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장편소설
- 문학과지성사 출판
- 2010년판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서 살아가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이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한강의 네 번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나직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삶의 진실을 탐문해온 작가 한강이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중심으로,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벽의 미시령 고개에서 40년이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사고,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과 진실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중심으로,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벽의 미시령 고개에서 40년이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사고,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과 진실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출판사 책소개에서)----------------------------
한강 작가의 소설들은
늘 죽음과 삶의 상처가 실려 있다.
삶과 생명, 살아감의 버겨움이 뚝뚝 떨어져, 읽는 이의 마음에도 아린 상처를 남긴다.
어쩜 이리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어쩜 이리도 여린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늘 놀라게 되곤 한다.
무딘 나는 읽으면서도 버겹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한 생각과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느낀 감수성
에 대한 표현을 이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놀라며,
나의 보잘 것 없는 언어력이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지 부끄러워진다.
우주의 하나의 점보다도 작은 인간의 존재
그 속에서 각자 짊어진 삶이라는 무게가
여린 어깨를 그토록 짓누를 때
인간은 각자의 삶을 어떤 힘으로 버틸 수 있을까?
각자에게 어떤 사랑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억센 바람이 삶을 뒤흔들 때 우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분다, 가라'고 작가는 말한다.
인간은 누구도 서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나 자신도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타인이 어떻게 정확히 알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상처로, 자신의 몫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자신의 시선으로 타인을 이해한다.
심지어 가장 잘 알고, 가장 친하며,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래서 그 누구도 타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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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 간혹 누군가가 다시 글을 써보는 게 어떠냐고 권고하면 무관심한 침묵으로 답했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었다. 백지 앞에 앉는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가슴을 짓누르는 공포를, 쓰레기 위에 덮인 눈 같은 생활의 고요가 물기와 썩은 고깃점들에 뒤범벅이 되는 순간의 예감을.(p.40)
-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뜷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 실제로 까마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려 있으리란 것을,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없으리란 것을 몰랐다.(p.64)
- 일어서
소리치지 마,
참아,
다리를 끌지마, 멈추지마,
다픈 데를 만지지 마.
그래, 계속 걸어가.
나는 괜찮아.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