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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오블로모프 1,2

by 비아(非我) 2025. 12. 16.

- I.A.곤차로프 장편소설

- 최윤락 옮김

- 문학과지성사 출판

- 2002년판 (1859년 작)

 

 

- 곤자로프는 소설 <오블로모프>를 통해

귀족 계급과 자본가 계급을 대조하면서 농노제에 바탕을 둔 생활 양식을 비난하고 있다.

 

주인공 오블로프는 관대하지만 우유뷰단한 귀족 청년으로 매력적인 여인 올가를 사랑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다. 이처럼 허무감에 빠지고 무기력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사람들을 일컬어 오블로모프시처나(오블로프 기질)’라고 부르게 된 것도 이 작품의 영향이다.

 

그는 소설에서 느긋한 몽상가와 민첩한 실리적 인물의 전형을 대조하면서 옛 러시아 귀족주의 전통과 함께 막 발달하기 시작한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서로 불안하게 공존하는 당시 러시아 사회의 상황을 조명하고 있다.

 

------(책 소개에서)------------

 

올해 내가 가장 많이 입에 달고 산 말은 아마도 "귀찮아!" 이지 싶다.

육체를 짊어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꾸준히 움직이고 운동하지 않으면 금방 굳어버리는 몸뚱이는 모두 귀찮기만 하다.

 

무언가 일을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면 바로 '아, 귀찮아'하는 마음이 앞서고,

머릿 속으로만 가만히 앉아 많은 일을 한다.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일자리를 찾아 일을 하고,

하다못해 반찬을 만들어 밥을 해먹는 일도 '귀찮아!'가 앞선다.

 

머릿속으로 집도 짓고, 정원도 만든다.집을 팔고, 시골로 이사를 하고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 차도 마신다.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서, 이번 달에는 무언가 결판을 내야지! 하고 마음 먹는다.

 

이 모든 것은 이 소설 <오블로모프>에서 말하는 '오블로모프 기질'이다.내가 바로 그 전형적인 인물이지 싶다.

 

이 소설 속의 오블로모프는 늘 침대에 누워 머릿 속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어나 아침을 찾고,방안은 늘 먼지와 쓰레기들로 뒤덮여 있고, 거미줄까지 사방에 널려있다.내일은 농노문제를 해결하고, 농지에도 가보고, 관청에도 가봐야 하는데, 집은 수리한다고 비우라고 하니 이사갈 집도 알아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이 모든 근심과 걱정에 짓눌려 일어나지도 않고, 머릿속으로 처리하고, 또 내일로 미룬다.1부에서는 오블로모프가 소파(침대)에 누워 있고, 2부에서는 올가와 사랑에 빠지고, 3부에서는 이별을 경험하고, 4부에서는 주인집 여자와 결혼을 한다. 소설의 내용은 이게 전부다. 아주 단순한 줄거리와 내용을 두권의 책으로 상세한 묘사와 심리, 그리고 당시 저물어가는 농노제와 귀족사회, 그리고 새롭게 대두되는 자본가 계급의 다시 러시아 사회를 묘사하고 있으니, 이 것이야말로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이다.

 

끊임없는 변명과 말들로 이루어진 소설은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하다.지루하고 따분하지만 어느새 '그럼, 인생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하는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한심하기만한 오블로모프의 삶이 늘 열심히 살아가는 슈톨츠의 삶과의 대조 속에서무엇이 더 나은 삶의 모습일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는 관료들의 삶, 사교계에 빠져있는 귀족들의 삶, 그리고 작가들의 삶들을 비판한다.

 

"세상 다른 일엔 눈도 귀도 멀고, 벙어리가 된 거나 진배없어. 세상에 나가 시간이 가면서 일에 이리저리 치이고, 그런 관리들이 어디 한둘인가······ 그걸 경력이라고들 하고 있으니! 대체 사람한테 뭐가 그리 필요해? 지혜나 의지, 감정 따위들이 왜 필요한 거야? 다 사치야! 자시 명대로 살다 거면 돼지 뭘 그리 아등바등대는지······12시부터 5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에선 집에서대로 8시부터 12시까지 알한다니. 불쌍한 친구야! "(p.44. 1권)

 

"내내 글을 쓰네 하며 생각과 자신의 영혼을 하찮은 일에 소비하고, 신념을 바꾸고, 지혜와 상상력을 팔고, 자기의 처넝을 겁탈하고, 흥분해다가는 팔팔 끓어오르고 다 타버리면서도 평안이란 걸 알지도 못하고, 그저 어디론가 움직이기만 하면서 ······ 쓰고 또 쓰고 마치 바퀴처럼, 마치 기계처럼, 내일도 쓰고 모래도 쓰고, 축제가 오든 여름이 오든 그저 쓰기만 한다. 이거 아냐? 언제나 그만두고 쉴 수 있담? 불쌍한 사람!(p.50 1권)"

 

'삶을 낭비하고 있다고, 무엇이 그리도 못마땅하냐'는 슈발츠의 질문에 오블로모프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삶이라, 삶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거기서 무얼 찾아야 하나? 지성과 가슴의 흥미? 직접 한번 보게, 도대체 이 모든 것이 주위를 돌게 되는 그 중심은 어디에 있는지, 중심이 없어, 아픈 곳을 찌르는 어떤 깊은 것이 없어, 모두 다 죽은 자들이고 잠자는 자들이며, 사교계와 구성원들도 나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어! 그들의 삶에서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이지? 물론 그들은 누워 있는 게 아니라 매일 하릴없이 배회를 하지, 마치 파리처럼 앞뒤로.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야?” (p.282. 1권)

 

그래서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오블로모프의 삶도, 인생의 의미도 생각없이 늘 바쁘게만 사는 슈발츠도, 남의 시중을 받으며 늘 한가롭게 살아가는 귀족들의 삶도, 모두다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는

'아이들을 돌보고, 남편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며,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평온하게 보냈다는 감사함으로' 늙어가는 여자들의 삶도.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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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청년기에 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힘의 싱그러움을 소중히 여겼고 먼 훗날 이 싱그러움이 용기와 즐거움을 낳고, 삶에 직면해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 인생이 어떻든지 간에 부담스러운 속박이나 십자가가 아닌 마땅한 의무로 받아들이고 그런 인생과의 전투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정신력을 달금질시켜주는 강직성을 키워주리라는 사실을 일찍이 터득했다. (pp.277-278) - 슈톨츠에 대한 묘사 중에서

 

- 저 멀리서 새로운 형상이 다시 그에게 미소를 보냈다. 이기주의자 올가, 열정적 사랑에 빠진 아내 어머니-보모, 색깔 없는,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은 시든 인생의 형상이 아닌 어떤 다른, 고상하고 거의 전에 본 적이 없는 그런 것이었다. ······

온전히 행복한 세대의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인생의 어머니-창조자이자 참가자가 그의 꿈에 보였다. (p.288. 2권)

 

- 다음엔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며 일시적인 축복을 맛보고 마음의 안정을 도모하고는 저녁 해가 노을의 불길 속에 조용하고 평온하게 묻히는 광경을 음미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생의 목포가 달성되었고, 삶이란 세상사 가운데 최고로 평화로운 측면을 표현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고 또 의당 그렇게 예정됨이 마땅하다다는 단순한 결론에 도달했다.

삶의 불안한 측면을 표현하고 창조력과 파괴력으로 움직이는 운명을 타고난 이들도 또한 존재한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사명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오블로모프식의 플라톤의 입에서 나온 철학이자 갖가지 의문들과, 의무와 사명에 대한 준엄한 요구 와중에도 그를 안심시킨 철학이었다. (p.310.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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