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읽고
'위워드적 인간'이 우수하다는 사고와
중세 종교의 긍정적 영향력에 대한 편견에 우려를 느껴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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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책은 문화의 한 부분으로 우리의 사고를 형성한다. 논문은 하나의 논조를 세우고, 이 논조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증거 자료와 실험자료를 동반한다. 즉, 나의 논조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들로 채워지고, 그와 반대 자료는 무시된다. 특히 현재 유튜브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건강‘에 관한 정보들은 보면 같은 식품인데도 좋다 나쁘다가 많은 실험을 증거로 들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쪽 논리가 옳아서 좋은지는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회, 심리, 경제 등에 관한 저술 또한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그 주장을 강화하는 많은 자료들로 논증을 강화한다. 따라서 그 책을 읽는 독자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있는지를 살펴보고, 자신의 입장에서 다시 해석하면 된다.
같은 시대, 같이 일어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해석하는 역사가의 입장에서 전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고 해석될 수 있듯이, 세계사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해석은 경제, 정치, 사회, 심리, 인류사, 각 학자의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어진다는 말이다. 종교가의 입장에서 보면 종교가 인류발전에 공헌한 부분과 긍정적 영향력에 대한 입장에서 평가할 것이고, 경제사적 관점에서는 산업제도의 변화가 인류의 발전을 이끌어온 입장에서 평가할 것이다. <위워드>의 저자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위어드>는 한 편의 논문이라서, 학술적 입장에서 저술된 것이다.
논문은 다른 저서들과 또 다른 관점에서 특히 자신의 논증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엄선하여 주장을 펴나가야만 설득력을 가진다. <위워드>는 지금까지 세계사의 원동력이 경제, 지리적인 영향력이 강력하다고 주장해 왔던 많은 저서들-특히 총균쇠-에 반하여 자신은 그러한 힘이 ’문화의 진화‘에도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는 관점을 가진 책이다.
세계사는 어느 하나의 관점에서만 평가되어지는 것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되어지고, 현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을 찾아 긍정적인 입장에서 미래사회를 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역사발전이 ’어디에서 원동력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점을 찾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고, 미래사회에는 어떠한 힘과 영향력이 필요한지를 숙고해 나가야 한다.
<위워드>가 3차 산업혁명 시기을 일으킨 유럽 문명의 원동력이 경제적인- 혹은 지리적 영향- 부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진화‘에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 읽는 독자는 ’4차 산업혁명‘시기를 살아갈 미래 사회에 대해 ’어디서 그 원동력과 긍정적인 미래사회의 힘‘을 형성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고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종교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조종하고, 정치적으로 관리해 욌는지를 보여준다. <위워드>는 중세 기독교가 ’결혼강령‘을 통해 부족의 집단주의를 어떻게 해체하고 핵가족으로 나아가게 했는가를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이 ’위워드적 사고와 인간‘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고 해서, 중세 기독교가 보여준 부정적 영향력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세는 ’문화적 암흑기였다’는 평가는 사실 ’르네상스 시대‘와 비교하여 평가되는 말이다.
중세 교회(성당) 건축물은 건축사적으로 굉장한 아름다움을 가져와 고대 신정의 건축양식을 계승발전시켰으며, 종세 다양한 종교화는 미술사에 있어 큰 영향력을 끼쳤다. 어떤 것이건 인류사의 발전에 암흑기였다고 하는 것은 후대의 평가에서 나온 말일 뿐이다. 고대사회에서 점점 농경사회, 봉건제, 그리고 상업의 발달에 따라 도시가 형성되고, 산업이 발달하는 경제적 발전의 토대 위에서 사람들은 그 사회에 맞은 문화와 제도를 발전시키고, 적응하며 살아왔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를 필요로 하고, 그들을 교육하기 위한 학교를 세우면서, 대대적 공교육제도를 확립한 것을 예로 들어, 경제적 필요성이 문화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듯이, 중세 기독교의 ’결혼강령‘ 또한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종교적 입장에서 이용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는데, 그것이 문화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산업사회 형성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아직 ’가족주의, 친족주의‘가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 늘 ’내 가족‘이 우선이며, 같은 학교, 같은 지역 출신을 더욱 선호하고, 친근감을 느낀다.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이것으로 인해 사회에 만연해있는 부패와 질서의 무시, 노력하는 사람이 설 수 없는 사회, 끈과 줄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회를 여전히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런 점은 도시와 농촌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떠한 심리가 좋다고 하는 평가는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느냐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져야 한다. 어떤 심리나 문화가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거나, 그로인해 소외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부패를 만들어 낸다면 그 제도와 사회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농촌의 텃세, 친척에서 먼저 주는 이권, 등의 형태 또한 농경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위워드적으로 분석하면, 도시는 산업화 도시화됨에 따라 개인주의화 되어지고, 농촌사회는 아직 농경사회의 특징이 남아 있다는 것이지, 도시사람들이 우수하고 농촌사람들은 그렇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유럽인들이 자신들은 문명화되어 우수하고, 아프리카 원주민은 미개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어떤 사고와 심리적 작용은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경과, 경제적 조적 등에 의해 비롯되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우위가 평가되어 지는 것은 아니다.
’위워드‘는 경제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해 인간들이 만들어낸 ’문화의 진화‘에 따른 결과이지, 인간 종 자체의 ’우수성‘의 결과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위워드는 결국 경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 정치적 문화의 산물일 뿐이다. 하지만 이 문화적, 심리적 영향력을 무시해서는 왜 이런 심리가 형성되었는지, 그러한 문화적 진화가 사회, 경제에 또 다시 주는 영향력에 대해서 간과해서는 올바른 분석을 할 수 없다.
’위워드‘적 인간인 이라는 전제는 ’산업화, 민주화, 부유한‘이라는 전제를 가진 단어이다. 이 위워드적 인간이 유럽에서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부유한 국가를 형성하여, 세계를 지배하고, 식민지 약탈, 노예제 형성, 이라는 제국주의 역사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위워드적 인간‘이 현 사회의 지배층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위어드적 사고-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개인적인-‘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부정적인 면은 없는지, 미래사회에는 어떤 인간적 사고가 필요한지, 현재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고 어떤 새로은 인간형을 만들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점에서 ’위어드‘를 분석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인공지능 시대로 나가가고 있다. 현재 ’자본주의‘세계가 가진 문제점이 앞으로의 세계를 살아가는데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 또한 ’서구적 사고‘가 가진 문제점들 또한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걸림돌이 될 지도 모른다. <위워드>에서 마지막장에서 저자가 말한 ’집단지성‘은 어떤 형의 문화진화에서 비롯될지 우린 모른다. 또한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하고 합리적 사고로 평가받고 있는 ’위워드적 사고와 인간형‘이 미래사회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형이라고 평가될지는 알 수 없다. 동양적사고, 집단주의적 사고, 전체에 대한 숙고 등이 미래 사회에는 긍정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개선하여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문화적인 힘을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다.
<위워드>의 저자의 주장과 같이 문화는 인간의 뇌구조를 바꾸어 놀 정도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큰 영향력을 가진 문화라면 긍정적으로 인류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지 않겠는가?
이 책은 많은 토론 거리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래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