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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by 비아(非我) 2024. 1. 31.

- 유시민 지음

- 돌베개 출판

- 2023년판

 

 

<책소개<

 

역사ㆍ정치ㆍ경제ㆍ글쓰기ㆍ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이 과학을 소재로 쓴 첫 책이다. 유시민에게 “지적 자극과 정서적 감동을 준 과학이론,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교정해준 정보를 골라 새롭게 해석”했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ㆍ통섭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과학 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로 배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과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온전한 공부를 하기 위해 인문학과 함께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회한의 감정을 실어 말한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현재 인문학이 맞닥뜨린 위기와 한계를 뚫고 나아가려면 과학의 성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진다.

 

-(출판사 책소개에서)-----------------------------------------------------------

 

나도 문과다,

그렇지만 난 수학을 참 좋아했고, 잘 했다. 

잘 했다는 것이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과목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늘 유지했다는 것과

수학은 시험공부를 하지 않아도 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잘했다.

그렇지만 이건 수1 기준이고, 문과를 선택했기 때문에 수2는 공부하지 않았으니,

문과로서는 수학을 좋아했고, 잘 했다고 할 수 있다.

 

난 어떠한 공부든 이해가 되지 않으면 머리속에 암기가 불가능해서

수학도 수업시간에 잘 이해하면 그것으로 문제를 푸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일 거다.

난 물리도 좋아했다, 문과에서 선택한 과학과목도 물리여서

여러 물리현상을 실험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참 즐거웠다.

 

그런데 문과임에도 너무도 언어력이 떨어져서

영어는 정말 못했고, 지금도 영어는 나의 커다란 트라우마이다.

국어는 공부안해도 늘 좋은 성적이어서, 문장 이해력과 사고력이 우수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언어력은 정말 없어서 뒤돌아서면 단어를 잊어버린다.

심각할 정도의 망각증이라  내가 수학도 좋아했으니, '이과인데 문과로 왔나?.'.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이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도록 해준 것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쓴 이윤기 작가인데

그가 쓴 책중에 교수님도 나와 똑같은 망각증과 사람 이름도 잘 외우지 못하는 증세가 있다는 글을 보고

'아, 이처럼 똑똑하신 분도 그러니, 난 극히 정상이군'하며 위로를 받았다.

 

내가 왜 이렇게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책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긴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이 책 또한 나에게 그런 위로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도 언어력이 없어서 '난 이과머리인가?'했는데, 역시 과학책을 보면서 문과적으로 이해한  현상이 유시민 작가와 같아서

'아, 이렇게 똑똑한 사람도 그러니, 나도  과학책을 보고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했던 거군'하고 위로를 받았다. ㅎ ㅎ

 

처음 부터 이 책을 사서 읽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이제야 읽으면서, 코스모스라는 위대한 우주에 관한 과학책을 자꾸만 문과적으로 해석하고,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인문학적인 문장에 감탄하며 읽다가,

이런, '상대성 이론'에 가서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거다. _앞서 이야기 한대로, 난 이해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래서 상대성이론을 찾아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검색하다 보니

정말 더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 <문과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책은 '문과 입장에서 썼으니' 과학이론을 좀 더 쉽게 풀어놓았나?...싶어서 집어든 책이다.

 

그렇다고

내가 '과학을 문과적으로 설명한' 이책을 보고 , 과학이론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나는 머리를 쥐어짜서 고전 역학을 일부 '이해'했다. 그러나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냥 받아들인다. 그렇게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는 초인간적º초자연적 인격신의 존재를 믿고 경배하는 행동양식이 호모 사피엔스 군집에서 진화한 이유를 어쩌면 알 듯도 하다" (p.227)

 

그래, 나도 '이해'할 수 없으면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그렇게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ㅋ~~~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도 '1장, 인문학, 2장 뇌과학, 3장 생물학, 4장, 화학, 5장 물리학, 6장, 수학,' 모든 것을 작가가 인문학자 입장에서 쉽게 써놓았어도. '이해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였다.'

그랬더니, 술술 익혀서,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쉽게 읽히는 것은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장과, 문과남자 특유의 쉬운 설명, 그리고 작가의 넉살스러운 입담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넉살 좋게 '난 모른다.' 그러나 '열심히 과학을 알고자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을 거다.

그래서 나도 그 부류에 합류해 보기로 했다.

난 과학을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너무도 무식하게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난 잘 모르니 '오만한 바보'는 축에도 못끼는 바보였지만.

그래서 이 책을 일고난 후 여기에 소개된 과학책 몇권을 더 보려한다.

<앤드 오브 타임> <원더플 사이런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등  -난 이미 <이기적 유전자>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맞다. 자랑이다. ㅎ ㅎ- 등 을.

 

저자가 '후기'에서 처럼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인문학 잡담'(p.293) 이다.

'알뜰신잡'에서 처럼 책을 읽는 내내 작가 특유의 어투로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다른 과학책을 보고자 하는 흥미가 일었다면 그 또한 '읽어보면 좋은'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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