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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상식의 재구성

by 비아(非我) 2021. 8. 25.

- 조선희 지음

- 함빛비즈 출판

 

 

한국 사회는 사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냉철하게 이해해야 할 정치사회적 문제조차도 감정적으로 변질되어 분노로 양극화되어 가는 중이다. 각종 미디어와 SNS에서 쏟아내는 단절되고 맥락 없는 정보들은 대중에게 혼란과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포인트로 잡았다. 쟁점도 많고 갈등도 많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팩트’를 체크하고 배경을 짚어줌으로써, 문제를 좀 더 넓은 시야로 들여다보고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 많은 이들이 역사적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넘쳐나는 정보에 휘둘려 감정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 책에는 한국의 근현대사가 들어 있다. 상식은 사실을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넓고 깊게, 그리고 정확히 아는 데서 상식의 중간지대가 만들어진다. 상식의 중간지대가 넓어지면 갈등 해결의 내공도 늘어난다.
사회갈등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현 이슈들에서 한 발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는 독자들이 생각의 힘을 발동해 직접 판단하게 하기 위함이다. 한국사회가 알아야 할 지식을 제공하되,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해 지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한국 사회는 인구밀도의 물리적 조밀함보다도 미디어 포화상태의 심리적 조밀함이 더 문제가 되었다. 또한 자부심과 열등감 사이에서 널뒤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은 지난 100년 사회발전의 속도만큼 변화무쌍하고, 바깥의 힘에 휘둘린 역사만큼 남들의 평가에 예민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작은 충력에도 금이 가기 쉬운 취급주의(fragile)’ 물품 같다."(p.19) 고 코로나를 겪고 있는 현 한국사회 이야기 한다.

저널리스트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지은이가 바라본 한국의 모습은, 혹은 한국의 현대사와 한국인의 모습은 긍지와 더불어 우려점또한 많다.

'불평등 퍼즐', '미디어 디스토피아' 갑작스런 (단기간에 민주주의 경험없이) 민주화의 성취로 인한 '민주주의 멀미'  한국사회를 끊임없이 괴롭혀오고 있는 '이념의 트라우마' 이런 문제들.

통일국가를 이룩한 '독일'의 경우와 가장 인접해있으면서 우리와 역사적으로 너무도 얽혀있는' 일본'의 사례들과 함께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이라는 부제와 같이 우린 한국인이라는 신분에 가끔은 긍지를 가끔은 '다시 태오나고 싶지 않은 나라'로 여기기도 한다.

 

난 이책에서 두가지 쟁점에 대해 지은이와 같은 공감과 우려를 떠올렸는데, 하나는 미디어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우리의 정치현실- 비토그라시, 검찰개혁 등에 관한 부분이다. 특히 난, 한국사회의 '비토크라시의 늪'에 대해 평소 굉장히 심각하게 , 그리고 우울하게 생각하고 있던 터라 이부분에 대한 극한 공감과 같은 우려를 표할 수 밖에 없다.

지은이의 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 미디어와 언론

"갈등 자체는 강도가 높지 않지만 체감하는 갈등의 강도는 높다는 것, 실제 사회불안요인에 비해 불안심리가 훨씬 과장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미디어 과밀 사회의 심리적 환경이다.(p.95/미디어 초과밀 한국사회)"

정치권력과 미디어의 협공 사이에 진실이 놓였을 때 양심의 힘이 진실을 구출할 만큼 늘 강하지는 않다. 역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드라마가 아니다. 진실이 수면 위로 떠룬 경우보다 그대로 수장된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역사는 진실을 밝히는 백서들의 도서관이기보다는 희생양들의 공동묘지에 가깝다.(p.139/프랑스 혁명 그리고 드레퓌스)"

 

미디어는 정치와 데칼코마니, 대칭구도다. 미디어는 정치를 미러링한다. 정치가 점잖으면 언론도 점잖아진다. 교과서대로하면 정치가 싸움판일 때 견제하고 중심을 잡는 게 정론의 저널리즘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가 전쟁일 때 언론이 그 주 무대가 된다. 특히 과포화의 뉴미디어 시대에 과당경쟁하는 매체들이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려 할 때 정치권의 지지기반을 공유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다. 미디어와 정치의 협업은 양쪽 모두에게 생존전략이다.(p.169)

 

 

2. 검찰

"군부가 무력화된 시대에 검찰이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검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미처 마련하지 못한 민주도상국들에게서 가끔 있는 일이다. 이러한 과도기, 검찰패권의 시절에 검찰 책임자가 정치인 이상으로 주목받기도 하지만, 정쟁에서 부각된 이슈맨이 대통령 후보로 떠올려지는 것은 정치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정치 양극화가 빚어낸 기이한 풍경이다. 이야말로 민주주의 위기의 한 징후다. (p.180)"

 

불신사회, 혐오사회는 정치와 미디어에 투사되는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정치와 미디어가 달구어진 프라이팬처럼 이슈들을 튀겨내면 갈등과 불신의 파편들이 튕겨 나가 일상생활 속에 쌓인 신뢰 자본을 잠식한다. 그 왜곡된 이미지를 우리는 우리 자신이라 여기고 있다.(p.537)

 

지은이는 '한국인의 정치감정을 (1) 순교자에 대한 숭배, (2) 보상심리로서의 혐오 (3) 비폭력 사회의 뉴노멀 (4) 결정후 장애 (5) 정치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한다.

 

또한, 현 한국사회의 문제로 '정치의 양극화'를 들고, 그 양극화가 가져오는 것들을 (1) 미디어 양극화 (2)극구, 질 나쁜 민주주의,(3) 정치 편집증 (5) 비토크라시의 사회적 비용(5) 검찰 증독증 등을 들고 있다. 

 

"불신사회, 혐오사회는 정치와 미디어에 투사되는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정치와 미디어가 달구어진 프라이팬처럼 이슈들을 튀겨내면 갈등과 불신의 파편들이 튕겨 나가 일상생활 속에 쌓인 신뢰 자본을 잠식한다. 그 왜곡된 이미지를 우리는 우리 자신이라 여기고 있다.(p.537)"

 - 겨우 이룩한 민주주의, 다시 민주주의를 위협받는 사회를 만들지 않기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며 '아니오'를 외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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