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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바움가트너

by 비아(非我) 2026. 8. 18.

- 폴 오스터 장편소설

- 정영복 옮김

- 열린책들 출판

- 2025년판 (2023년작)

 

 

바움가트너10년 전 아내를 잃고 환지통을 겪듯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를 통해 애도와 그리움, 기억과 현재, 시간의 흐름과 삶의 의미를 내밀한 시선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 그의 성씨와 같이, 기억의 정원 속 나뭇가지처럼 얽혀 있는 삶의 단편들을 찾아가는 이 작품은 폴 오스터가 평생 동안 다뤄 왔던 주제인 글쓰기와 허구가 만들어내는 진실과 힘, 그리고 우연의 미학에 대한 사유를 간결하고 섬세하게 집약하고 있다. 생의 끝에 서서 찬찬히 들여다본, 삶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애틋한 서사가 깊은 여운을 안겨 주는 폴 어스터의 생애 마지막 작품

 

---------------------(출판사 책소개에서)----------------

 

작고 가벼운 이책은 아주 재미있다.

한국에서도 꽤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고, < 달의 궁전> 같은 책은 아주 많이 읽혔다.

 

 작가 특유의 문체와 쉽고 간결한 이야기 구성은 책의 재미을 더한다.

이 책은 75세(?)의 작가가 '72세의 바움가트너'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인데, 그래서 노인 특유의 사유와 회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도록 생생하다.

 

대학교수이고 죽은 아내는 시인이자 번역가 였기 때문에

소설은 소설 속의 소설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움가트너의 회상들도 소설속의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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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는 죽은 자식을 애도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죽은 부모를 애도하는 자식, 죽은 남편을 애도하느 여자, 죽은 아내를 애도하는 남자를 떠올리며, 이들의 고통이 신체 절단의 후유증과 얼마나 닮았는지 생각해 본다. 사라진 다리나 팔은 한때 살아 있는 몸에 붙어 있었고, 사라진 사람은 한때 다른 살아 있는 사랑메게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절단된 일부, 자신의 환상에 속하는 부분이 여전히 깊고 지독한 통증의 원천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치료가 가끔 이 증상을 완화해 줄 수는 있지만 궁극적 치료법은 없다.(pp.68-69)

 

젊었을 때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는 말, 이런저런 배우나 작가 이름들을 잊거나 상무 장관 이름이 머릿속에서 지워진 적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난다는 말이며, 그런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바람에 이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한 채 현재 속에서 자신을 더는 따라잡지 못하게 되면 결국 사라진 셈이 된다는 말, 아직 살아 있으나 사라진 셈이 된다는 말이다.(p.134)

 

-(이류에 불과한 동생은) 현실의 삶이라는 도랑에 빠지는 바람에 구름 위로 머리를 내밀고 으쓱거리면서 빌어먹을 지식인입네 젠체해 보지 못했다.(p.140)

 

왜 다른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살펴본다든가,(p.141)

 

옳은 선택이냐 그른 선택이냐는 없고, 둘 다 결국에는 그른 것이 되어 버릴 옳은 선택만 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p.155)

 

어떤 사건이 진실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실제로 진실이어야 할 까, 아니면 설사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어떤 사건의 진실성에 대한 믿음이 그것을 진실로 만드는 것일까?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느냐 아니냐를 알아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될까?(p.184)

그래서 나는 다시 출발점으로, 답이 없는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이라고 여겨지는 게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 확실치 않을 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시인이 나에게 한 이야기를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정보의 부재 속에서, 나는 시인을 믿는 쪽을 선택한다. 그곳에 이리가 있었건 없었거, 나는 이리를 믿는 쪽을 선택한다.(p.199)

 

매일 낮과 매일 밤 집필 중인 책과 함께 살다 보면 그 책과 너무 가까워져 그것을 끝냈을 때에는 자신이 한 일을 판단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때가 되면 자신이 쓴 말들이 너무 익숙해지는 바람에 페이지 위에서 죽어 버린 꼴이 되어 이제 그것을 볼 때마다 혐오감에 몸이 떨리고 분노 또는 절망이 발작하면 원고를 없애 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P.202)

 

21세기 신세계의 누더기가 되고 허물어져 가는 내륙 지역 .(p.211)

(작가가 소설 속에서 미국에 대한 묘사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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