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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영화, 또 다른 세상

로기완(2024)

by 비아(非我) 2024. 3. 5.

- 대한민국
- 드라마, 르와르, 로맨스
- 개봉: 2024.3.1
- 131분
- 넷플렉스 오리지널
- 청소년관람 불가
- 원작 : 조해진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 감독: 김희진
- 주연: 송중기, 최성은

 
<내용>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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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라고 하지만 실제 촬영은 헝가리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소설속에서 벨기에 도시의 배경 묘사가 상세하고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도시를 찾아 헝가리에서 촬영했다지, 아마도, 잘 모르나 별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고.
아무튼 낮선 땅 , 낮선 환경, 언어도 통하지 않은곳에  혼자 떨어진 이방인의 삶은 그 장소가 벨기에건 헝가리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마지막에 던져진 대사 '난 이 땅에서 거주할 권리 보다, 떠날 수 있는 권리를 원했던것 같다'라는
'살 권리도 없지만, 떠날 권리도 없는 이방인'
아마도 현재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난민'들의 삶 또한 마찬가지 일거다.
 
한 나라가 있다는 것, 
조국이 있어, 그 조국으로 부터 떠날 자유도, 또 다시 언제든 돌아갈 자유도 있다는 것의 당연함을
우린 한번도 고맙게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송중기라는 배우는 선하고 , 다소 엘리트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다소 어벙해 보이는 표정이 어울릴 때도 있어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애쓰는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하려나? 했는데,
케스트하우스에서 돈을 내고도 방에서 쫒겨나는 장면을 보고,
그래, 참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군 하면서 , 참 어울리는 캐릭터 소화력이란 생각을 했다.
나름의 상상한 것 이상의 순박하기만하면서도, 악착같은 역을 좋은 연기력으로 보여주었다.
 
최성은 배우는 내기억에는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
참 반항적이면서도, 내면이 너무도 여린 '마리'역으로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어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 '로기완'은 두 배우의 훌륭한 연기 덕에 살아난 영화라 할 수 있다.
원작의 내용과는 다르게, 거의 '로맨스'영화가 되어 버렸지만,
짧은 시간동안 한 단면만을 보여주어야 하는 영화의 한계이니, 그런대로 잘 소화된 편이라 할 수 있다.
 
원작 소설처럼
다양한 이방인들의 타국에서의 처절한 삶과의 투쟁을 몇 부작으로 착실히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로기완의 이방인으로서의 삶의 처절함이 후반으로 가면서 로맨스 위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아쉬움 같은 것이랄까.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두사람의 로맨스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공감이 잘 가지 않았다고도 하는데.
난 '아픔을 겪고 있는, 살아감 자체가 힘든 사람들은 서로의 아픔을 단번에 알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절실함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은 간절함이 이해가 된다.
또한 마리에게 있어선, 살아갈 이유가 없어 삶자체를 포기하며 막 살다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남자'를 보았으니
단연 신기하고 관심이 갔을 것이다. 거기다 잘생긴 남자이며 성품 또한 바르지 않은가^^
그래서 서로를 위해주며 끝까지 두 사람이 행복해지면 좋겠다.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왜 로기완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얼어죽을 때까지 쓰지 않았을까?'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죽음값이라고 생각했으면, 어머니가 그 돈을 가지고 타국에서 행복하길 원하지 않았을까?, 얼어죽을 정도로 고생하는 장면을 보았다면 어머니는 정말 저승에서도 피눈물을 흘렸을거다. 그 어리석음에.
 
마리의 도움으로 조선족으로 속이고 공장에 들어가, 그나마 방이라는 공간에서 살게 되었으니
마리에 대한 고마움은 아마 평생 잊지 못했을거다. 화장실 바닥에서도 자보았으니.
결국, 공장에서 쫒겨나고도 마리의 집에서 살 수 있고, 그녀 아버지의 소개로 변호사도 만나 거주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녀가 처한 위기에서 그녀를 목숨걸고 구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만약, 그가 마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그는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얼어죽었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구세주가 나타나지는 않으니.
 
아무튼, 원작 소설과는 다르게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민자, 난민 들의 삶의 현실 보다는.
 
사실, 국제사회에서,
유럽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떠도는 난민들의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다.
그렇지만, 받아들인 난민들로 인해 일어나는 많은 사회적 문제로 어느 나라에서도 난민에 대해선 긍정적이지 않다.
그것이 현실이다.

이 '나라'라는 울타리는 있어도 탈,  없어도 탈이다.  
너와 나.  자국민과 이방인 을 나누는 이 나눔과 배제는  살아남기위한 인간의 연약한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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