‘상대론적 우주선을 이용하면 미래 속으로 빨리 여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어떠할까?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를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p.417)’ 작은 별 지구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자이다.

먼 우주의 한 공간에서 은하수 변방에 있는 태양계를 바라보고, 그 속에 지구를 하나의 별자리로 바라봤을 때는 어떻게 보일까? 시공간의 드 넓은 우주 세계에서 10억분의 1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살아가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하는지, 그 영향이 수백 년의 세월에 걸쳐 우리 후손들의 운명을 좌우한다면 하루살이에 불과한 하찮은 존재라고 이야기 할 수만은 없다.

 

우리는 별의 자녀들

 

중성자는 전하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전기력은 발휘할 수 없지만, 핵력을 발동하여 핵을 전체적으로 붙잡아 묶는 역할을 한다. 원래 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양성자가 핵력의 달변과 애교 덕분에 마음 안 맞는 이웃과도 오순도순 지내고 있는 셈이다.(p.442)“

그 누구가 어려운 원자의 세계를 이야기하면서 이토록 위트있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칼 세이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찬 우주에서 새로이 별이 탄생하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 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p.458)‘ 이렇게 저자가 주장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그 뿌리에서부터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증거로, (1)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이 원자적 수준에서 볼 때 아주 오래전에 은하 어딘가에 있던 적색 거성들에서 만들어진 것. (2) 지구에서 발견되는 무거운 원소들 가운데 어떤 동위 원소는 태양이 태어나기 직전에 근처에서 초신성의 폭발이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 (3) 우리는 생명의 탄생에서 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새로 생긴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자외선 복사가 지구 대기층으로 들어와서 그곳에 있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면서 대기 중에는 천둥과 번개가 난무하게 됐고 이것이 복잡한 유기 화합물들의 화학반응 에너지원으로 작용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생명이 태어났던 것. (4) 지구상에 벌어지는 모든 생명 활동이 결국 태양 에너지에 의존. (5) 돌연변이라고 불리는 유전 형질의 변화가 진화를 추동하는데, 고에너지의 우주선 입자들이 돌연변이를 촉발하기도 한다는 점 (pp.458~459) 등을 들고 있다. 와 같은 근거들을 밝히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가장 근본적 의미에서 코스모스의 자녀들이다.” (p.477)“ 라고,

팔을 벌리고 휘돌아 감도는 나선 팔 구조의 위용, 4000인구를 자랑하는 성단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퍼레이드, 중력 수축의 고통과 충격에 소리 없이 신음하는 암흑 성간운들, 그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행성계, 초거성들의 휘황한 광채, 중년에 이른 주계열성들의 늠름한 모습, 적색 거성들의 빠른 팽창, 백색 왜성의 단아함, 행성상 성운의 미려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신성, 초신성, 중성자별, 불랙홀 등은 어찌하고? 우리는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 우리의 내면과 겉모습 그리고 인간 본성의 형성 기제 모두가 생명과 코스모스의 깊은 연계에 좌우된다는 점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p.479)“

 

지금부터 100억 또는 약 200억 년 전에 빅뱅 Big Bang이라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됐다.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립자로 충만하던 고온 고밀도의 원시 화구가 점차적으로 냉각되자 거기에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먼저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지역에 가느다란 실과 덩굴손 모양의 가스주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자라 가스 구름이 되고, 거대한 회전 원반체로 변신하여 반짝이는 점들을 수천억 개씩 품으면서 자신의 밝기를 더해 갔다. 중력 법칙과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중력수축되면서 타원은하가 탄생했다. 은하계 내부에 성간운의 부피가 감소하면서 중심부의 온도가 상승하고 내부의 온도가 약 1000만 도에 이르면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것이 의 탄생 과정이다. 별의 핵융합 반응을 통한 진화하여 초신성 폭발을 하면 헬륨, 탄소, 산소, 그 외의 무거운 원소를 성간 공간으로 흩어 버리게 된다. 폭발에 의한 충격파는 또 다른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을 만들고, 이런 행성에서의 생명이 출현하여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된 것이 우리이다. 거대한 우주의 대서사시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저자의 설명을 요약하면 그렇다.

우리 인류가 이렇게 탄생하였다면 또 다른 우주 어딘가에 또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우린 이런 가정하에 끝임없이 우주를 메시지를 보내고, 또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주 어딘가에서 미래의 어떤 고도의 생명체가 우리의 메시지를 받는다면 그들은 인간을 어떤 생물로 간주하게 될까? 아니면 은하계 저 너머에서 보내오는 고도 생명체의 은하 대 백과사전을 우리가 해석할 수 있다면 인간이 풀지 못한 혹은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저자는 우리가 외계인의 존재를 두려워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외계 문명과의 만남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후진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의 공포감은 우리 자신의 죄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P.621)“

 

그럼, 우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코스모스는 있는 그대로 이해돼야 한다. 그대로의 코스모스를 우리가 원하는 코스모스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인간 세상처럼 모든 것이 빨리 변화는 상황에서는 문제를 넓고 큰 맥락에서 보는 것이 재앙을 막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우리의 과업은 과학의 전통을 살려서 인류 생존에 관한 월등하고 효과적인 제도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pp.660~661)“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우리밖에 없다.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바쁘다. 지금 일어나는 우리에게 닥친 한치 코앞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살아가기 바빠서 전 우주적인 관점으로 과학을 공부하여 과학적 사고를 하기에는 힘겹다. ’현 사회와 정치상황을 이해하고, 현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올바로 판단하고 해결하는 지구적 문제도 산더미 같은데, 우주라니?‘. 우주는 우리에게 먼 하늘을 바라보고, 밤하늘 별들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보는 다분히 문학적인 어떤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2000년대를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칼 세이건은 이미 1980년에 우주를 바라보라고, 우주 속에서 우리는 누구인지알아보라고 이미 수많은 질문과 깨달음들을 던졌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조그만 별인 지구를 사랑하고, 이 지구에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과학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칼 세이건이 설명하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코스모스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 속의 모순들- 인종차별, 노예 제도, 심한 여성 혐오, 폭력- 등이 얼마나 하찮은 인간들의 무기력한 모습들이었는지를 알게 한다. 저자의 말 대로 지구는 극단적인 형태의 민족 우월주의, 우스꽝스러운 종교적 맹신, 맹목적이고 유치한 국가주의 등이 발 붙일 곳이 아님을 깨닫고, 우주적 관점에서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 핵전쟁, 환경파괴 등-에 인류적 개념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행성으로서의 지구‘ ’종으로서의 인류로서의 코스모스적 개념이다.

 

이 책은 코스모스에 관한 우주적 지식을 알려주는 것 외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고로 인해,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준다. 지금까지 우주에 관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빨려 들어가며 읽을 만큼 문학서로도, 철학서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칼 세이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수만은 질문들과 문제들은 현재 살아가는 우리들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우린 칼 세이건이 이 책을 쓴 1980년대에 던진 문제들에 아직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우린 우주 항해의 바닷가에서 발목을 적시는 수준에서 이제는 무릎이나 허리쯤 담근 수준으로 과학을 발전시키고, 우주 여행을 하고 있지만, ‘우주에서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우리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는 과거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미래의 우리 후손들도 함께 끊임없이 추구하고 풀어나가야 숙제일 것이다.

 

우리의 행성 지구가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와 던져진 질물에 대한 깊이 있는 답변만이 우주에서 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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