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 드라마
- 113분
- 감독 : 정지영
- 주연: 염혜란 , 신우빈
- 수상내역 : 2026
- 28회 우디네 극동영화제(크리스탈멀베리상-관객상)

“지독하게 아픈 봄이었수다, 우리 어멍의 1949년은” 가슴에 묻은 78년의 약속, 이제야 부릅니다. 가장 아픈 비밀에서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된 ‘내 이름은’. 1998년의 봄, 촌스러운 이름 ‘영옥’이 인생 최대의 콤플렉스인 18세 소년. 어쩌다 서울에서 전학 온 경태의 눈에 들어 난생처음 반장 완장을 차지만, 결국 꼭두각시로 전락해 교실 안의 폭력을 무기력하게 방관하고 만다. 한편, 손자뻘인 아들 영옥을 홀로 억척스레 키워낸 어머니 정순에게도 지독하게 아팠던 1949년의 봄이 다시 찾아온다. 서울에서 새로 온 의사의 도움을 받아 까맣게 지워져 있던 어린 시절의 파편들을 하나둘 맞추기 시작하는 정순. 분홍색 선글라스를 끼고 하얀 차에 올라 제주의 곳곳을 누빌수록, 반세기 넘게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그날의 슬픈 약속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부끄러워 버리고 싶었던 소년의 이름과 온몸을 바쳐 지켜내야만 했던 어머니의 1949년. 기억조차 버거웠던 제주의 아픈 비밀이 78년의 시린 시간을 건너, 마침내 두 사람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되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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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제목이 'My name'이다. '내 이름은' '은'이라는 조사가 붙었으니, ' My name is'라도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말의 명사로만 이루어진 '내 이름'과 '내 이름은'이라는 단 하나의 조사로 인해 그 조사가 갖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긴 우리말의 그 미묘한 차이를 'is' 라는 단어 하나를 더 붙인다고 해서, 그 무게감이 전달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내가 왜 사소한 조사 한자를 가지고 이런 말을 하는지는 영화를 본 사람은 안다.
- 배우 염혜란은 워낙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이다.
예뻐야만 뜨는 배우들의 특성인지라, 주목받는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늘 비중있는, 혹은 없는 조역에 머물던 그녀가
이번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으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우리의 아픈 역사는 영화로 다루기 정말 어렵다. 특히 현대사는.
이념에 따라 진영이 둘로 나누어 아직도 싸우고 있는 정치판이나.
분단의 비극이 여전한, 해방과 6.25의 비극을 겪은지 7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여전하다.
4.3 항쟁과 똑 같은 광주민중항쟁도 있다.
(이 영화는 잠깐 스쳐가는 이야기 속에 같은 아픔임을 말하고 있다.)
너무도 많은 세월이 흘러, 그 당시 역사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음에도
그들의 아픔과 한은 여전히 개인의 몱이다.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중요하지 않은 역사적 비극' (영화속 대사) 이기에.
- 이 영화는 4.3 항쟁만을 말하지 않는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들 사이의 폭력과 권력적 위계질서
경제적 힘을 가진 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실상들을 고등학교 교실의 장면으로 보여준다.
우린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할 용기를 잃고 살아가는 약자이기에.
조장된 폭력 속에서 서로의 뺨을 때리기 전에, 그 상대를 바꾸어 잘못된 것은 잘못이라고 당당히 맞설 때 폭력은 해결된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도 희생되는 사람은 힘없는 약자일 수 밖에 없음을 아프게 일깨운다.
4.3 때 제주에서 서로의 뺨을 때리는 장면과 같은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며.
여기에 이 영화의 강점이 있다.
이념이 다르다고, 생각이 다르다도 내 이웃을 총을 쏘아 죽이고,
그저 나와 다른 사람을 숨겨주거나, 협조할 수도 있다는 점만으로도 양민을 학살하는 권력이나
현재, 부자 아버지를 등에 업고, 서로의 뺨 때리기를 시키며, 약자들 위에 군림하는 경태나 다를 것이 없다.
- 푸르른 보리밭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 '마더'를 생각나게 했지만.
총살장면에서 푸른 보리가 튀는 장면은 처절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촬영 기술만 본다면)
역사는 늘 강자편이고,
새기고,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진다.
아픈 역사를 들쑤실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지 마라.
우리가 역사의 비극을 잊어버리면 현재도 그러한 폭력과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 아무런 의식없이.
나와 다르다고 배제하고, 편가르기 하는 것.
그 때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이 영화를 보고, 4.3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현대사의 진실들이
어떠한 이념이나 편견없이 진실이 드러날 때.
모두의 기억 속에 꾹꾹 눌려 억압되어져 버린 이름들이 불리어질 때.
그리고 그 한풀이 춤이 모두의 씻김굿이 될 때.
민주주의는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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