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레나 펠라테 지음
- 한길사 출판
-나폴리 4부작 중 1부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릴라를 회상하는 레누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릴라와 레누는 서로의 마음을 간파하는 특별한 사이지만 그들의 우정 안에서도 미묘한 감정은 존재한다. 릴라는 명석함을 타고났지만 가정환경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독학한다. 모범생이고 노력형인 레누는 이런 릴라를 보고 자극을 받아 공부하지만 릴라의 영특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학교에서 인정받은 과제조차도 결국 릴라의 아이디어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단지 공부뿐만이 아니다. 릴라는 커갈수록 아름다워지고 모든 남성의 시선을 독차지한다. 릴라보다 무엇 하나 잘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레누와 외부 환경 때문에 꿈이 좌절되는 릴라. 자신의 환경에 따라 그들의 감정은 요동친다. 그들의 오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경제적 빈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폭력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두 주인공의 우정과 삶이 사회에 의해 변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사소한 역사적 사실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인물들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우리의 일상도 역사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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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지 않던 친구가 나이가 들더니 소설의 재미를 알게된 모양이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더니 너무도 재미있다고 추천해 주어서
나도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역시 소설은 재미있다. 술술 넘어가서 순식간에 읽게 된다.
1부인 만큼, 어렸을 때부터 사춘기 시절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2부에서는 좀 더 친구의 그늘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래서 좀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하는.
우린 어린시절의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아날 수 있을까?
심란한 일이다.
내가 태어나 속하는 집단이나 가족은 선택할 수 없지만 나의 미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은
얼마나 가식적인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구별짓기가 귀족을 만들고, 부유층에 대한 두려움이 천민의식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려운 일이다.
'나의 눈부신 친구'라는 호칭은 주인공이 릴라를 향해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릴라의 입에서 그 말이 튀어나오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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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 살아온 세월이 길지 않을 때에는 혼란스러운 감정의 바탕에 있는 혼란의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 이래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것이다. 어른들은 어제, 그제, 길어봤자 한 주 전의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아가며 내일을 기다린다. 그들은 그 이상의 것에는 관심이 없다. 아이들은 어제의 의미, 엊그제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내일의 의미도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이고 지금이다. 여기가 길이고 우리 집 현관이고, 이 사람이 엄마이고, 아빠이고, 지금은 낮이거나 밤인 것이다.(p.29)
-릴라는 자기 부모님과 과거에 대해 아야기라려고 시도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려 하지 않았다. 파시즘에 대해서도 왕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권력남용이나 폭정, 착취에 대해서도 무지했다. 그들은 분명 돈 아킬레를 증오하고 솔라라 집안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모른 척하고 돈 아킬레 자식의 가게나 솔라라네 가게에서 자신들이 번 돈을 쓰고 때로는 우리를 그곳으로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는 솔라라네 가족이 원하는 것처럼 파시스트나 왕정복고주의자들에게 투표를 한다. 그들은 이전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과거일뿐이니 조용하게 갈아가기 위해서 모든 것을 그냥 덮어두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직도 과거의 일에 영향을 받고 있었고 우리까지 그 영향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일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p.211)
- 천민이 무엇인지 그 순간 깨달았다. 수년 전 선생님이 내게 물었을 때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우리 모두가 천민이었다. 음식과 와인을 둘러싼 다툼, 더 빨리 음식을 제공받고 더 나은 서비스를 해달라고 벌이는 싸움. 웨이터들이 분주히 오가는 더러운 바닥, 시간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저속한 건배사야말로 비천한 것이다. 포도주에 취해 금속공예픔 상인의 음담패설을 진지하게 듣다가 입을 크레 벌리고 웃는 아버지와 그 어깨에 몸을 기재고 있는 어머니도 천민이었다.(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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