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 드라
- 129분
- 개봉: 2020. 10.29
- 12세 관람
- 잭 런던의 소설을 20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번안하여 만든 작품
- 감독: 피에트로 마르첼
- 출연: 루카 마르넬리. 제시카 크레시, 데니스 사르디스코, 칼로 세
- 수상내역;
- 46회 겐트 영화제(감독상)
-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토론토 플랫폼상)
- 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볼피컵 남우주연상)
- 4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국제아르테상)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나폴리. 주먹 하나만큼은 최고인 선박 노동자 ‘마틴 에덴’은 상류층 여자 ‘엘레나’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오직 그녀처럼 생각하고 말하기 위해 굶주린 듯 탐독하고, 그는 들끓는 열정에 이끌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이 함께 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마틴 에덴’은 홀로 펜 하나로 세상과 맞서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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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동안 봐야지 하며 찜해 놓았다가
막상 보려고 하면 '골치아픈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아' 라는 심리적 저항감에 클릭을 하지 않고 미루기만 하던 영화이다.
이제는 마음이 좀 안정이 된 탓인지.
나라의 정국에 햇볕이 좀 들어서인지 오늘은 클릭하여 보았다.
잘 만든 좋은 작품이라는 평은 오래전에 보았지만
영화는 정말 좋았다.
영화소개에서는 마치 로맨스 영화처럼 소개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초기 무솔리니 정권이 들어서고,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는 시기.
사회주의가 세계적으로 태동하여, 자본과 대항하던 초기의
이탈리아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귀족 계급과 자본을 움켜쥔 자본가 계급
그에 반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의 대립이
마틴과 엘레나의 신분적 간극 만큼 갈등이 깊다.
'교육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상승 사다리'
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돈이 없어서 학교는 다니지 못하고, 노동계급으로 전락하는 민중들의 삶의 모습이
엘레나의 좋은 집과 대학생활 등의 부자들과 대비되어 보여진다.
커다란 신분차로 인해 엘레나는 마틴을 부끄러워하고, 사랑하면서도 환멸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틴이 아무리 책을 읽고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고,
학교를 나오지 않는 한 그의 학식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엘레나는 자꾸 학교를 다녀라, 회계사 처럼 아버지 밑에서 일해라. 는 등의 요구를 한다.
"당신은 밑바닥에서 살아보지 않아서, 영원히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거요"
"만약 내가 성공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나를 찾지 않았을 거요"라는 마틴이 엘레나를 향해 하는 말은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린 누구나 노력하면 신분상승을 할 수 있고,
가난해도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그것이 자유주의, 자본주의의 큰 장점이라고 믿는다.
학교를 다니고, 안다니고는 그 사람의 자격과 신분을 재는 척도가 되고,
문학을 논하고, 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밑바닥에서 일하는 노동계급을 천시하고 무시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는 사회주의를 옹호하지도 않는다.
'집단'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개인'을 소중히 하지 않는한
나중에는 또 다른 프롤레타리아 독재자를 만들 뿐이라는 마틴의 외침 또한 옳았다.
우린 무엇을 꿈으로 그리며 살아가야 할까?
작가로 성공한 마틴은 소중한 꿈을 잃어버린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끼며
더이상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한다.
마틴이 꿈으로 그렸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민중들의 삶을 그려내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닌
신분상승을 통해 엘레나를 얻겠다는 헛된 꿈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마지막 장면은 처음의 순수했던, 꿈꾸었던 마틴을 회상하는 장면과 함께
태양을 향해 헤엄치는 마틴으로 끝난다.
우리의 태양은,
진정 자유로운 삶이란 저 너머에 있는 것일까?
슬프도록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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