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
(Fates and Furies)
- 로런 그로프 장편소설
- 문학동네 출
- 2015년 판
이 소설은 두개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운명'은 운명의 햇살 속에 찬란하게 빛나는 남자 로토의 관점에서 쓰여진 사랑과 결혼,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고
'분노'는 분노의 그림자 속에 스스로를 감춘 여자 마틸드의 관점에서 그들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그 속에 감추어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의 '운명' 부분을 읽을 때는 너무도 지루하고 잘 읽히지 않아서
'멱시 미국 소설은 나하고 안 맞아'하면서 읽다가 한 2년쯤 포기하고 침대 머리맡에 놓아두었다.
그러다 오바마가 극찬한 소설이라는 기사에 현혹되어 다시 읽게 되었는데.
앞부분을 다시 읽으면서도 '이 소설이 왜 잘 쓰인 소설이라는거야?..."하며 엄청 지루함을 참고 꾹꾹 여러날 걸려 겨우 읽었다.
겨우겨우 앞부분을 넘기고, (앞부분은 p.321나 된다)
' 분노' 부분에 이르렀을 때는 너무도 재미 있어서
단숨에 하룻밤사이에 나머지 부분을 읽어버리고 말았다.
('분노' 부분은 pp.323~593/그러니까 이책은 600 페이지나 되는 굉장히 두꺼운 소설이다.)
그렇게 다 읽고 나서는 '그래, 참 재미있는 소설이군.!'하며 감탄을 했다.
왜 잘 쓰여진 소설이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뒷부분의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알게 된다.
원래 작가는 이 소설을 두 권의 책으로 내려고 했다고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것이 앞의 '운명'부분을 읽어야 ' 분노' 부분의 내용이 이해가 되고.
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 그리고 그녀의 사랑과 열망, 그리고 분노를 이해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는 '분노'부분에서 자신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
우리는 같은 사실과 현상 속에서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 어쩌면 그리도 다를 수 있는지?...
같은 현실을 겪으면서 얼마나 다른 관점에서 버티는지...
난 소설을 읽으며, (물론 뒷부분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이 소설은 페미니즘적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토록 갈망했던 '가족', '소속감, '집' 그리고 '사랑'.
그 속에서 억압받고, 버림받고, 상처 받고, 외로움에 떨고...
그래서 그녀의 유일한 사랑과 가족이었던 로토를 향한 집착과 열망 사랑을 지키지 위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그녀는 결국 피해자일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삶은 시대나 문화를 달리해도 결국 다 비슷비슷한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슬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