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 책· 영화. 그리고 채움과 비움.
책을 친구삼아

한낮의 어둠

by 비아(非我) 2022. 9. 8.

- 아서 쾨슬러 장편소설

- 문광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21년판

 

 

<책소개>

 

후마니타스의 사회과학이 있는 문학 그 첫 번째 책 아서 쾨슬러 소설 『한낮의 어둠』. 공산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거론되며 30여 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된 작품으로 혁명의 과정에서 목숨을 걸고 동지를 지키고 헌신했던 이들이 혁명 이후 왜 서로를 의심하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게 되었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

 

<책속으로>

 

- "언젠가 한 수학자가 말하길, 대수학은 게으른 사람을 위한 학문이라고 하더군. X를 풀지 않고서도 마치 아는 듯 조작하기 때문이라네. 우리의 경우, x는 익명의 대중, 즉 인민을 상징하지. 정치란 X의 실제적 본질을 생각하지 않은 채 X로 작업 하는 것을 의미하네. 그러나 역사를 만든다는 것은, 방정식에서 X가 가지하는 의미로서의 X를 인식한다는 것이지"(p.120)

 

- 크레켓처럼 규칙에 따라 행해지는 혁명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역사가 휴식하는 동안 정치는 상대적으로 정당할 수 있다. 그러나 위태로운 전환기에는 오래된 법칙(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법칙) 외에는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 (p.138)

 

-'그것에 대해 너는 대가를 치러야 하고, 그것에 대해 너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립 반 윙클)가 꾼꾸는 동안 네가 행동한 것에 대해' (p.171)

 

- 역사의 얼굴을 바꾼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에 머물며 준비하는 일 외에 다른 의무란 없었다.(p.174-175)

 

- "(...) 양심이란 살찐 사람의 두 겹의 턱처럼 혁명에는 적당하지 않지. 양심은 마치 암처럼 뇌를 그 회백질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먹어 치우네. 사탄은 매 맞고 물러가지. 그러나 사탄이 이를 갈며 격노하리라고는 생각지 말게. 사탄은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지. 그는 깡마르고 금욕적이야. 많은 사람이 마음이 약해져 과장된 변명을 하며 자기 대열에서 기어 나오는 걸 그는 보아 왔거든......" (p.205)

 

 

- "(...) 지금 세대는 피를 흘려 창백해졌고, 이젠, 탄식하는, 마비되고 무감각해진 희생적인 몸뚱이 외에는 아무것도 안 남았어...... 그것들이 우리 철저함의 결과라네.(p.217)

(유럽 공산주의 체제의 혁명을 통한 국가 현실에 대한 묘사)

 

아주 작은 소리마저 사라져 버렸다. 시간은 멈춰 녹아들더니 형체 없는 어둠이 되었다.(p.244)

 

인민들이 지배하거나 지킬 수 있는 개인적 자유의 양은 이들의 정치적 성숙도에 달려 있다. 앞에서 언급한 진자 운동은, 대중의 정치적 성숙도가 한 개인의 성장처럼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더 복잡한 법칙에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의 성숙도는 그들 자신의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상품의 생산과 분배의 과정에 대한 일정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인민들이 스스로를 민주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은 전 사회 조직체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비례한다. (pp.228-229)

 

결국, 사람은 자신의 믿음이라는 이름으로만 십자가에 못 박힐 수 있으니까.”(p.288)

 

사라져 버린 세계를 잊지 않음으로써 과거에 남겨진 희미한 빛깔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p.304)

 

그들은 탯줄도 없이, 경쾌함도 없이, 우울도 없이 태어났다.(p.305)

 

당은 너희 모두에게 영리해지라고 가르쳤지, 그러나 너무 영리해지면 품위를 잃어버린단다. 어깨를 으쓱거리는 건 아무 소용도 없지.“(p.330)

 

너희는 공화국을 피로 질식시키려고 한다. 자유의 발걸음은 얼마나 오래 묘비가 되어야 하는가? 폭정이 일어났다. 그건 자유릐 베일을 찢고 자유의 머리를 높이 세운 채 죽은 우리 몸을 밟으며 넘고 있다.(p.335)

 

-그들 역시 자신들의 과거에 너무 깊이 얽혀 있었고, 뒤틀린 윤리와 뒤틀린 논리의 법칙에 따라 그들 스스로 짠 그물 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p.336)

 

그에게 남은 시간은 논리적 사고가 끝나는 바고 그 지점에서 시작되는 영역에 존재하는 저 말 없는 상대의 몫이었다. 당이 사도들에게 일인칭을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친 대로 부끄러운 낯빛으로 그는 말 없는 상대를 문법적 허구라고 이름 붙였다.(pp.336~337)

--‘인간의 두개골에 있는 사적 영역’을 결코 인장하지 않는다. 이것을 작가는 ‘문법적 허구’라고 지칭한다. 문법적 허구란 사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개체적으로 특별한 것이다.(p.358. 옮긴이의 후기 중에서)

 

결국 모든 사상과 모든 감정, 심지어 고통과 기쁨 가체도 의식의 프리즘 속에 분열하는, 그저 같은 빛줄기의 분광인 것처럼 여져졌다.(p.339)

 

죽음 속에서는 형이상학적인 것도 현실적인 것이 되었다.(p.339)

 

-‘모든 관습을 배 밖으로 던져 버렸다. 우리의 유일한 지친 원리는 필연적 논리의 원리다. 우리는 윤리하는 바닥짐 없이 항해하고 있다.’(루바쇼프의 일기 중)

아마도 악의 중심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류가 바닥짐없이 항해하는 것은 부적절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성 하나만으로 만들어진 나침반은 불완전하기에 목표가 안개 속으로 사라려 버리는 뒤틀린 경로로 이끌 것이다.(p.345)

 

1백만 명의 개인이 합쳐져 하나의 새로운 실체를 형성하고, 더 이상 무정형의 집단이 아닌 이 새로운 실체가, 무제한적이나 그 자체로 충족된 공간 속에서, 1백만 배로 확대된 대양적 감정으로 자기 자신의 의식과 개인성을 펼쳐 나갈 것이다.(p.345)

 

' 책을 친구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편한 편의점  (0) 2022.10.11
니클의 소년들  (0) 2022.09.12
백년의 고독1,2  (0) 2022.08.30
시선으로부터  (0) 2022.08.09
무엇이 정의인가?  (0)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