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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철도원 삼대

by 비아(非我) 2024. 7. 31.

- 황석영 장편소설

- 창비 출판

- 2024년도 판


"거장 황석영과 노동의 삼대, 노동의 백년"

투쟁의 역사도 유전되는 것일까. 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삼대의 후손 이진오는 굴뚝 위에 올라있다. 아파트 십육층 높이의 발전소 굴뚝 위에서, 부당한 해고에 대항하여 투쟁중인 그는 페트병에 가족의 이름을,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 그들을 호명하며 길고 추운 밤을 견딘다. 꿈과 환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소환의 시간이 시작되면 가족들의 이야기, 노동의 백년이 유장하게 펼쳐진다. 이백만, 이일철, 이지산의 철도노동자의 역사가 노동조합과 주의자와 사상과 투옥과 함께 독립운동가 '이재유'등의 실존 인물의 역사와 엮여 흐르고, 이백만의 아내 주안댁, 막음이 고모, 이일철의 아내 신금이와 같은 여성의 역사가 장쾌하게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부당한 대우를 당한 동료를 위해 파업을 결의하고 해고를 감수하는 공장 노동자 신금이의 활동을 따라 읽다보면 이 거대한 이야기가 곧 한국인의 노동의 백년에 관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세계가 함께 읽는 작가 황석영이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필생의 역작을 펴냈다. 방북중 만난 영등포 출신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작하게 된 역사를 질주하는 기차 이야기. 우리 소설의 계보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한다. 염상섭의 <삼대>, 채만식의 <탁류>와 같은 거대한 이야기를 그리워한 독자가 특히 반가워할 만한 소설다운 소설. <객지>를 통해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정확하게 들여다본 황석영이, <장길산>, <삼국지> 등을 통해 수많은 인물의 개성을 거침없이 구성하던 황석영이, <손님>을 통해 우리 역사의 모순을 직시하던 황석영이, 독보적인 이야기꾼이 돌아왔다.

- 소설 MD 김효선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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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부커상 국제상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 이 좁은 원둘레는 지상의 일상과 시간을 벗어난 우주선의 조종실 같은 곳이다. 그는 죽지 않고 여기 살아 있으나 세사은 전혀 그를 의식하지 않았다.

(굴뚝 농성을 하고 있는 이진오의 소외감을 표현한 글귀)

 

- 조태준(해고자)에게 그들은 벽지의 흠집처럼거기 있어 잠깐 시선에 걸리기는 하지만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아 익숙해진 작은 흔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공장주 입장에서 바라보는 농성자나 노동자들에 대한 시선)

 

- 일제 치하에서 노동자들이 왜 사회주의에 접어들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해방후 일제 잔재 청산을 하지 못한 남한의 역사가 노동계급의 삶에 어떤 영향을 가져왔는지,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비극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되풀이 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거장의 작품이다.

 

우린 이 시대를 살아가며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서로의 생각이나 이념,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서로를 적으로 몰고,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다시 물어보고 되돌아보게 한다.

이 시대의 아픔은 언제나, 그리고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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