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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책을 친구삼아

왕국

by 비아(非我) 2018. 7. 5.

왕국

- 임마누엘 카레르 장편소설

- 임오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판




- 내가 이책의 사진을 3장이나 올린 이유는 이 책이 693 page(옮긴이의 말을 빼고도)나 된 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책을 쉽게 술술 읽혀지지 않아서, 처음부터 중간까지 읽는데 굉장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나만 그럴수도... ㅠ ㅠ)

 아무튼 중간쯤이 지나고. 이 작가의 서술방식에 익숙해져서야 나머지 반이 술술 ,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이다.

 그래서 끝이 다가오면 왜 이렇게 중간까지는 재미없게 인내심이 필요했지?..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워 하게 된다.

- 이 책은 카레르의 글들이 그렇듯이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 마치 사실을 탐색하는 역사서 처럼 보여진다.

  초기 기독교가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어떤 모습을 띄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오늘날 까지도 전 세계의 가장 영향력있는 종교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기독교가 추구하는 왕국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 등의 무거운 주제를 작가 나름의 시각에서, 작가 나름의 신앙고백에서 풀어가고 있다.

 방대한 양의 역사적 사료와 성경의 해석을 파고 들기 때문에 그의 관점이 마치 소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처럼 여겨져 혼란 스럽기 까지 하다.

   더더구나, 철학적 기반, 그리고 영화, 사회현상 등의 예들이 위트있게 사용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지식적 기반이 없으면 그의 위트와 유머에 모두 웃는데 혼자만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고, 웃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 난 이 소설을 통해, 성경을 집필한 루카 뿐 아니라, 바오로, 요한, 마르코 등의 인간적인,- 그것도 아주 인간적인- 모습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초대 교회의 모습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었다. 우리가 그리고 있는 평등한 사회, 사랑만 가득한 왕국의 모습은 과연 예수의 그것과 같은 것일까?...라는 물음과 함께, 누구는 우월하고, 누구는 가난하고, 누구는 낮은 자고, 그래서 그들에게 사랑을 배물어야 한다는 그 생각 자체가 왕국에 속하지 않은 사고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으며...

- 카레르의 책을 읽고나면,  대단히 지적이고, 많은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작가에게 반하여 또 다른 그의 책을 집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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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신앙을 잃는 다는 것이 이런 걸일까? 신앙을 간직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조차 나지 않는 것이? 이렇게 매일 매일 마음이 시들해지는 것을 이겨 내야 할 시련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 환상의 끝으로 여기는 것이?

신비주의자들은 말한다. 지금이 바로 기도할 때라고. 우리가 본 빛을 기억해야 할 때는 바로 한밤중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신비주의자들의 충고들도 일종의 세뇌 작업으로 보이고, 이 충고들을 따르는 것을 포기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게 진정한 용기처럼 느껴진다. (pp.154-155)

 

진실은 항상 반대편에 한쪽 발을 딛고 있다.

 

메디타티오 : 자신이 행하는 것과 자신의 상태와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상념을 항상 의식하고 있는 것은 스토아 학파가 메디타티오 라고 부르는 것이다. 에르베는그의 책에서 이것을 <자신에 대한 끈기 있고도 꼼꼼한 염탐질>이라고 묘사했다. (p.517)

 

인도의 한 현인이 삼사라와 니르바나에 대해 말한다. 삼사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변화와 욕망과 고통의 세계이다. 니르바나는 깨달은 자가 들어가는 행방과 지복의 세상이다. 하지만 현자는 이렇게 말한다. <삼사라와 니르바를 구별하는 사람은 삼사라에 있다. 이 둘을 더 이상 구별하지 않는 사람은 니르바나에 있다.>

나는 왕국도 이돠 같다고 생각한다. (p. 658)

 

-------이 책을 항상 밤에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읽어서 메모를 할 수 없다가. 잠깐 낮에 컴퓨터 앞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만 잠깐 한 메모....그래서 정작 밑줄 긋고 싶은 곳에는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지 못하고, 위의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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