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섭 지음
- 소용 출판
- 2026년판

- 식물학자이자 정원가인 송정섭 박사는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원, 연구사, 연구관을 거치며 30여년 동안 화훼 및 정원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이다. 그가 은퇴후 고향 내장산 송죽마을에 300여 종의 식물이 깃든 작은 정원 '꽃담원'을 일구었다. 이곳에서 꽃담원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정원 문화 확산에 힘쓰는 중이다.
- 지난 15년간 매일 아침 삶의 철학이 투영된 식물 이야기를 기록하며 6만 명의 팔로워와 소통하고 있다.
- 이 책은 '은퇴후 막막함을 달래줄 위로의 말을 찾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에필로그에 적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은퇴후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낳은 철학적 사색서이다.
정원을 가꾸며 식물에게서 배운 자연의 철학이 인간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큰 조언임을 배우고, 깨달은 과정이 그대로 녹아있다.
이 책에 쓰여진 주옥같은 문장들은 저자의 그러한 배움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문장의 진정한 흐름을 함께 깨닫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 짧은 32개의 주제로 엮인 글들이기에 매일 한 주제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자연에는 계절이 있다. 그렇듯 우리 인생에도 4계절이 있다. 각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띠고, 서로 공생하는 식물들처럼, 우리도 우리 나이에 맞는 각 계절의 모습과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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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1장. 식물의 성찰>
1. 스피노자처럼 인생의 싹을 틔우는 법
- 서두르지 마라, 때가 되면 흙이 너를 부를 것이다.
- 스피노자 ‘코나쿠스’ : 모든 사물이 자기 존재를 유지하려는 관성
2. 하이데거처럼 때를 기다리는 법
“존재가 진정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지평’ 속에 머물러야 한다.” (하이데거) (p.33)
- 가능성이란 내 안에 이미 완제품으로 존재하는 무엇이 아니다. 외부가 건네는 신호와 내면의 치밀한 준비가 마찰을 일으키는 그 접점에서 발생하는 찬란한 불꽃이다.(p.34)
3. 니체처럼 루틴을 사랑하는 법
- 니체는 ‘영원회귀’라는 가혹하면서도 장엄한 개념을 우리 앞에 던졌다. 만약 당신의 삶이 영원히 똑같이 반복된다 할지라도, 당신은 그 삶을 기꺼이 사랑하고 긍정할 수 있냐는 뼈아픈 질문이다.(p.39)
- 당신의 삶을 지탱하는 진정한 힘은 파격적인 순간이 아니라 당신이 매일 정성스럽게 반복하는 그 사소한 동작들 속에 숨어 있다.(pp.40-41)
4. 헤세처럼 느리게 사는 법
- 인생을 풍요롭게 살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남보다 빠른 속도가 아니다, 나만의 계절을 온전히 누리는 기다림의 미학이다.(p.48)
5. 햅번처럼 내일을 믿는 법
- 성장이란 눈앞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사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켜켜이 쌓여가는 지층의 역사와 같기 때문이다.(p.51)
- 적산온도: 식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온도의 총합’
- 오직 견뎌낸 시간의 총합만이 우리를 진정한 어른으로 만든다.(p.54)
6. 비트겐슈타인처럼 겸허하게 인정하는 법
- 인간의 언어가 대상을 날카롭게 분류하고 정의하는 ‘칼’과 같다면, 식물의 소통 방식은 대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물’과 닿아 있다.(p.58)
-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직함이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지 않고, 상대가 내뿜는 침묵의 결을 가만히 응시하고 그 주파수에 자신의 마음을 맞춘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삶의 고유한 무게를 서로 인정할 때, 우리의 영혼은 비로소 타자와 단절되지 않고 깊게 연결된다. (p.60)
- 침묵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의 여백(p.61)
7. 마르셀처럼 존재를 인정하는 법
- 꽃 앞에 서는 일은 문제 풀이를 멈추고 신비 앞에 무릎을 꿇는 일이다.(p62)
- 마르셀 : 세상을 ‘문제’와 신비‘로 엄격히 구분 : 문제는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면 그만이지만, 신비는 그 속에 침잠하여 존재로 함께 머물러야 한다. 마르셀에게 ’존재‘란 정답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경탄하고 머물러야 할 거대한 신비였다.(p.67)
8. 노자처럼 자연에 몸을 맡기는 법
- 노자의 ’무위자연‘ : 인위적인 욕망의 힘을 보태지 않고, 만물이 스스로 본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하는 깊은 통찰이다.(p.73)
- ‘도(道)’ :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면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파멸하지 않는 이유를, ‘도(道)’ 즉자연의 근원적인 질서 안에 머물기 때문이라고 보았다.(p.73)
- 나무들은 제 속도를 앞당기려 채찍질하지 않는다.(p.74)
<식물의 철학1>
- ‘나’라는 존재의 윤곽선은 내 안에서 그려진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와 부딪히며 남겨진 ‘흉터의 집합’ 일지도 모릅니다.(pp.76-77)
<2장. 식물의 조화>
9. 프로스트처럼 경계를 존중하는 법
- 외부의 소란으로부터 생명을 분리해 내는 단호한 ‘선Line’에 있다. 바로 담장이다.(p.81)
-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p.83. 프로스트의 시 ‘담장을 고치며’에서)
- 우리 삶의 불행은 대개 서로가 너무 멀어서가 아니라 경계를 잃고 사랑이나 친밀함이라는 이름으로 타자의 내면을 함부로 짓밟는 ‘무례’에서 시작된다.(p.83)
- 담장이 있기에 우리는 그 너머의 그리움을 배운다.(p.84)
10. 다윈처럼 치열하게 대화하는 법
- 갈등이 없는 관계는 깊이가 생기지 않고, 투쟁이 없는 삶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선(線)이 그려지지 않는다.(p.90)
- 천이의 과정 : 천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생물들이 들어오고 군집이 점점 바뀌는 것을 말한다.이것은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침입과 그에 맞서는 완강한 저항, 수많은 갈등 끝에 도달하는 위태로운 타협의 상태다.
11. 니체처럼 고난을 받아들이는 법
- 유합조직: 상처를 입으면 그 부위에서 분화되지 않은 세포들이 폭발적으로 증식하며 상처를 덮어버린다. 이를 유합조직이라고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히 흉터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원래보다 훨씬 견고한 조직으로 그 자리를 재구성한다는 사실이다.
- 나무들은 침묵으로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의 굽은 등과 거친 손마디, 마음속에 깊게 팬 흉터들이야말로 당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한 가장 단단한 삶의 뼈대하고 말이다.상처는 존재의 결핍이 아니라 당신이 세상과 치열하게 부딪히며 스스로를 보강했던 ‘구조적 완성’의 생생한 증거다.(p.98)
12. 존 던처럼 연결됨을 추구하는 법
- ‘균근’
- 우드 와이드 앱 Wood Wide Web’
13.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마음의 평화를 살피는 법
- ‘팽압’ : 팽압은 세포 속에 물이 가득 차올라 안에서 밖으로 세포벽을 밀어내는 힘
- 존재를 지탱하는 꼿꼿함은 내면의 숭고한 결심보다 나를 채우고 나를 둘러싼 물리적 조건들이 만들어내는 적절한 압력에서 나오는 법이다. (p.109)
14. 노자처럼 통제하지 않는 법
- 현대 심리학에서도 과도한 통제 욕구의 근원을 ‘두려움’이라 진단한다. 내 삶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막연한 공포가 우리를 스스로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감시하는 폭군으로 만드는 것이다.(p.117)
-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이 마음껏 자라되 서로를 해치지 않도록 적절한 경계를 설계하고, 그 성장 드라마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일뿐이다.(p.118)
15. 레비나스처럼 타인과 살아가는 법
‘- 수관 기피’ : 가까운 나무의 잎사귀들이 서로 닿지 않도록 끝부분에서 스스로 성장을 멈추는 현상
- 존재의 완성은 무한한 팽창이 아니라 타자와 마주한 한계선에서 비로소 이루어짐을 나무들은 몸소 증명해 보인다.(p.123)
16. 메를로 퐁티처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법
-‘표현형 가소성’ : 같은 종의 식물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어깨를 맞대고 자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는 유연한 능력이다. 존재의 본질은 내부에서 고정되지 않고, 외부 세계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주되고 재창조되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비롯된다.(p.128)
- 인간의 영혼은 살아가며 마주한 수많은 인연의 흔적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지층과 같다.(p.129)
-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그가 지나온 무수한 ‘관계의 지형’을 함께 걷고 그 굴곡진 사연을 수궁한 결과일 것이다.(p.130)
당신의 현재는 당신이 만난 세계가 당신에게 남긴 소중한 문장들이다.(p.130)
<실물의 철학2>
- 경쟁은(...) 나만의 ‘적합함’을 찾아가는 처절한 자기 증명.
-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피어나는 삶 너머의 진실 (p.133)
<3장. 식물의 균형>
17. 장자처럼 균형을 이루는 법
- 나를 지탱하는 생의 그물망 중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살피고 그 결핍을 묵묵히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쓰러지지 않는 자신만의 숲을 이룰 수 있다.(p.140)
18. 크로포트킨처럼 협력하는 법
- 나의 아름다움이 누군가에게 영양분이 되고, 타자의 활동이 나의 결실이 되는 순환의 고리, 그것이 바로 경쟁이라는 가면을 벗고 만나는 생명의 본질이다.(p.146)
19. 레비나스처럼 타인을 인정하는 법
- 식물의 ‘접촉에 의한 생장 억제’라는 독톡한 생리 현상/ 식물은 타자의 잎사귀가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순간,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스트레스 호르몬을 내뿜으며 선장을 멈추거나 스스로 왜소해진다. 이를 ‘접촉형태형성’이라고 한다.(p.150)
-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타자를 내 방식대로 이해하거나 소유하는 행위를 ‘전체주의적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경계했다.(p.151)
- 관계에서의 진정한 사람은 상대를 내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온전히 상대다울 수 있도록 기꺼이 ‘거리를 선물하는 행위’여야 한다.(p.151)
20. 마르셀처럼 돌보는 마음을 갖는 법
- 돌봄의 본질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주는 것’에 있지 않다. 본질은 상대가 스스로 일어설 힘이 내면에 있다는 사실을 믿고, 그 힘이 차오를 때까지 그저 곁을 ‘지켜주는 것’이다.(p.157)
- 지혜로운 정원사는 날카로운 가위를 들 때보다 차분히 손을 주머니에 넣고 식물의 자람을 지켜볼 때 더 큰 일을 해낸다.(p.158)
21. 쇼펜하우어처럼 내면을 점검하는 법
- 외적인 소유물은 바람에 흩날이는 잎사귀와 같지만, 내면의 풍요는 땅속 깊이 박힌 뿌리와 같아서 누구도 쉽게 앗아갈 수 없다.(p.163)
- 가장 깊은 곳에 닿아본 뿌리만이 가장 높은 하늘을 우러를 수 있다.(p.164)
22. 노차처럼 유연함을 배우는 법
- 나는 지금 이 환경에 얼마나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는가(p.170)
- 우월함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지만, 적합함은 자신과의 화해에서 온다.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가 가장 빛나는 무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최고라서가 아니다. 당신이 그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p.170)
23. 한병철처럼 멈춰 설 용기를 내는 법
- 억지로 부풀려진 강함은 사실 가장 취약한 상태다. 식물의 진정한 생명력은 밖으로 팽창하려는 욕망이 아니라 안으로 조직을 치밀하게 다지려는 내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p.173)
24. 아도르노처럼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법
- (살면서 우리가 지향해야할 아름다움은 ) 깊은 고통을 통과한 사람의 고요한 미소, 뼈아픈 실패를 딛고 일어선 자의 단단한 눈빛이다. 타인의 상처를 제 것처럼 어루만질 줄 아는 넉넉한 품에서 아름다움이 새어나온다.(p.181)
- 나이든 사람의 아름다움은 꾸며낸 장식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생애가 한눈에 보이는 가장 정직한 보고서다.(p.181)
<4장. 식물의 성숙>
25. 니체처럼 본질을 다지는 법
- ‘이층 형성’ : 이층은 잎이나 열매를 스스로 떨어뜨리기 위해 만드는 ‘분리층’
26. 에릭슨처럼 시간을 견디는 법
- 내면의 경험들을 통합하여 ‘나만의 고유한 씨앗’을 완성하는 시간.
27. 하이데거처럼 지혜를 발견하는 법
-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하이데거)
끊임없는 소음과 생산성의 요구 속에 살던 우리가 마주하는 고요함은, 비로소 자신의 존재 자체와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p.203)
28. 노자처럼 물러날 시기를 아는 법
- ‘공을 이루면 뭄을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 (노자)
29. 장자처럼 나를 비우는 법
- ‘비움’은 단순한 결핍이 아니다, 나를 통해 타인이 빛나게 하는 ‘초월의 공간’을 만드는 숭고한 일이다.(p.213)
- ‘수관층 개방’ : 거목들이 잎을 비워내면 숲의 하층부까지 광량이 도달하여 숲 전체의 생물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나무는 잎을 비움으로써 자신의 무게를 줄여 폭설이라는 위기에 대비하는 동시에, 숲 전체의 생태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pp.213-214)
- 가장 맑은 빛은 가장 텅 빈 곳으로 찾아드는 법이다.(p.214)
- 장자는 마음을 비우는 것은 ‘심재(心齋)’라고 불렀고, 빈방에 햇빛이 가득 찬다는 ‘허실생백(虛室生白)’의 경지를 말했다.(p.214)
30. 레오폴드처럼 공동체를 생각하는 법
- 환경 윤리학자 알도 레오폴드는 ‘공동체의 범위를 대지Land까지 확장해야 한다“라는 대지 윤리를 역설했다.(p.221)
- 이제는 세상을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살리는 ’다정함‘으로 바뀌어야 한다.(p.222)
31. 틱닛한처럼 순환의 이치를 깨닫는 법
- 식물학적으로 ’분해‘는 소멸이 아니라 ’원소의 회귀‘다. (p.226)
32. 아우렐리우스처럼 도약하는 법
- <명상록> ”모든 것은 변화 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늘 바라보라“(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