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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긴긴밤((동화)

by 비아(非我) 2025. 7. 2.

- 지은이: 루리

- 제 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 문학동네 출판

- 2021년판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 안락한 코끼리 고아원을 나와 험난한 세상으로 발을 내디딘다. 자유와 행복을 맛보고 다시 동물원에 갇힌다. 그곳에서 어린 펭귄과 조우한다. 펭귄과 코뿔소는 동물원을 나와 반드시 가야 할 곳 '바다'로 향한다.

코뿔소는 코끼리들의 보살핌과 관심 덕분에 세상으로 향할 용기가 생겼다. 알을 깨고 나왔을 때부터 주변에 펭귄은커녕 커다란 코뿔소밖에 없던 아기 펭귄은 코뿔소가 전해주는 이야기와 온기가 아니었다면 바다로 향해야 한다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동떨어져 지내는 와중이다. 하물며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끼리도 치고받고 싸운다. 그 틈에서 피어나는 건 온기가 아니라 한기다. 코뿔소와 펭귄의 우정은 뻔하지만, 연대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어떤 일들은 "기대서 걸으면 큰 문제가 아니"다.

- 어린이 MD 임이지 (2021.02.09

--------------------------(편집장의 선택 중에서)----------------------------

 

아주 아주, 정말 아름다운 동화.

어른들이 보아도 더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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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 무리를 따르던 할머니 코끼리는 이렇게 말했다.

 " 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쪽이 잘린 채 이곳으로 오는 애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p.12)

 

- 훌륭한 코끼리는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p.18)

 

-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p.99)

 

-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노든에데 말해따.

 " 노든 복수하지 말아요, 그냥 나랑 같이 살아요"

 내 말에 노든은 소리 없이 울었다. 노든이 울어서 나도 눈물이 났다. 우리는 상처투성이었고, 지쳤고,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세상에 마지막 남은 하나가 되었지만 복수를 할 수 없는 희바위코뿔소와 불운한 검은 점이 박힌 알에서 목숨을 빚지고 태어난 어린 펭귄이었지만, 우리는 긴긴밤을 넘어, 그렇게 살아남았다.(p.104)

 

- 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이 마부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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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중에서>

 

- <긴긴밤> 속 주인공들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내 삶은 내 것이지만, 또 나만의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가 다리가 불편한 코끼리의 기댈 곳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아내가 도와준 것처럼, 윔보가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치쿠를 위해 항상 치쿠의 오른쪽에 서 있었던 것처럼, 앙가부가 노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 준 것처럼, 이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는 이어지고 이어져 불운한 검은 반점을 가진 채 버려진 작은 알에 도착한다.

 

- 이 작품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고통과 두려움, 환희를 단순하지만 깊이 있게 보여 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평안한 삶을 박차고 나와 긴긴밤 속으로 들어간 노든, 세상의 전부였던 노든을 떠나 깊고 검푸른 자신의 바다로 들어가는 펭귄의 모습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향해 있던 모든 이의 긴긴밤을 , 그 눈물과 고통과 연대와 사랑을, 이제 어린 펭귄은 자기 몫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바닷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홀로 긴긴밤을 견뎌 낼 것이며,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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