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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도쿄우에노스테이션

by 비아(非我) 2021. 11. 12.

- 유미리 장편소설

- 강방화 옮김

- 2021년판

 

 

<책소개>

 

“나는 갈 곳도, 있을 곳도 없는 사람을 위해 글을 쓴다.”
_유미리

2020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번역문학 부문 수상작으로 재일한국인 작가 유미리의 장편소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이 선정되었을 때, 일본의 언론이 앞다투어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곧 열린 기념 기자회견에서 유미리는 자신은 “일본인이 아니”기에 이를 일본 문학의 쾌거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축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1997년 소설 〈가족 시네마〉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후, 재일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일본 우익들의 살해 협박과 출판 금지 등을 겪으며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확립한 그녀였다. 2020도쿄 올림픽 준비 기간인 2014년 발표한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은 한 노숙자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일본 사회의 부끄러운 면을 정면으로 고발한 소설이다. 출간된 이후 일본 국내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해야 했지만 영어로 번역되어 제71회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다시 주목받는다. 2021년 현재 일본에서만 판매 누계 43만 부를 돌파하며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0년 전미 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작
★일본 누계 43만 부 이상 판매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교보문고 책소개에서)---------------------------------------------------
 
 
서로의 민낯을 들어다보는 것은 민망하고 불편한 일이다.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면
이 책은 일본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서울역을 비롯한 곳곳에 많은 노숙자들이 있는 만큼
꼭 일본 만의 문제라곤 할 수 없다.
그런점에서 이 책이 드러내는 사회의 부끄러운 장면이 남의 일같지 않아 더욱 불편한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노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왜 그들이 노숙자가 되었나를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 산업구조, 경제, 자연재난에 대한 정부의 대처, 상실, 등 많은 부분들이
얽혀 있어 단지 노숙자문제가, 노숙자문제만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쓰나미에 휩쓸린 사람들의 장면을 읽을 때는
'세월호 사건''이 함께 느껴져서 눈물이 핑돌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들도 그랬겠구나, 그 부모들도 이렇게 아팠겠구나...'
 
이 소설은 심리적 표현이 너무도 세세하고,

 

상황의 대비가 너무도 세밀하며
아픔의 묘사가 너무도 담담하여
너무도 슬프다.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아픈 것이 내가 아니라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나는 그런 고통 속에 있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하고,
그 무엇도 할 수 없음에 무기력을 느껴 더욱 아프다.
 
 
나와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이 당연한 사필귀정이라고 ,
그렇게 치부해버리지 않는 사람임에 그저 안도하면서....
 

 

<책속으로>

 
- 구덩이였다면 기어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절벽에서 발이 미끄러지면 두 번 다시 인생이라는 땅에 발을 디딜 수 없다. 추락을 멈출 수 있는 건 죽음뿐이다. 그래도 죽을 때까지는 살아 있어야 하니 근근이 용돈 벌이를 할 수밖에 없다.(p.92)
 
- 버릴 수 없는 지나간 추억은 모두 상자에 담아 잠갔다. 상자에 봉인을 한 건 시간이었다, 시간으로 봉인된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 열자마가 과거로 굴러떨어지고 말 테니까.(p.112)
 
- 늘 여기 없는 사람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인생이었다. 곁에 없는 사람을 생각하다.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을 생각한다. 그것이 비록 내 가족이라 하더라도 여기 없는 사람을 여기 있는 사람에게 말하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 없는 사람에 대한 추억의 무게를 말을 함으로써 줄이기 싫었다. 내 비밀을 배신하기 싫었다.(p.114)
 
-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슬픔과 분노의 닻이 가슴 깊은 곳에 내려 더는 울 수 없었다.(p.133)
 
- 달력에는 어제와 오늘과 내일 사이에 선이 그어져 있으나 인생이는 관거와 현재와 미래 사이에 구분이 없다. 누구나 혼자 다 떠안지 못할 만큼 방대한 시간을 안고, 살다가, 죽는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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