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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다른 세상

나의 이웃 히틀러(2023)

by 비아(非我) 2025. 2. 23.

- 원제목: 나의 이웃 아돌프

 

- 이스라엘, 폴란드, 콜롬비아

- 코미디, 드라

- 96분

- 개봉: 2023.3.30

- 12세 관람

- 감독: 레온 프르도프스키

- 주연: 데이비드 헤이먼, 우도 키에르

 

- 나의 별점: ★★★ (볼만한 영화)

 

 

2차 세계대전 당시 가족과 자신에게 상처를 준 히틀러로 인한 두 남자의 상처와 교감 그리고 우정을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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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 결말을 알고 나면 재미가 없어지는데, 하긴 위의 영화내용을 보아도 알게되긴 하겠지만.>

 

나의 이웃에 히틀러가 산다고?

히틀러는 1945년 당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마도 동명 이인이겠지.'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 인데,코미디라고?'

 

우리나라에서 개봉당시 원제목 처럼 ''나의 이웃 아돌프'라고 했다면

제목 만으로는 '아돌프 히틀러'를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마도 '나의 이웃 히틀러'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로 인식하는 재목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물론 2차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유발한 '아돌프 히틀러'가 맞다.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건,

이스라엘 본국에 살건

홀로코스트를 상기하는 영화를 끊임없이 만든다.

아픈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우리가 일제 침략기에 관한 영화를 늘 만들듯이.

독일 또한 사죄를 했고, 이 아픈 역사를 잊지 않으려 반성하는 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은 전혀 반성하지 않으며,

이를 부인하기까지 한다.

우리도 언제나 이 아픈 역사에 대한 사죄를 받을 수 있을까?

 

영화는  

유대인 폴스카의 팔뚝에 새겨진 죄수번호와 샤워장면, 끊임없이 손을 씻어대는 장면

그리고 가족사진, 검은 장미 , 나오지 않는 오줌 등을 통해

그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아픈 역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가볍고 코믹한 장면들로 소화를 해내는 감독의 연출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폴스카의 시선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증거가 나올 때마다 관객 또한 같은 의심을 갖게 한다.

배경으로 울리는 음악이 격한 심장 박동에 맞추어 긴장감을 놓치 않도록 하니

영화에 있어 음악의 중요성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사랑하던 애견 '울피'가 죽었을 때 오열하는 헤르조그를 보고

히틀러라고 확신하는 폴스카의 입장에서 보면

' 그많은 사람을 죽여 놓고, 우리 가족, 나의 삶을 파괴한 인간이 한낱 개의 죽음에 슬퍼한단 말이야? 이런 가증스런 인간" 이라고 더욱 증오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우정을 가진 좋은 이웃으로서의 풀스카는

"개의 죽음에도 슬퍼하는 사람이라니, 그 많은 유대인을 학살할 인물로는 여겨지지 않는군'

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린 하나의 사건과 사람의 행동을 보고도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만든 사고틀 안에서 바라보게 된다.

사람이 가진 트라우마와 집착이 만들어내는 비극 또한 벗어날 수 없는 것임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파진다. 

 

'아르헨티나에서 히틀러가 붙잡혔다'는 루머(?) 신문기사(?)에서 착안된

이 영화의 내용은

독일인 이웃 헤르조그 또한 나치정권의 같은 희생자임을 보여줌으로써

전쟁은 모두가 피해자임을 말한다.

 

우린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하지만

그 트라우마로 인해

긍정적인 면까지 부정하고, 용서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아픔을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대방이 잘못을 알지 못하니,

이 억울함을, 이 한을 우린 언제쯤 씻을 수 있을까?

늘 재자리에 머물러 있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우리의 아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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