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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장송1,2-히라노 게이치로

by 비아(非我) 2012. 8. 30.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편소설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출

 

"대작이란 아마도 작가를 한없이 안으로 향하게 하면서 동시에 바깥을 향해 열릴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고 있는 작품일 것입니다"

-히라노 게이치로,  (장송)에 대하여 중에서

 

히라도 게이치로의 문체와 표현럭은 정말 대단하여 감탄이 절로 나온다.

번역가의 이름을 적은 이유는 번역을 너무 잘하여 누군가 살펴본 유일한 책이기 때문이다.

소설작가도 대단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로 번역을 해준 양윤옥이라는 사람도 대단하다.^^

 

장송은 1,2권으로 되어 있지만

전체 총5500매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장편소설이다.

책 한권의 두께가 만만하지 않아 도저히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글의 내용 또한 너무도 표현이 섬세하여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다보면

다음장으로 쉽게 넘어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섬세하고 치밀한 표현력에 감탄하고,

그의 글에 공감을 하면서 읽는 재미는 어느 소설 못지 않으며

주변의 소음도 잊을 만큼 큰 재미를 준다.

 

장송은 쇼팽과 화가인 외젠 들라쿠르아가 프랑스 혁명 전후의 사건을 겪으면 벌어지는 이야기로

쇼팽이 결핵으로 39세의 짧은 생을 마무리할 때까지 이다.

 쇼팽보다는 들라크루아의 시선과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서

들라크루아를 주인공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작가는 들라크루아를 통해 예술론을 펼치고, 고전주의적 소설 문학이 붕괴해가는 현실에 다시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그 한마디 한마디에 어떻게 생각과 느낌을 변화시켜가는지에 대한 세밀한 심리묘사 부분이나.

쇼팽의 피아노 연주에 대한 극적인 묘사

풍경에 대한,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사고의 흐름

그림에 대한 방대한 설명,과 그 생경한 느낌의 표현.

이러한 묘사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눈앞에서 그 풍경과 장면이 펼쳐지고,

연주가 들리고, 사람사이의 갈등의 숨막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

작가의 표현력에 소름이 끼치고 만다.

 

난 이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읽고 난 후에 다시 사서

정말 맘에 드는 표현부분을 줄을 쳐가며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읽는 기간동안 쇼팽의 음악을 틀어 놓고

이 음악을 들으면 어떻게 손에 잡히듯 그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연속 감탄을 하며,,

음악과 회화의 천재성에 대해 논하는 작가 또한 글에 있어선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 천재들이 느끼는 고독과 창작에의 고뇌를 이 작가도 느끼고 있껬구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을 읽는 것도 취미에 불과한 내가

그 처너재들의 고뇌를 어떻게 알겠는가?

나도 나이들어가면서 무언가 그렇게 몰입할 수 있고

죽음 앞에서 까지 안타까워 할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밀려온다.

 

이미 백몇년전에 죽어버린 천재들의 삶에

푹빠져 현실의 나까지 그 세계에 있는 듯한

그래서 나도 현재의 창작자들의 고민을 마치 함께 해야 할 것 같은 강요를 주는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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