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옌렌커 장편소설
- 김태성 옮김
- 자음과 모음 출판
- 2021년판
<책소개>
제1회,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을 수상했고, 중국 문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성취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옌롄커의 『일광유년(日光流年)』이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옌롄커는 해마다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는 살아 있는 거장이며,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일광유년(日光流年)』은 옌롄커 스스로 가장 큰 전환점이자 가장 기념할 만한 글쓰기 프로젝트라고 평가한 작품이다.
『일광유년』은 한 마을의 대를 잇는 참혹의 세월을 기록하며, 권력과 성애와 생육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담아냈다. 문명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마을 산싱촌. 그곳에서는 몇 대에 걸쳐 원인 모를 목구멍 병이 횡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길어야 마흔까지밖에 못 사는 마을 주민들은 그 병의 기원과 예방법을 파헤치려 대규모의 노력을 기울이는데…… 소설은 그 어둠의 역사 속에서 삶과 한 몸인 죽음에 대해 뜨겁게 성찰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사르트르로 부터 시작되는 실존주의적 사고 '신은 죽었다'는 상황은 더 이상 절대적 가치의 상실을 의미한다.
신이 부재한 세상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최대의 투쟁은 성실함이라고
까뮈는 <페스트>에서 말한다.
이 소설 또한 신이 부재한 세상 속에서 인간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다.
메뚜기 떼의 습격, 오랜 가뭄으로 인한 기근. 모든 식량이 말라죽어 없는 상황에서 겨울이오고,
들판의 초목조차 뜯어먹을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대의 노력은 그야말로 생존투쟁이 될 수 밖에 없다.
목구멍병으로 젊었을 때 늙음을 경험하지 못하고 죽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더이상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현재를 즐기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하지 않는가.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위한 처절한 투쟁을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치부하는 것도 아니될 일이다.
인간으로써 실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새로운 희망이 거기서부터 싹뜨는 것이다.
인간은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갈구한다. 다른 사람은 모두 60세 이상을 사는데, 유독 나만 30~40세 전후에 죽어야 한다면, 너무도 억울한 일이다. 그래서 삶을 연장하기 위해 무슨 짓인들 하게 된다. 기본적 욕망이니까. 삶에 대한 갈구이므로.
바러우 산맥 아래 살아가는 산싱촌 사람들은 석회가 섞인 물탓에 목구멍 병에 걸려 30세 전후에 죽는다.
처음 촌장은 단명하는 것이 토질탓이라 여겨 땅을 갈아업고, 다음 촌장은 유채를 먹으면 나을 것이라 생각하여 가뭄에 굶어죽어가면서도 유채를 사수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쓰마란은 촌장이 되어 도시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해 수로를 건설하는 일을 한다. 이는 마을사람들의 생명을 연장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해당한다
이 소설은 시간이 거꾸로 전개되어 쓰마란의 죽음에서 시작하여 탄생으로 끝난다.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물처럼 흘러 인생의 허무를 말하는데, 이러한 전개는 인간의 삶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덧없는 일인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짦은 삶속에 란과 쓰쓰의 애절한 사랑이 있고, 주추이의 짝사랑도 포함되어 있다.
삶을 위해 , 공동체를 위해, 실존을 위해 살아가는 삶의 양태들은 너무도 다양하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도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애절하고 안쓰럽다.
주인공 쓰마란을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고 권력에의 집착을 보여주는데, 그는 촌장이 되기 위해 사랑을 버리고, 삶을 연장하기 위해 란쓰스로 하여금 도회지로 나가 몸을 팔게 한다. 또한 마을의 수로를 만들기 위해 남자들은 피부를 팔고, 여자들은 몸을 팔게 한다. 우리가 추구하고 끊임없이 이루고자 했던 일이 일순간 와르르 무너져 버릴 때 무엇을 위해 삶을 더 지탱할 수 있겠는가?... 그 덧없음을 알면서도 추구하게 되니 인간인 것을.
몇백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너무도 서글프다. 우리의 삶도 일광유년인 것을
그 속에서 갖은 욕망으로 허우적거리는 것이 삶인지라...
그럼에도 작가는 생명에 풍성함을 놓지지 않는다. 또하나의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 아름다운 삶을 또 이어갈 수 있기에
죽음과 함께 놓은 새생명의 탄생은 천국의 모습을 닮아 있다.
955쪽의 아주 두꺼운 장편소설이지만,
마을의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놓여 있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그래서 역자는 옌롄커를 가르켜 , 영혼을 담아 목숨을 걸고 써내는 '발분지작'의 작가라 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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