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5월 봄비가 하루종일 내리던 날.

- 장미가 한 가지에 너무도 많이 피어서 바라보기 행복했다.

그런데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비바람에 꺾인 장미가 쓰러져 있다.
머리가 너무도 무거워 장미가 아래로 휘어져 쏟아져 버린 것이다.
너무도 깜짝 놀라 몸이 먼저 달려갔다.
늘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몸이 먼저 반응하니, 긁히고 다칠 수밖에 없다.
우산을 던지고, 무너져버힌 장미를 일으켜 세우려니 들 수가 없다.
장미가시가 손과 팔을 마주 찔러댄다.
할 수 없이 전지가위를 가지고 와서 아래 장미부터 잘라내기 시작했다.
무거운 꽃들을 다 털어내고나서야 겨우 가지가 세워졌다.
땅에 수북이 쌓인 장미를 보니 너무도 속이 상한다.
왜 이리 정신없이 잘라내 버렸는지,
빗속에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나니 장미가 훵하다.
화단 여기저기에 널린 장미 꽃잎들.
주워다 병에 꽃아본다. 또 다시 가시가 여기저기를 찌른다.
홀딱 젖은 채로 집 안으로 들어와 젖은 머리를 말리고, 옷을 갈아입고 보니,
온 팔이 가시에 찔린 상처 투성이다.
손은 가시가 박혔다 빠졌는지 아리고 아프다.
팔과 손이 아픈 것 보다 잘려나간 장미가 더 마음에 아린다.
너무 많은 꽃을 달고 있을 때 좀 잘라줄걸,
무엇이든 지나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과유불급,
늘 성인의 말은 옳다.
욕심이 장미꽃을 망쳤다. 슬픈 하루다.

(추신) 장미를 마당에 처음 키워보았는데, 사실 넝쿨장미가 아닌 것을 넝쿨처럼 담을 타고 자라도록 키웠더니,
실패의 맛을 본 것이다.
장미를 처음 부터 가지마다 따로 자라도록 묶어주고 세워주어야 하는데,
가지를 한 덩이로 뭉쳐 담을 타고 가도록 만든 것이 사단이 난 것이다.
귀중한 경험으로 삼고, 다음부터는 잘 키워보도록 해야겠다.
정원을 가꾸는데는 7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죽이고, 죽고, 살리고, 살고, 그러면서 식물마다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원의 특성도 이해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이제 1년 되었으니,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생명을 키우는 일은 정말 힘이 든다. 하지만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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