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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

by 비아(非我) 2019. 11. 17.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

- 제스민 워드 장편소설

- 황근하 옮김

- 위즈덤하우스

 

 

<책 소개>

 

2017년 전미도서상, 2018년 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 수상작. 2011년 『바람의 잔해를 줍다』에 이어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소설가이자 가장 시적인 소설가로 손꼽히는 제스민 워드는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를 통해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흑인 엄마 레오니는 열세 살 소년 조조와 어린 여동생 케일라를 태우고 백인 아빠 마이클이 수감된 파치먼 교도소로 떠난다. 위태롭기 짝이 없는 여정 끝에 도착한 파치먼에는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리치의 영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조조는 위험한 여정을 되짚어 리치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예스24 책소개)-----------------

 

조조, 레오니, 리치 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소설은 정말 가슴 아리도록 슬프고, 묘사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하나의 씻김굿을 보고있는 그런 기분이랄까?...

어쩌면 이리도 아픔을 저리게 잘 표현했을까?...싶어 눈물이 났다.

 

우리의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귀향'을 생각하고. 그 곳의 마지막 장면인 씻김굿을 생각나게 한다.

일제시대에 멀리 남아메리카까지 떠나 그곳 농장에서 일하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아직도 그곳에서 떠돌고 있을 영혼들을 생각한다.

러시아, 만주로 독립운동을 가서 혼백으로도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을 생각한다.

일제때, 혹은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제주도에서 ,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

세월호에서 숨막히는 공포에 떨었을 어린 영혼들.

우리에겐 너무도 많은 묻히지 못한 자들이 있음에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더욱 소설이 가슴이 아프다.

 

조조가 아직 어린아이로서는 짊어지기에 너무도 무거운 삶의 무게에 지쳐

'나의 등. 나의 척추,,,뒤가 벽이다.'하는 묘사에선 눈물이 났다.

레이니와 조조, 결코 서로 가족임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아이와 모성이 없는 엄마. 그들이 서로 다가서지 못하고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고, 서로에게 더욱 상처를 주는 모습들을 보며 현실속의 어리석은 나의 모습을 본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폭력을 정당화하고, 서로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들에게서 우리 사회를 본다.

우리가 서로에게 자꾸만 상처를 주는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마음속에서 닳고 닳아 칼처럼 뽀족해져 버려서일거다.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록 가시로 상처만 주고 받는 사람들.

 

'옛말 사람들은 늘 말했지, 사람이 나쁘게 죽으면, 때로 너무 끔찍해서 신조차 참고 보기 힘들 정도로 나쁘게 죽으면, 그 영혼의 절반이 여기에 남아 떠돈다고,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평화를 찾아서 말이다.'(p.333)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어딘가에서 집으로 향하여 헤매고 있을 영혼들의 노래가 우리 곁에도 들리고 있지 않을까?...

 

책을 읽을 때는 많은 생각들로 줄거리를 놓치곤 했는데, 책을 덮고나니 먹먹함 외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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