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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센수스 코무니스(sensus communis)

by 비아(非我) 2026. 6. 27.

 

- '미디엄 핫'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만났다.

" 무질서, 기후변화, 불안정성이 만영하고, 무엇보다 한나 아렌트가 "세계 감각"이라 부른 것이 산산조각 난 21세기 초의 기술혁명기를 되짚어 재구성하고 싶어 할 사람이 언젠가는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렌트에 의하면 세계 감각은 공유된 센수스 코무니스(sensus communis '공통감각'쯤으로  번역된다.)로부터 비롯된다. (...) 아렌트의 세계 감각은 이미 웹 2.0 시대의 인포데믹(군중심리와 자기 브렌드화가 뒤섞인 가까 뉴스의 멀티버스)에 잠식됬다. 게다가 서로 철저히 분리된 새로운 다득적 정치 권역과 중첩되는 인터넷 구역의 등장도 세걔 감각을 갉아 먹었다.(p.17)"

 

참으로 다변하는 세계 속에서 가장 따라 잡기 어려운 것이 용어인데,

특히 컴퓨터, AI, 학술 신조어, 젊은이들 사이의 신조어 등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한나 아렌트의 '센수스 코무니스'에 관해 좀 더 깊이 알고 있어야 이 구절이 이해될 것 같아서 찾아보았다.

또한 '센수스 코무니스'라는 용어는 한병철의 저서 중에도 언급되는 용어라서.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1. 한나 아렌트의 '센수스 코무니스'

 - 언급된 저서 :  정신의 삶, 과거와 미래 사이

-->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공동의 감각

--> 임마누엘 칸트의 <판단력 비판>에서 가져와 정치철학으로 발전시킴

--> 의미 :

(1)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상상하며 판단하는 능력. 내가 옳다고 믿는 것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볼까?”를 끊임없이 고려하는 능력

(2) 공통 세계(common world)를 가능하게 하는 힘. 다른 사람은 모두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갖고 있지만, 서로의 관점을 오가며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유지할 수 있다.

(3) 정치의 토대. 정치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통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다. 센수스 코무니스가 없으면 대화와 설득이 어려워지고, 사회는 분열되기 쉽다.

--> 아렌트는 특히 확장적 사고방식(enlarged mentality)을 중요하게 말한다. 이는 자신의 입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상상하며 판단하는 태도이다. 이것이 바로 센수스 코무니스의 핵심이다.

 

 

2.  한병철의 '센수스 코무니스'

  - 언급된 저서 : 『정보의 지배, 사유하는 삶

--> 한나 아렌트와 임마누엘 칸트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오늘날의 디지털 사회와 연결 해 독자적으로 해석함.

-->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는 공통의 감각.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같은 현실을 바라보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이 바로 센수스 코무니스이다.

--> 현대사회에 점점 사라져 가는 능력

(이유) 개인화가 심해져 사람들이 공동체보다 자기 경험과 취향에 갇히기 쉽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과 알고리즘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연결해주어, 서로 다른 관점을 접할 기회를 줄인다. 그 결과 공유하는 현실보다 각자의 현실이 강해지고, 사회는 점점 파편화된다.

--> 한병철은 센수스 코무니스를 공동체를 지탱하는 감각, 타인과 세계를 함께 경험하는 능력, 공동의 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 이해함.

 

센수스 코무니스가 사라진 사회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니라, 각자가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사회다.”

-> 함께 현실을 느끼고 이야기 하며 공통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능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그의 철학적 진단이 담긴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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