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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아르카디아

by 비아(非我) 2018. 6. 4.

아르카디아

- 로런 그로프 장편소설

- 문학동네

-2012년 판



- 로런 그로프의 소설로는 내가 두번째 읽게된 소설이다.

- 사실 <운명과 분노>를 쓴 작가와 같은 작가인줄 모르고, 누군가의 소개글을 읽고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빌리고 보니 같은 작가의 책이었다.

- 그로프의 소설은 처음은 읽기가 힘이 든다. 아주 짧은 문장들 속에 정교한 묘사가 머릿속에 장면을 그리는 속도보다 빨라 힘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읽어나가다가. 1/3 쯤 읽어 그 호흡을 따라가게 되면 책을 손에 놓지 못하게 된다.

문체가 특이하고, 어떤 구절들은 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아르카디아는 고대 그리스 펠로폰네소스반도 한 지역의 지명이며 현재도 같은 이름의 고장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아르카디아는 목신의 영토로, 숲의 신, 나무의 요정, 자연의 정령인 님프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목가적 낙원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소설 속의 아프카디아는 현재속에 자연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건설한 마을 이름이다. 그 속에서 나서 자란 '비트'(남자주인공)는 마치 인간을 끝까지 사랑하지만 신과 인간들로 부터 버림받고 고통을 당하는 아주 인간적인 신 처럼 그려진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더블어 호흠할 줄 아는. 인간들로 부터 끝없이 배신을 당하고 공동체가 해체되어 도시로 나오지만 끝까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으며, 그 순수함 또한 잃지 않는 사람이다.

- 함께 모든 것을 나누고, 함께 생활하는 유토피아적 공동체는 물질 적 결핍으로 인해 와해되지만. 모든 것이 허용되는 자유가 인간을 망쳤다기 보다는 공동체의 모든 것을 나눈다는 의미를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트의 입을 통해 말하듯이 '공동체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사랑을 나누고, 이해하고, 문제가 있을 때는 대화로 풀고,

이러한 연결고리는 물질적인 것을 초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가 실패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생활한다는 의미를 사람들은 물질 적인 생산과 분배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기심이 생기고, 나태함이 생기고, 그래서 빈곤 과 결핍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이러한 것은 같은 공동체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비트는 공동체를 항상 따뜻하게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자신의 삶의 기반으로 삼는 반면, 못입고, 못먹고, 항상 궁핍에 시달렸다고 기억하는  헬레는 공동체를 벗어나고 싶어하고, 벗어나서도 항상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물질 적인 것만을 쫒다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말게 되는 두 사람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 유토피아는, 아니면 적어도 자연공동체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명예욕, 모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견해의 차이, 노동력의 차이 등으로 인해 불가능하기만 할 걸까?...공동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리더가 생기고, 남보다 좀 더 편해지고, 좀더 잘 먹으려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면.(그래서 공산주의가 실패할 수 없었는지도)...나는 공동체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좋지만 그것이 자식들에게도 꼭 좋게 받아들여지리나는 법은 없고,,,

 작가는 아르카디아의 삶과 도시 속 사람들의 삶을 대비시켜 묘사하고 있지만, 우린 그럼에도 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살아가지 못하고, 결국 작은 공간에 갇혀 매일 똑 같은 삶을 되풀이 하며, 인스턴트에 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작가은 마지막에 자연 속에서 살아가건, 도시에서 살아가건, 사랑하는 가족이 기반을 이루고 살아가는 곳이 곧 아프카디아가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진정한 유토피아(아르카디아)는 사람들의 관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랑, 자연과 더불어 호흠과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병행되어지지 않으면 진정 가능하지 않은 것' 이라는.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다. 자연에서 잠시 모든 것을 빌려쓰고 있는 나그네일 뿐이라는...그런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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