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효상 지음
- 안그라픽스 출판
- 2012년 초판 / 2020년 판
<책소개>
2011년까지 중앙일보에 연재한 칼럼 '아기택처(我記宅處)'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써온 글을 섞어 다시 편집한 것이다. 건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구조와 기능은 물론, 그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아울러온 저자가, 국내ㆍ외 여행을 통해 발견한 건축과 삶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삶의 실체를 그려야 하는 건축가에게 가장 유효한 건축 공부 방법은 여행임을 보여준다.
박노해 시인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를 책의 제목으로 사용한 이 책은 건축에 관한 이야기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글을 잘 쓰는 문필가로 이름 높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서 그는 글재주가 아니라 건축을 보는 안목이 높은 것이다. 승효상은 자신의 건축에 관해서나 남의 건축(우리의 옛 건축이건 다른 나라 건축이건)에 관해서나 반드시 구조와 기능은 물론이고 그것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모두 아우르며 말한다. 그래서 그의 건축이야기는 언제나 인문정신의 핵심에 도달해 있고 승효상은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는다."
는 유홍준 교수님의 추천글 처럼, 이 책의 글들은 너무도 아름답다.
그리고 건축가로서 건축에 대한 사랑과 자연, 인간의 삶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건축물에 대한 아름다운 생각들 속에 빠져 읽다가
나중에는 그 문장들이 아까워 메모를 했다.
메모한 글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건축은 프레임으로만 존재하며 자연을 적극적으로 매개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p.174. ‘병산서원’)
더 큰 문제는 온몸과 영혼으로 감당해야 했던 역사의 장소들을 뒤바꾸고 변지시키고 희화화해서 성스러운 역사적 진실을 왜곡시킨다는 데에 있다. 그러한 왜곡의 풍경이 관광인가? 적어도 관광이 ‘빛을 본다’는 의미를 가진 낱말이라면 진실을 왜곡하는 풍경은 헛되다.(p.233. ‘제주도’ )
그 풍경이 위선이라면 우리의 삶도 위선이며, 그 도시가 단편적이면 우리의 삶도 부질없다.(p.235. 제주도)
제주가 가진 천혜의 아름다움이 빚는 서정적 풍경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서정적 풍경이 우리가 빚은 서사적 풍경을 더할 때, 그때에만 그 속에 사는 우리들은 존엄할 수 있을 게다. 그를 성찰적 풍경이라 한다.(p.235. 제주도)
‘건축은 빚 속에 빚는 볼륨의 장엄한 유희이다’ (코르뷔지에가 파르테논을 스케치하며 한 말/p.239)
침묵과 고요는 이 건축을 지배하는 언어이며 비움음 그 형태였다. (p.255. ‘봉정사 영산암’)
여행을 하면서 마주하는 건축물들을 바라볼 때 그 아름다움을 조금 더 알아보게 된다면
혹은 그로인해 삶을 좀더 사랑하게 되거나, 스스로를 비울 수 있게 된다면
이 또한 이책이 주는 또 하나의 소득이 될 것이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는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흘림기웅에 기대서서. 학고재, 1994) 책을 읽고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 책 다음으로 이 책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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