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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BEEF(성난 사람들)

by 비아(非我) 2024. 4. 3.

- 드라마, 코미디(블랙 코미디?)
- 넷플렉스 방영
- 10부작
- 2023.4.6 개봉
- 감독, 각본: 이성진(한국계 미국인)
-주연: 스티븐 연, 앨리 웡
- 수상: 제81회 골든글로브 3관왕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8관왕
 


 
<내용>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두 사람 사이에서 난폭 운전 사건이 벌어지면서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된다.
 
-------------(네이버 소개)--------------------------------------------------------------------
 
- 2023년 여러 상을 휩쓴 'BEEF'가 화제가 되어 넷플렉스에 올라왔을 때
1편부터 4편 정도까지 보다가 중간에 그만 두었다.
이제야 열어서 나머지를 본 이유는
너무도 적나라한 성난사람들의 모습에 계속 보기가 너무 힘들어서이다.
 
이 시리즈를 보고 있는 날들 중에 도로에서 난폭운전자를 만나면 '저 사람도 성난 사람이군!' 하면서 이 드라마의 장면이 떠오르게 된다.
데니와 나오미는 한국인의 '성난'기질을 닮았다.
우리나라에도 주변에 이 '성난'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말 흔히 볼 수 있다. 늘.
역사적으로 늘 '한'을 지니고 살던 백의민족인 우리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이제는 '화'를 지니고 산다.
늘 나만 잘 못살고 있는 것 같고, 늘 나만 되는 일이 없고, 늘 나만 가난하다.
늘 나만 힘겹게 일하고 내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늘 풍요로워보인다.
늘 비교하는 삶, 그래서 늘 뭔가 부족하고 힘든 삶 속에서 내면의 '화'는 점점 커져만 간다.
 
낮선 땅에서 백인우월주의가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나라에서 유색인으로 살아남기는 힘든 일이다.
지금은 너무도 긴 힘듦을 견뎌낸 1세들의 희생에 힘입어 2세들은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간다고 해도.
삶의 녹녹함은 여전하고, 
그것을 견뎌내는 삶의 무게는 마음을 짓눌러 누군가에게 그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각본을 쓰고, 제작을 담당한 이성진 감독이나 데니역을 맡은 스티븐 또한 그런 세대에 속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은밀히 감추어진 '화'를 데니의 행동을 통해 투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주인공 역을 맡은 앨리 웡의 삶또한 '에이미'의 삶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동양인인 한국계 남자와, 일본계 여자(베트남계와 일본계의 혼혈)등의 서양에서는 소수인에 속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서양에서 히트를 친 이유이기도 하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서, 되는 일이 없어서 늘 가난하고 힘든 데니가
한인교회에서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을 보면서 그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가슴에 와닿아 마음이 아팠다.
예술인이고, 착한 아버지이지만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남편으로 인해 늘 일에 시달려야 하는 에이미가
혹시라도 '사랑받지 못할까봐'늘 거짓으로 자신을 강한척, 착한 척 포장하고,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어, 늘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그 고달픔이 느껴져 힘겨웠다.
 
자꾸만 서로를 향해 분노를 터트리고, 점점 서로를 망쳐가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분노가 나에게도 전염되는 것 같아 중간에 보기를 그만 두었다.
 
몇 달이 지나고, 이제 다시 열어보니
그들의 삶은 더 이상 망가질 것도 없이, 꼬일대로 꼬여 비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인간의 고독과 아픔은 혼자만의 것이지만
서로를 향해 화를 터트릴 때는 모두의 삶을 망가뜨린다.
하지만, 함께 나누어 보듬어 줄 때는 그 무게가 줄어들 수 있을 텐데.
우린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상처받을 까봐 좀처럼 상대에게 선한 얼굴을 드러내지 못한다.
 
나도 '성난 사람'중의 하나일텐데......
 
마지막 장면이 더욱 아련하다. 
 
(추신) 혹시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어떤 사람이 화나게 하더라도, 그래 성인군자인 내가 참아야지! 하면서 넓은 마음으로 참으시길. 그것이 모두에게 나비효과처럼 좋은 일만 생기게 한답니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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