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 한병철 지음
- 전대호 옮김
- 감영사 출판
- 2023년판

현상과 언어에 대한 세밀한 관찰로 그려낸 정보사회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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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피로사회>로 잘 알려진 저자의 책은
늘 그렇듯이 얇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워낙 어투가 강하고 집약적이어서 그렇다.
그러나, 아주 냉철하다.
이런 구절은 아주 재미있다.
' 소셜미디어는 교화와 같다. 좋아요는 아멘이다. 공유는 성찬식이다. 소비는 구원이다."(p.19)
내 손에 들린 핸드폰과 노트북으로
나는 늘 구글에 정보를 팔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 까지 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한번 검색하면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성향의 유투브들이 끊임없이 제공된다.
(저자는 이 정보 우주를 '필터 버블'이라 부른다)
요즘 사람들은 유튜브로 모든 정보를 읽는다.
정치도, 책도, 요리도, 모두 유부브로 한다.
이제는 AI와 대화하고, 모든 것은 AI에 의지해 생활한다.
카페나 식당에 앉아서도 앞사람과 대화하지 않는다. 모두 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전철 안에서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정보 안에 갇혀,
스스로를 디지털 감옥안에 밀어넣는 현 사회를 비판한다.
'정보체제이 지배는 일상과 온전히 융합함으로써 자신을 은폐한다.(p.17)'
자본주의는 자본이 지배한다.
정보사회는 정보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귾임없이 자유, 창조성, 진정성을 맹세하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우린 진정 자유로울까?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 디지털 동굴안에 갇혀'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 데이터주의는 이데올로기 없는 전체주의다.(p.21)'
초반부터 계속 밑줄을 긋는다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다시 핸폰을 손에 든다. 음. 어쩔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을까?
토론이 필요하다.
소통이. 그리고 '진실을 말할 용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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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1. 정보 체제
- 정보가, 그리고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통한 정보의 가공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과정들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지배 형태를 일컬어 정보체제라고 한다.
- 데이터주의는 이데올로기 없는 전제주의다.(p.21)
- 권력 획득을 위해 결정적인 것은 이제 정보 소유다. (...) 주권자는 망내부의 정보들에 대한 처분권을 지닌 자다.(p.24)
2. 인포크라시
- 뜻: 정보체제 안에서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배 형태
-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담론적 공론장을 위협하는 것은 군중 미디어의 오락성 혹은 인포테인먼트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정보의 바이러스적 확산과 증식, 곧 인포데믹이다. 더구나 디지털 미디어에는 공론장을 파편화하는 원심력이 내재한다.”(p.34)
-정보는 시간적 안정성이 없다. 왜냐하면 정보는 “놀라운 일이 주는 흥분”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적 불안정성 때문에 정보는 지각을 파편화한다. 정보는 실재를 “영원한 현재성의 현기증” 속으로 처넣는다.(p.35)
-트위터는 미디어크라시적 무대가 아니라 인포크라시적 격투장이다.(p.40)
-정보 전쟁으로서의 선거전에서는 이른바 밈meme이 핵심역할을 한다. 밈은 도발적인 짧은 문구를 포함한 만화나 합성 사진 혹은 짧은 동영사인데, 소셜미디어에서 바리러스처럼 확산된다.(p.43)
-밈은 인터넷상에서 극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번식하고 변이하는 미디어 바이러스다.(p.43)
-정보는 고유한 논리 고유한 시간성, 진실과 거짓 너머의 고유한 품위를 지녔다. 가까뉴스도 일단은 정보다. 검증 과정을 가까뉴스가 영향력을 완전히 발휘한 다음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정보는 질주하며 진실을 지나치고, 진실은 정보를 따라잡지 못한다. 따라서 진실을 가지고 인포데믹을 물리치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인포데믹은 진실에 대한 저항력을 잦췄다.(p.44)
3. 소통행위의 종말
-사회의 원자와와 나르시시스화가 심해짐에 따라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또한 공감을 상실한다. 오늘날 모든 각자는 자아를 숭배한다. 누구나 자기를 공연하고 생산한다. 알고리즘을 통한 망의 개인화가 아니라 타인의 사라짐이, 경청 능력의 부재가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의 원인이다.(p.54)
- 소통적 합리성은 비판가능성과 정당화 늘력을 전제한다. “발언이 오류 가능한 앎을 구현하고, 따라서 객관세계와 관련을 맺고, 객관적으로 판정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런 한에서 발언은 합리성의 전제조건을 충족한다.” (p.58)
- 담론은 그 발언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소속감을 얻는다.(...) 이제 각각의 종족 구역 바깥에는 단지 적들만, 무찔러야 할 타인들만 존재한다. (...) 현재의 종족주의는 사회를 갈라놓고 양극화한다. 그 종족주의는 정체성을 방패로, 혹은 어떤 다름도 배척하는 요새로 만든다. 점점 더 심해지는 사회의 종족화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그 종족화는 종족주의적 견해와 정체성이 군림하는 독재로 귀결된다. 그 독재에는 어떤 소통적 합리성도 없다.(pp.58-59)
- 오늘날 소통은 타자의 차원이 점점 더 없어진다는 점에서 담론성이 점점 더 줄어든다. 사회는 서로 화해할 수 없는, 타자성 없는 정체서들로 파열한다. 담론 대신 정체성 전쟁이 벌어진다. 그리하여 사회는 공통의 것을 특히 공통감각을 상실한다. 우리는 서로의 말을 더는 경청하지 않는다. 경청은 사람들을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로 용접하고 담론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정치적 활동이다. 경청은 하나의 우리를 확립한다. 민주주의는 경청자 공동체다. 공동체 없는 소통으로서의 디지털 소통은 경청의 정치를 파괴한다. 그러면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의 말만 듣게 된다. 그것은 소통행의의 종말일 터이다.(p.59)
4. 디지털 합리성
- 데이터적 우주에서는 민주주의가 데이터 주도의 인포크라시에 밀려난다. 인토크라시는 정보 교환의 최적화애 열중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이 담론적 공론장을 대체한다. 이 대체는 민주주의의 종말을 의미할 터이다.(p.74)
모래에 그린 그림을 파도로 휩쓸어 없애는 저 바다는 지금은 끝없는 데이터의 바다다. 그 바닷속에서 인간은 용해되어 가련한 데이터 찌꺼기로 가라앉는 중이다.(p.75)
5. 진실의 위기
-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동굴 안에 갇혔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자유롭다고 착각한다. 우리는 디지털 화면에 사슬로 매여 있다. 플라톤의 동굴에 갇힌 수인들은 시화적-서사적 그림들에 도취한다. 반면에 디지털 동굴은 우리를 정보 안에 가둬놓는다. 진실의 빛은 완전히 꺼졌다. 정보 동굴의 바깥은 아예 없다. 강렬한 정보 도취가 존재의 윤곽을 흐릿하게 만든다. 진실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p.100)
=진실의 시대는 필시 지나갔다. 정보체제가 진실을 몰아낸다.(p.100)
- 총체적 거짓말을 기반으로 삼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참되게 말하기는 혁명 활동이다. 파레시아 실행자의 핵심 특징을 진실을 향할 용기다. 반면에 탈사실적 정보사회에서 진실의 열정을 아무 소용이 없다. 진실의 열정은 정보 소음 속에서 사그라든다. 진실은 파열하여 정보 먼지가 되고, 그 먼지는 디지털 바람에 흩어진다. 진실은 지난 날의 짧은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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