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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다른 세상

조커-폴리 아 되 (2024)

by 비아(非我) 2024. 10. 8.

원제 : Folie à deux

(프랑스어로 '둘의 광기'라는 뜻 / '공유정신병적 장애'라는 정신의학적 용어)

 
- 공유 정신병이란 한 사람의 망상적 신념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어 이 망상적 신념을 다수 간에 공유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정신의학 용어이다.  공유 정신병은 어느 한 사람에게 먼저 증상이 나타난 뒤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듯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등장하는 가가의 할리 퀸을 의미하기도 하고, 군중들에게 빠르게 전파되는 광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개봉: 2024.10.1
- 138분
- 15세관람가
- 감독 : 토드 필립스
- 주연: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내용)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세상이란 무대에서 폭주하기 시작한 ‘조커’와 ‘할리 퀸’을 확인하라! 2년 전, 세상을 뒤흔들며 고담시 아이콘으로 자리한 ‘아서 플렉’은 아캄 수용소에 갇혀 최종 재판을 앞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용소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리 퀸젤’은 ‘아서’의 삶을 다시 뒤바꾸며 그의 마음 속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깨우고 ‘리’ 역시 각성하며 자신을 ‘할리 퀸’이라 지칭하며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무고한 시민을 죽인 죄로 재판에 오르게 된 ‘아서’ 그는 최후의 심판대에서 ‘할리 퀸’과 함께 자신, ‘조커’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네이버 영화소개)---------------------------------------
 
1편의 '조커'를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2편의 '조커' 또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나 역시 1편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 대단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2편의 조커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연기와 연출력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를 하며 극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역시 훌륭했고, 레이디 가가와의 조합도 좋았다.
그야말로 광기어린 연기라고 할 수 있다.
 
2편은 독특하게 '뮤지컬 형식'- 감독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을 취하고 있어 연출의 독특함을 보여주었는데,
이로 인해 영화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갈린다고 보여진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 장면이 영화의 흐름을 깨고,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과
'환상과 광기의 이미지를 노래와 춤, 무대 장면으로 처리하여 영화의 묘미를 살렸다는 평'으로 나눌 수 있다.
나의 경우는,  후자 쪽이 가까운데, 
처음에는 만화 장면, 상상과 광기는 노래와 춤으로 표현되는 것이 영화의 연출면에서 색다른 발상이라고 생각했고,
이로 인해 영화의 비극성이 더욱 고조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에 나오는 노래는 거의 기존의 팝을 인용한 것이라. '지금까지 듣던 이런 사랑의 노래가 이토록 슬플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무대위에서 보여주는 웃음과 춤, 노래는 광대들의 그것이어서
관객들은 웃음으로 무대위의 광대들을 조롱하고,
이를 통해 조커의 웃는 가면 뒤의 슬픔은 더욱 커져만 간다.
늘 농담을 요구하는 간수들은 웃는 얼굴 뒤의 폭력성을 가진 또 다른 조커이다.
인간이 가진 폭력은 어쩜 나약함의 또 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법정 장면의 처리와 뒷 부분으로 갈 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루해지기도 하는데,
처음에 가지고 있던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갔거나,
과감히 생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인간들이 조커의 광기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열광하는 것은
인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폭력성이다.
무서울 정도로 전파되는 '둘의 광기'는 할리 퀸 만이 아니다.
거기에 모인 군중들
영화를 보면서 조커의 광기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까지.
 
외로움과 무시, 천대는 하나의 광기어린 폭력을 낳고,
이를 비난하는 또 다른 폭력은 광기를 부추긴다.
 
조커가 '더 이상의 조커는 없다'고 선언하며,
나약한 인간인 '아서'로 돌아갈 때 , 실망하고 그를 떠나는 것은 '리'만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도 조커의 광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테니.
 
난 영화를 보면서 '조커'가 내내 '조커'일까봐 두려웠다.
그의 광기와 폭력성이 상상속에서만이 아니라, 갑자기 드러날까봐.
 
그가 나약한 인간 '아서' 일 때
따뜻하게 그를 품어줄 사람이 필요한데도
사람들은 그가 '조커'일 때는 열광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아서'일 때는 외면한다.
그래서 조커로서의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노래한다. '자신이 사라져도 자신의 또 다른 아들이 대신할 거라고'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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